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들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면서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된다.
무더위가 최고조에 오르는 8월 둘째 주 중 전력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예비전력이 -198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블랙아웃의 우려 마져 낳고 있는 상태다.
기상청이 이번 주 후반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데다 8일에는 월성 2호기도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전력대란이 바짝 눈앞에 다가왔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긴급하게 초강수 전력수급대책을 꺼내 들었다.
당장 공급 수단이 제한적이라 대책의 포커스는 ‘절전’에 맞춰졌다.
공공기관의 전력사용량을 전년 대비 15%이상 줄이고 피크시간 대에는 20%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선택형요금제도 적용을 받는 기업 범위도 계약전력 3,000kW 미만에서 5,000kW 미만으로 확대했다.
수요가 몰릴 때 전기를 쓰면 3배이상의 높은 전기요금을 물리고 그렇지 않은 시간대에 전기를 쓰면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다.
가정에서도 지난 달보다 전기를 적게 쓴 경우 차액을 다음 달에 돌려주는 인센티브도 시행한다.
공공기관과 대형건물의 경우 냉방온도를 26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냉방온도 규제가 적용되는 건물은 계약전력 100kW이상 6만8,000곳이다.
정부는 비상상황 발생시 준비·관심단계(예비력 300~500만kW)때는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주의·경계(예비력 100~300만kW)때는 냉방기 가동을 전면 중지하고 자율단전을 시행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오는 9월말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산업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 전력수급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윤상직 산자부 장관은 원전3기 정지에 따라 전력수급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 달 29일 UAE 이후의 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거 귀국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 관제센터를 찾아 유관기관간 대응체계를 긴급 점검했다.
윤 장관은 “원전 3기 정지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만큼, 전 유관기관은 비장한 각오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수급 위기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하고 “각 기관들은 전력수급 비상대책들을 한 치의 차질없이 이행하고 전력수급 비상대책기간 동안 전 유관기관이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한진현 차관은 5월 28일 산업계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긴급간담회를 갖고 한전, 거래소, 한수원 등 관련 기관장들과 14개 업종별 단체 대표에게 전력난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정지된 원전 조기 재가동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히고 “무엇보다 대규모 수요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다각적인 동참이 중요하다”면서 전력수급대책이 원활히 이행되도록 산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한편, 감사원은 하반기 중 전력수급대책을 점검할 방침이었으나 이번 주중 정부의 하절기 전력수급계획과 실태 전반에 대한 긴급실태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거래소,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자회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전력수급 정책부서와 관련 기관들이 점검 대상이다.
정예 감사관 50여명을 점검에 투입키로 한 감사원은 정부와 한전의 전력수급대책, 위기대응체계의 적정성, 수요예측과 전력거래의 적정성, 원전 등 전력공급능력 극대화, 고장예방 노력의 적정성 등을 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