“에고ego는 오랫동안 조건 지어진 마음의 방식일 뿐이다. 그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 에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에고를 알아차리는 일이다. 알아차림과 에고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아차림은 현재의 순간 속에 숨겨져 있는 힘이다.”
- 에크하르트 툴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중에서 -

뇌의 이성적 작용이 감정을 통제하고 완화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기름을 부을 수도 있습니다. 이성은 자꾸 ‘판단judgement'을 하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르고, 맞고 틀리고, 이익이고 손해이고, 깨끗하고 더럽고, 착하고 나쁘고를 구분하게 되는 순간 감정은 증폭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식당에서 직원을 불렀는데 대답을 안 하고 지나갔다면 잠깐 기분이 언짢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순간 그렇게 한 게 자신을 무시해서 한 행동이라거나 기본이 안 된 직원이라고 판단이 서게 되면 언잖은 감정은 증폭되어 분노가 일어납니다. 때로는 감정조절을 못하고 폭발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때 판단의 기능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부정적 감정이 강할수록 객관적 판단이 아닌 주관적 판단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전체를 보기보다 부분을 보고, 같은 점을 보기보다 차이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강한 판단일수록 상황과 경험은 입체성을 잃게 되고 한 부분이 부각되고 맙니다. 즉, 자신의 견해에 의문을 품거나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여유를 잃어버린 채 자신의 느낌과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판단은 자아의 기능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지키고 수많은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을 해야 했기에 어려서부터 판단하는 것을 장려 받아왔습니다. 자기 기준과 생각을 가지고 비판을 하고 판단을 하는 것이 자연스레 습관이 된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자기 기준과 생각을 자신으로 동일시하고 살아가며 숨쉬는 것처럼 늘 판단을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와 사실을 보려면 우리는 판단의 습성에서 벗어나 비판단적인 주의와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아의 영역에서 벗어나 존재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을 때 가능합니다.

위에서 말한 식당의 경우라면 나는 직원을 불렀지만 직원은 듣지 못했거나 더 비판단적으로 경험했다면 나는 직원을 불렀고 그 사람은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사실 말이 그렇지 비판단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란 참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생각이 또 하나의 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판단하고 있는 자신을 나중에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비록 시간이 지나 알아차리는 것이지만 그 경험이 쌓이게 되면 나중에는 판단이 이루어지는 순간에 알아차리고 비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모든 일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요.
알아차린다는 것은 자신의 느낌과 판단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입니다. 어쩌다 한 번씩은 한 걸음 물러나 판단하지 말고 비판단의 영역에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세요. 세상과 사람들이 좀 더 다르게 보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