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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기업의 날씨경영 사례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전력산업연구팀 박영기

2012년 08월 31일 (금) 13:58:53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한전 경제경영연구원 전력산업연구팀 박영기

기후변화에 의한 기상재해 속출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0년에 1회 정도 확률의 기상현상을 “기상이변”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올 봄에는 104년만의 전국적 가뭄, 105년만의 5월 더위를 겪었는가 하면 2010년초 국내에서는 70년만의 수도권 폭설(25.8㎝), 해외에서는 중국 베이징의 59년만의 폭설(33㎝)과 미국 마이애미의 40년만의 최저기온 기록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심화되고 있다. 가뭄, 폭염, 폭설, 한파, 호우 등 기상이변은 곡물가격 상승과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을 유발하기도 하고 냉·난방 수요증가로 대규모 정전발생의 위험을 높이며 사망률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세계경제의 80%가 날씨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GDP의 10% 가량은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기상재해에 따른 국내 연평균 재산피해액이 1조7천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1990년대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액수로 그간 경험하지 못한 극한기상의 발생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기상정보를 기업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상정보를 활용해 구매·생산·판매·마케팅 등 전략을 수립하는 ‘날씨경영’이 산업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빈번한 이상기후와 산업고도화에 따라 날씨가 경영의 중요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건설분야에서는 공정·품질·안전관리에 날씨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항공분야는 항공기 안전운항시스템에 실시간 기상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교통과 레저 분야에서는 교통사고 예방, 골프장 관리에 날씨를 활용하고 있다. 요즘은 김밥전문점에서도 날씨경영을 하는 추세이다. 비가 예상될 경우에는 재료 구입량을 줄이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치즈김밥 위주로 판매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매출을 3배이상 끌어 올려 기상청으로부터 포상을 받기도 하였다. 현대건설은 암사대교 현장에 건설기상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145억원을 절감하였고 아시아나항공은 위험기상 예보서비스를 통해 연 60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눈·비·안개 예보때에는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문자를 고객들에게 보내 약 10% 정도의 사고율을 줄였으며 결과적으로 51억원의 손실을 감소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삼성에버랜드는 국내 최초로 골프장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을 선보이가 하면 LG생활건강은 설, 추석 명절같은 대목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날씨를 분석하여 생산량을 조절하는 날씨 마케팅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전력산업에서도 온도·습도·태풍·낙뢰·호우 등의 기상정보를 전력수요예측과 전력설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활용하고 있으며 기상청의 기상자원지도를 이용하여 풍력과 태양광의 신재생전원 적합지를 찾는데 사용하고 있다. 해외 전력회사에서도 기상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독일의 전력회사 RWE는 에너지 트레이딩분야에 5명으로 구성된 날씨분석팀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의 PJM은 낙뢰와 온도를 고려하여 기기별 Life-Cycle을 평가하고 있으며 엑셀에너지는 풍력단지 발전량 예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산업 고도화에 따라 날씨영향은 앞으로 전 분야에 걸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날씨가 돈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력산업은 기온변화에 민감한 부문으로 기상정보의 전략적 활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상관련 전문기관과 정보공유 강화를 통해 기후변화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동성에 대비한 전력예비율 확보와 전력설비의 안전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장단기 전력수요예측과 설비관리 최적화 운영에 기상정보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