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는 유통기한이라는 게 있습니다. 주위에 보면 이를 너무 정확하게 확인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사실 유통기한은 식품이 손상될 수 있는 소비기한 보다 짧기 때문에 보관과 관리를 잘 한다면 하루 이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먹어도 탈이 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남녀 간의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언제부터인지 뇌 연구의 발달로 인해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300일 유통기한 설’을 제시한 미국 코넬 대학의 신시아 하잔 교수를 포함해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은 18~30개월입니다. 사랑을 할 때 가슴이 떨리고 흥분이 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뇌 속의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등과 같은 물질들이 18~30개월이 되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맞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아무리 뜨거웠던 사랑도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고 권태감이 느껴지니까요. 그렇다면 수년 혹은 수 십 년 동안 행복하게 살아가는 연인이나 부부는 어찌된 일일까요? 사랑에 방부제라도 넣은 것일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사실 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의 유통기한은 사랑의 전부를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열정적 사랑’의 유통기한을 말한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오래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열정적 사랑’을 지나 '온화한 사랑’으로 사랑에 깊이를 더해갑니다. 이 온화한 사랑을 이끌어주는 호르몬이 바로 옥시토신입니다. 이는 출산 시 자궁수축을 돕지만 평소에도 분비되어 보살핌과 친밀감을 유발해주는 애착의 호르몬입니다.?
그럼, 사랑의 방부제 역할을 해주는 이 옥시토신은 언제 증가될까요? 이완하거나 마사지를 받을 때도 올라가지만 남녀 간의 부드러운 대화와 스킨십을 통해 세 배나 상승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성행위시에 최고로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참 신기하게도 애정이 없는 의무적 성행위나 일회성 성매매 등에서는 옥시토신이 상승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잠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부부간에 화해가 되거나 아침 밥상이 달라질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인생에 기회가 세 번만 찾아온다고 아는 사람들은 오는 기회도 놓치기가 쉽지만, 인생 도처에서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위기에서도 기회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지만 사랑의 유통기한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 깊은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당신은 사랑의 유통기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