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에차바리 OECD NEA 사무총장이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 전시회’ 참석차 내한했다. 전시회 첫 날 국내 기자들과 자리한 그는 원자력 발전을 담보하는 최우선 과제로 ‘투명성 제고’를 꼽았다. 그는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정부나 운영자가 국민에게 곧바로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 오해가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도 중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책임있는 기관이 즉각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커지기 전에 바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사고 후 즉시 조치하는 시스템이 철저히 갖춰져 있다고 판단하면 신뢰성은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도 투명한 정보 공개와 빠른 대응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 성과 전시회 참석 소감과 인상깊었던 점은= 리서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 놀라웠다. 실질적인 삶에 응용할 수 있는 리서치 프로젝트라는 점 또한 인상 깊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굉장히 많은 젊은이들의 관심과 참여다. 많은 젊은이들이 과학기술, 특히 원자력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니 향후 한국의 전망이 밝다. 국무총리가 직접 전시회에 참가한 것도 인상 깊었다. 원자력산업이 정부로부터 정치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중소형원자로 SMART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SMART 개발이 종착역에 다다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같은 성과는 대단한 기술 진보로 평가한다. 국가에 따라 소규모 원자로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이 미흡한 나라에서는 소규모 원자로를 이용해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도약점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스마트기술과 스마트 원형로 신제품을 빨리 개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전망과 대응 방안은 =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들을 정리하고 전 세계에서 운영중인 원자로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발생으로 인한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외부적인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적용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해결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이 3~4년 정도 지연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예전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전력공급의 대안으로서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은 다시 부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미래는 사회적 인식에 달려있다. 여러가지 우려가 많기 때문에 후쿠시마같은 원전 사고가 다시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대중과 소통할 때 좀 더 투명하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구축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 최근에 원전 고장을 은폐하는 일이 발생해 원자력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 조언을 한다면 =사고나 문제가 생기면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내가 한국의 신뢰도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문제에 직면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발생한 문제는 원전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개인, 특정인으로 인해 발생된 문제라고 알고 있다.
▲ 한국의 원전 기술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원전 기술은 처음 수출단계에 이르렀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국의 원전기술이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 자국이 아닌 해외시장에서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수주를 이뤘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다만 실제로 스케줄이 맞춰서 건설을 끝내고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과정까지 끝나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