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효 대구대학교 교수는 6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전력산업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국제 심

강창일 국회 산자위원장

포지엄’에서 발제를 통해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한국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악화시킴으로써 정부가 전력과 관련된 여러 정책들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데 입지를 좁혀 전력수급 위기를 초래하는 등 전력산업문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만약 전력산업이 현재보다 더 효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공급 안정성, 한전의 적자와 관련된 전력가격의 조정 문제, 친환경 발전을 위한 전력가격의 조정 문제, 전력수요 관리 문제 등 전력산업이 직면한 여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공간이 열릴 것임을 강조했다.
때문에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적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다시 검토해 올바른 형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안 교수의 주장이다.
안 교수는 “수급과 전력가격 문제는 분권화된 의사결정의 결과”라며 전력공급 정책 확립과 전력시장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방안으로 “전력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력산업 구조는 수직통합의 경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력산업을 분리해 분권화된 시장에 의한 자유화를 도입한다고 해도 전력산업에 고유한 수직통합의 잇

김주영 전국전력노조 위원장

점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안 교수는 “시급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계통운영(SO)기능을 TO를 보유한 한전으로 통합하고 전력거래소는 시장운영(MO)에만 전담케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이를 통해 단일기관에서 수습현황 파악, 급전지시, 긴급 부하조정, 대국민 홍보 등 전력수급 관련기능 전반을 일관체제로 효율적으로 운영이 가능해 수급 비상시 체계적이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논리를 펼쳤다.
전력산업 정책이 이데올로기적이고 장래 비전 중심의 경제교과서적 논리에만 매몰되는 것을 경계한 안 교수는 “완전경쟁이 불가능한 전력산업의 현실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실사구시에 입각해 전력산업의 구조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효율성을 악화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미흡하다고 반박했다.
윤 교수는 “객관적인 분석 제시 없이 단순한 주장으로만 끝나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구조개편 과도기에 발생한 수급불안과 원전비리 등이 마치 구조개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혼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개편을 놓고 찬반론자들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꾼다고 비꼰 윤 교수는 “전력산업의 현실과 특수성을 단순하게 인정해 ‘수직통합으로 회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히려 요금 현실화와 구조개편의 합리적인 추진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의 수급불안 문제와 장기적인 공급 안정화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도영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장도 안 교수와 다른 견해를 내놨다.
정 처장은 전력산업의 위기를 크게 원활한 전력공급이 불가능하거나 전력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이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

으로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이같은 위기를 산업구조와 연관시키는 것은 비약임을 강조했다.
“원전 정지, 수요예측의 오차, 계획 추진의 차질로 빚어진 공급력 부족 원인이 반드시 구조개편 때문이라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정 처장은 “구조개편 이후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의 전력산업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상태라고 할 수 없지만 어떤 점이 위기인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규제를 통해 전력산업 참여자들이 미래 사업이 예측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산업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권식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장은 1999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기본계획 수립시 전력가격 수준, 품질, 국내계통 특성, 발전용 연료 수입의존도 등 제반 여건을 고민했는지를 되물으며 만약 하지 않았다면 향후 대안 검토시 이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공급자원인지와 수요조절용 자원인지를 따져 양수발전기의 소유주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박 본부장은 SO와 MO를 동일 Player에게 더 이상 맡겨둬야 할 당위성이 있는지, Vesting Contracts, Bilateral Contracts 등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판매사업자에게 발전설비 소유를 지속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는지, 현 체제로도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동북아 에너지시장 통합시의 국가적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력산업 정책 달성목표에 국내에서의 경제적·안정적 전력수급 외에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수출 등 거시적 목적을 추가할 것과 함께 발전분할 이후 담보상태에 있는 미래 핵심전력 기술을 개발해 고부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

가산업화·수출산업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경호 전력노조 사무처장은 “발전부문의 경쟁정책과 판매부문의 시장화 정책추진으로 수급위기와 요금 인상 등 막대한 정책실패를 경험했다”며 “정책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구조개편 이후 추진된 정부의 전력산업 시장화 정책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현재의 전력산업 시장화 정책을 중단하고 공공성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할된 발전회사를 한전으로 통합하는 것을 포함한 전력산업의 재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전력산업 정책이 통합과 공공적 운영, 민주적 규제와 통제구조를 통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공공성 회복과 함께 전기요금 정상화해야 전력산업 시장화의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에너지사용 합리화를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윤종석 민주당 전문위원은 “구조개편이 민영화에 대한 불신, 9·15 정전대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당초 추진하고자 했던 계획과는 다른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전문위원은 “구조개편 추진론과 재통합론이 함께 거론되는 만큼, 구조개편에 따른 효율성 제고, 전력수급 안정. 공공성 확보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쩡쩡한 구조개편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통해 발전분할 재통합을 포함한 전력산업 전체의 공공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한편 1부 행사에 참가한 휼라 다그데버런 영국 흐렛포드셔 대학 교수는 “시장 인센티브에 근거한 시스템을 효과적이지 못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력은 복지이자 산업발전에 필수적이며 탄소배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그는 “미래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하고 환경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9월 15일 발생한 순환단전 사태 이후 반복되는 전력수급 위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열린 ‘전력산업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는 많은 전력인들이 참석하는 등 열기가 높았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전력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위기의 전력산업, 대안은 무엇인가?’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강창일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 , 오영식 민주당 의원과 전국전력노동조합(위원장 김주영)이 공동주최한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1,2부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 세션에서는 이병훈 교수(중앙대)의 사회로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 오세아니아, 일본 등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서 국제적인 전력산업 구조개편(민영화, 자유화, 규제완화, 경쟁체제)에 대한 각국의 경험과 사례를 발표하고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모색했다. 2부 세션에서는 배규식 박사(한국노동연구원)의 사회로 한국의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수급위기에 대해 안현효 교수(대구대학교)가 발제를 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