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홍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팀 선임연구원

일본은 2012년 12월 원전산업 확대에 적극적인 자민당이 총선에 승리하면서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원전수출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산업이 위축되면서 자국시장 보다는 신흥국의 활발한 원전건설에 주목하고 원전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수출 전략은 크게 정부지원 확대, 민관협력 강화 및 국제협력체계 구축에 있다. 첫째, 정부지원 확대는 UAE 수주 실패를 교훈 삼아 정부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연구센터에 따르면 일본의 UAE 수주 실패요인으로 민간 컨소시엄 참여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즉, 타 경쟁국은 낮은 가격, 공기단축, 핵연료 공급 및 60년에 이르는 장기 운전보장과 같은 민간차원에서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하였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국가 차원의 수출전략 수립 및 경제적 지원이 부족하였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정부 차원의 지급 보증, 자금 동원 및 네트워크 구축 활동 등을 통해 정부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였다. 둘째,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 설립한 일본 국제원자력개발주식회사(JINED)을 중심으로 민관협력을 강화하였다. JINED는 일본 원자력국제협력센터(JICC), 동경전력?간사이전력 등 9개 전력회사, 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의 3개 제작업체 및 원전 관련 기업?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JINED의 역할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재정지원 및 일본 정부의 지급보증 지원을 기반으로 신규 원전 건설국의 프로젝트 입찰, 수행 등 모든 제반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원전에 관련된 모든 기업을 통솔하는 All Japan 수주 체제 구축을 통해 민관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서 원전 수출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정부 주도로 원전 신흥국과의 국제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경제적 지원 외에 사업개발, 외교?국방협력, 교육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성공한 터키원전 수주는 지급 보증, 자금 동원 등의 정부지원 및 민관협력 강화와 함께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에너지협력 활동에 기인한다. 특히 아베 정권 수립 이후 중동과 아시아의 원전 건설계획 국가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국제 협력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5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최초로 UAE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유전개발과 외교?국방?협력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터키와도 원자력협정 체결과 함께 시노프 원전 수주를 확정하였으며, 경제동반자협정(EPA)과 정부개발원조(ODA) 지원을 통한 협력 강화를 약속하였다. 또한 아베총리는 2013년 4월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여 원자력협정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였고, 사우디 석유기업의 동아시아와 아메리카 시장 진출의 지원과 일본 내 사우디 석유 수입량 확대 등의 에너지분야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인도와는 2013년 6월 양국정상 회담을 통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연기되었던 원자력협력을 재추진하였다. 이외에도 아베 총리는 취임 후 첫 순방지로 베트남을 방문하여 원전 건설에 관한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하였고,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의 동유럽 4개국을 방문하여 원전협력을 추진하였다. 일본의 최근 에너지협력 활동의 주요 특징은 인프라 수출 전략과 연계하여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아시아에서는 기존의 Supply Chain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경제적 지원을 통한 자원개발과 인프라정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 관료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중동에서는 톱 위주의 세일즈에 주력하고, 고용 창출, 사회 안전화 및 석유의존 경감을 위한 산업 다각화 분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과 터키의 원전 수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원전 수출 경쟁국들은 원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정치?경제?외교?군사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에너지협력에 기반한 원전수주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향후 원전수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본 등 원전수출 경쟁국들의 에너지협력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국내의 원전수출 전략을 보완하고 이를 통해 원전수주 경쟁력을 강화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