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에너지수급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가격체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15∼20%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산업용과 가정용 전기요금이 OECD 평균수준이 되려면 각각 48%, 84%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 대체재인 등유 및 중유와 동일한 열량당 가격을 유지하려면 전기요금 인상폭은 13~62%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김 박사는 원간 가격 비교, 전력요금 국제 비교, 전기 냉난방기기 보급 억제, 모형을 통한 수요 감축효과 등을 고려할 경우 최소 전기요금 인상률이 15~20%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에너지경제연구원등이 수행한 ‘합리적 에너지 가격체계 구축’ 협동연구의 중간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를 24일 삼정호텔 2층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세션1(에너지 가격체계 현황과 개선방향) 세션2(에너지원별 개선방안) 세션3(에너지가격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별 발제자의 발표내용과 토론 내용을 정리했다.
세션1-에너지 가격체계 현황과 개선방향
▲에너지가격 결정의 일반원리(이승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현재 에너지 가격은 크게 왜곡되어 있다. 첫째, 낮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생산비용의 회수를 불가능하게 하고 불필요하게 많이 소비하도록 하고 있고, 둘째, 교차보조로 인해 에너지의 생산 공급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으며, 셋째, 석탄을 면세처리하고 수송용 유류에 대한 세율을 높게 정한 요금왜곡은 경제학 이론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
소비자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과 에너지소비로 인한 환경비용을 모두 부담하도록 설계하고, 사회적 편익이 가장 큰 용도부터 에너지를 배정하도록 설계되어야만 합리적 에너지 가격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력과 가스를 제외한 에너지부문의 가격체계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결정하고, 정부는 외부성을 내부화하기 위한 적정한 부과금을 부과해야 한다. 또 정부가 인가하는 요금인 전기와 가스 요금은 정부 인가요금을 망 사용료에 국한시키고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가격을 인가하는 요금체계를 유지하는 동안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첫째, 전기요금을 원가회수율 수준으로 보장해야 하며 둘째, 용도별 요금을 전압별 요금으로 바꾸어야 하며 셋째,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해야 하며 넷째, 발전용 가스요금을 낮추고 도시가스 요금을 올려야 하며 다섯째, 연료비연동제 실시해야 하고 여섯째, 피크타임요금제 도입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체계 왜곡의 파급효과(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왜곡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경제적 비효율성이 한해 약 9천억 원에 이른다. 2000년대 이후 국제 에너지가격은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은 정부의 규제로 인상률이 매우 낮아 전력소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력 판매단가가 총괄원가 이하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으며 2012년 현재 원가회수율이 88.4%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가격 상승률의 격차에 따라 석유의 비중은 급격하게 하락하고 전력의 비중은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2009년 이후 최대 전력수요가 동계에 발생하는 원인으로 석유나 가스에서 전력으로 대체의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
또한 왜곡된 전기요금은 전력소비 뿐만 아니라 관련된 다른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주게 되어 비합리적 에너지 소비구조를 유도함으로써 경제에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왜곡된 전기요금으로 인한 경제적 비효율성을 계량경제학적 방법론으로 추정한 결과 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에너지소비 구조 왜곡을 해결해야 한다.
▲에너지세제 현황과 개편 방향(김승래 한림대학교 교수)＝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과 조세체계는 물가안정과 산업지원을 위해 낮은 에너지가격 정책 위주로 이뤄져 환경오염에 따른 사회적 피해비용을 시장가격구조에 제대로 전달하고 반영하는 구조가 매우 취약하며, 에너지소비 절감이나 에너지효율성 개선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일반균형(CGE)모형을 이용해 탄소세나 환경세를 도입할 경우의 6가지 시나리오별 비용효과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세제 개편은 에너지원간 외부비용에 충실히 비례하면서 비교적 낮은 세율로 과세하되, 현행 비과세인 석탄 및 전기로 과세대상을 더욱 확대해 에너지세제의 환경세적 기능과 과세형평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사회적·경제적으로 가장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방안은 탄소배출이나 외부불경제에 대해 사회적 비용을 부담시키는 환경세적 기본취지에 적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와 대비하여 경제적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5∼6배 정도 우월하다.
▲에너지가격 규제체계의 개선방향(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도시가스와 전력과 같은 네트워크 에너지는 정부의 규제하에 가격이 결정되어 물가안정이나 경쟁력 강화와 같은 거시 경제적 정책목표에 의해 에너지가격은 오히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왔다. 특히, 네트워크 에너지 중 전력요금은 원가와 괴리된 요금체계로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고 용도 간 교차보조로 소비자간 형평성의 문제가 존재한다.
현행 에너지가격 규제체계의 개선방향으로 네트워크 에너지의 경우 원가주의에 입각한 요금체계를 확립하는데 있다. 기본적으로 수급과 비용구조를 반영하는 요금체계가 확립되어야 하며 요금 결정시 교차보조를 축소해 에너지원간 공정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현행 총괄원가 방식의 규제를 벗어나 에너지공급사의 경영효율을 제고시킬 수 있는 가격상한제 등 유인규제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어진 1세션 토론에서 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원간 가격 비교, 전력요금 국제 비교, 전기 냉난방기기 보급 억제, 모형을 통한 수요 감축효과 등을 고려하면 최소 전기요금 인상률은 15∼20%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요금왜곡 현상을 판단하는 다양한 준거를 제시했다. 첫째, OECD 평균수준이 되기 위한 산업용 전기요금은 48%, 가정용은 84% 인상이 필요하며 둘째, 전력의 대체재인 등유(난방용) 및 중유(산업용)와 동일한 열량 당 가격을 유지하려면 13∼62%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며 셋째, 2012~2017년 기간의 전력수요의 연평균 증가율을 전체 에너지 소비 증가율(연평균 2.7%) 수준으로 둔화시키려면 2017년까지 전기요금 18.2%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최소한 15∼20%의 요금조정이 필요하다”는 김 박사는 “왜곡된 에너지수급 구조를 개선키 위해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션2-에너지원별 개선방안
▲공평한 성장과 전기요금 정상화 정책(홍준희 가천대학교 교수)＝너무 낮은 전기요금이 우리나라의 전력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고, 전기다소비 기업들이 여전히 전기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교체나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정상화돼야 한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주택용 전기요금제 누진구간 축소, 저소득 계층 지원을 위한 기본사용량 무상 공급, 산업용과 일반용 종별요금의 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과 연간 10%씩 5년간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한 국가재정 확보, 신시장 기회와 성장, 일자리 창출로 에너지 소비의 공평성과 에너지복지가 강화될 것이다.
▲용도별 가스요금체계 개편(이기호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도시가스요금 원료비 연동제의 유보 조항에 따라 미수금 문제를 안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사업 확대에 따라 나타난 규제?비규제사업 구분이 모호하다. 실질적 수요관리 요금체계의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가스 원료비 연동제 유보 조항 구체화, 경제적 효과 분석 의무화, 회수기간 및 한도 제한 규정 신설 등을 통해 연동제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 투자 시 규제사업에서 제외하는 방안과 환경을 고려한 효율성 제고를 고려한 요금제도 가 필요하다.
▲열요금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윤원철 한양대학교 교수)＝먼저 현행 지역난방 열 요금 제도는 연료비연동제의 문제점으로는 저가 열원개발에 대한 유인 부재와 연료비 상승분의 실제 요금 반영정도 미약하다 점을 들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저가열원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물가당국의 과도한 개입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도록 법규와 규정을 명확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열 요금상한제 재정비를 위해 유인규제 방식 도입, 권역별 혹은 사업 특성별 상한 도입, 사업자/사업장별 상한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열요금제도 개선을 위해 사업장별 차등요금제도 도입과 최저가 입찰제, 경쟁가능 시장으로의 전환, 열판매요금 현실화가 중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어진 2세션 토론에서 조성경 명지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 현실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원칙 있고 정상적인 절차,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가격왜곡 개선방안으로 “비생산적 탈석유-전전화추세 저감을 위해 유류, 전력의 동시적 세제조정과 발전사업자의 LNG터미널 접근성 및 국내판매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션3-에너지가격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
▲에너지이용 기술개발 및 확산방안(권동명 연세대학교 교수)＝우리나라의 스마트그리드 보급확산 방안으로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신시장 창출, 신사업모델 확산, 법제도 개선 등이 꼽힌다.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피크요금제 개선 등 인센티브 부여와 규제 재설계를 위한 제도개선과 법령 정비, 규모에 따른 EMS 구축비용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침 수립, 국제기준에 부합한 표준 제시가 요구된다. ESS(에너지저장장치)의 보급 확산 방안으로 전력다소비 수용가, 공공기관의 대규모 ESS 투자 유도, ESS 설치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선택형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활용한 ESS 활용 촉진을 제안한다.
▲에너지공급비용 절감방안(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향후 입지?환경 등 규제비용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 비용증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과제다. 발전연료의 수입가격 상승에 대응키 위해 피크전원인 가스의 전략적인 연료공급 방식 및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하며, 전력판매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전력비용의 증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시장 구입방식과 현물시장 가격결정방식 개선으로 발전부분의 초과이윤을 방지하고, 전력시장에서 수요자원의 조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절약기술의 보급 확대와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한 요금제 및 규제정책 등을 통해 향후 신규 전력설비의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인다면 앞으로 전력공급비용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부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법제도(류권홍 원광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우리 경제에 필요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수동적인 에너지 안보의 시각에서 탈피해 에너지 관련 산업의 참여로 신기술 개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의 장래 먹거리 개발이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시각으로의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에너지 산업의 육성을 위해 주도 주체의 문제, 관련서비스 사업 구축 문제,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개보고서 및 자원개발전문가 제도 도입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의 현실에 맞고 경쟁력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효율적인 수요관리체계의 구축을 위해 정보와 자료수집과 분석, 그리고 선진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
이어진 3세션 토론에서 온기운 숭실대학교 교수는 자주개발률 개념의 합리적 해석 필요,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 전문 인력확보 등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에너지 공급비용 절감방안으로 전원믹스의 합리적 설정과 전력수요관리에 전기요금 현실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