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내년 7월부터 평(坪), 근(斤), 인치(inch), 피트(feet) 등 ‘비법정단위’의 도량형을 계약서나 광고, 상품 등에 사용하는 기업이나 업소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등 단속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매매 계약서와 입주자 공고문 등에 평(1평=3.305㎡) 대신 ㎡만 사용하게 되고 식당에서는 인분(人分) 대신 100g을 기준으로 가격 표시제를 사용해야 되며 금(金 ) 가격을 고시할 때 돈(1돈=3.75g) 대신 2g, 4g 등 짝수 정수를 사용해야 된다.

특히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강행될 경우 현실적으로 소비자와 도량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많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심각한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조치에 따라 도량형 변경이 실시될 경우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단위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는 점과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단위를 알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 등 기업의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에어컨의 냉방능력에 대한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W 대신 ‘OO평형용’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며 “OO㎡용이나 OOW라는 말을 이해할 고객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부정확한 계량 단위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이 불가피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정부가 계량단위 정비에 적극 나선 이유로는 지난 1961년 계량법에서 국제단위계(미터법)를 법정 계량단위로 채택하고 다른 단위 사용을 금지해 왔으나 실생활에서 여전히 여러 단위가 사용됨에 따라 혼란이 크다는 판단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