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승 구 본형을 처음 만난 것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한 권의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책은 한 번도 자신을 불사르지 못한 채 시키는 일만 하며 사는 직장인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찾아 자기만의 일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직장인이 아닌 개원의로 지냈던 시기였지만 일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린 채 생계의 수단으로 일만 하는 데 급급했던 그 시기에 구 선생님은?다시 꿈을 꾸고?새롭게 도전하도록 큰 힘을 주었습니다.
구 본형 선생님은 직장인을 두 부류로 나눕니다. 먼저 ‘고된자(고용된 자)’입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직장에 고용되어 ‘월급쟁이’ 정체성으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다시 두 부류로 나뉘는데 급여를 받는 만큼 혹은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을 하는 룸펜형 직장인과 가느다란 희망을 안고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위해 불철주야 일을 하고 회사에 충성을 하는 경주마형 직장인들로 나뉩니다. 이들 중에는 물론 조직의 상층부로 올라가는 기회를 잡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룸펜형 직장인으로 전락하거나 용도폐기 되었다는 배신감으로 회사를 나와 자신을 고용해 줄 또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서거나 준비 없는 창업의 세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에 비해 ‘스고자(스스로 고용하는 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단지 시키는 일을 하는 피고용자로써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직무를 자신의 비즈니스로 만들어가기 위한 수련 과정이라 보고 전문성을 심화시켜가는 직장인입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별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회사를 골라 가거나 아니면 준비된 1인 기업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고된자와 스고자 모두 처음 시작할 때는 똑 같은 직장인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는데 그것은 능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일에 대한 정체성과 태도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고된자’는 그저 피고용자라는 월급쟁이 마인드로 살아가는 데 비해, ‘스고자’는 피고용자이자 자신을 고용자라고 여기는 이중적 정체성으로 자신의 일을 통해 자신을 구원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직장인인가요. 그렇다면 ‘스고자’입니까? ‘고된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