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신뢰 회복에 품질인이 앞장선다.
한국원자력품질협의회(회장 전병기 한수원 품질보증실장) 회원사들은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에서 제 14차 정기총회 및 워크숍을 갖고 품질향상과 청렴도 제고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전병기 한국원자력품질협의회 회장은 정기총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연초부터 원전에 발생된 일련의 문제점들이 원전 건설, 운영 과정에서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며 “ 이를 면밀히 따지고 보면, 결국 품질문제로까지 연결된다”며 원자력 품질인의 각성을 촉구했다.
“최근에 발생한 신고리 2호기 터빈제어계통 판넬 오결선 사례, 고리 1호기 전원상실사례, 고리 3호기 고압터빈 로터(6,7단) Shot peening 공정 누락 사례 등이 기본과 원칙, 절차를 간과해 나타난 사례들이며 이로 인해 정부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원자력품질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금년 6월초 새로 취임하신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취임일성으로 원자력에서의 품질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면서 “품질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원자력 안전의 마지막 보루라 생각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원칙에 맞게, 충실하게 완벽한 품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작년 후크시마 원전사고 여파로 원전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는 등 원자력사업은 어려워지고 있고, 게다가 일부 원전의 비상전원 사고 중 작업과 그 은폐, 그리고 한수원 직원들의 구매 관련 금품수수 사건마저 터져 원전사업 전체로 까지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럴 때 일수록, 우리 품질인들은 현장 일선에서 품질보증체계 작동이 잘되고 있는지,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인 확인 활동을 해야 하며, 품질에서 빠뜨린 점들은 없는지 ,항상 점검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렴과 관련해 “발주자인 한수원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협력업체 들의 적극적인 청렴도 향상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KNQA 회원사 상호간 적극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수원에서는 작금의 반복되는 품질문제 발생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고자 원자력산업계 품질강화방안들을 다방면으로 수립하여 현재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원전 협력업체들의 품질문제 발생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자 한수원에서는 협력업체에 품질문제 등이 발생하면 계약업체의 과실을 정확히 기록하고, 일정기간에 도달되면 퇴출 시키는 등 불이익을 주지만 잘하는 협력업체에게는 Q-Maru상 제도를 신설해 보너스를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지경부, 원안위에서도 수시로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회원사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갖고 노력을 경주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금은 원자력산업 종사자 누구나 할 것 없이 원자력이 국민과 이해관계자들로 부터의 신뢰회복에 힘써야하며, 이를 위해 품질인이 앞장서야 할 시기”라며 업계의 분발을 독려했다.
끝으로 그는 “요즘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던져지는 경제 화두는 ‘나눔과 소통’ 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한국 원자력 품질협의회 워크숍을 통해 최근 품질정보 및 주요 현안 사항을 상호 공유하고,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기회로 활용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이어 ‘의사소통과 품질경영’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양명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TMI원전, 체르노빌 원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예로들며 의사소통과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양 박사는 미국 TMI 사고는 의사와 정보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고라고 규정했다.
“당시 컨트롤 판넬에는 밸브 솔레노이드 불작동만 표시되고 실제 밸브상태는 모르는 상황이 벌어져 사고 수습에 많은 시간을 초래했다. TMI사고는 유관 정보의 소통, 핵심 안전자료의 소통, 현장과의 소통, 기계와의 소통, 지식의 소통이라는 교훈을 던져준다.”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경우 ▲공학적 설계 안전성 미비 ▲운영체계 미비▲효율성 중심 운영 ▲안전문화 부재▲품질경영 철학부재가 피해를 키운 키워드라고 분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의사소통이 막힌 데다 품질경영이 미비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 설계 품질보증의 결여 ▲설계 품질보증 요건 미비 ▲품질감사 시정조치의 불이행 ▲다중호기의 다발적 사고시 대응 조치 미비 ▲정보의 투명성 훼손 및 불신 ▲방사선 위험성 이해 부족이 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안겨준다고 강조했다.
“의사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품질경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원자력관련 기관이나 기업이 베스트 프렉티스를 공유하는 KNQA가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KNQA가 메가트렌드를 도입하고 적응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기관별 특성을 감안해 품질목표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설정하고 기업끼리 좋은 품질 기술을 전수하고 공유하는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 품질을 최우선시 하고 이를 성취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참여자의 교육 훈련을 통해 품질 마인드를 정착하고 기술을 체질화해 정착시켜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는 “품질경영에 대한 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오늘 모인 품질부서장들이 품질의 CEO로서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전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는 품질문화 정착이 더욱 더 중요하고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어 열린 주제발표시간에는 한수원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한수원 품질보증실 발전품질팀이 지경부 원전운영 개선 종합대책을, 품질기술팀이 GS-R-3 도입기반 구축 추진현황을, 건설품질팀이 원전 기자재 제작품질 강화대책과 글로벌 QA기준 정립방안 결과를, 품질협력팀이 원자력산업계 품질상(Q-Maru상)운영계획 및 협력업체 상시셀프모니터링시스템을 각각 주제발표했다.
한수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최고가치 낙찰방식이 확대 적용되고 원자력 핵심설비에 대한 한수원의 직접 검사· 정비· 시험 범위도 확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새로 짓는 원자력발전소에만 적용하려던 최고가치 낙찰방식을 원전유지보수(Q&M: Operation & Maintence)에 확대 적용키로 결정한 데 이어 품질검사 용역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건설원전 신고리 5·6호기 검사용역 계약시 최고가치 낙찰방식의 적용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안전에 관한 중요한 용역이 저가 경쟁으로 인해 안전을 보증하지 못하고 품질 저하를 초래할 것을 우려해 적정 원가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액 자체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위탁업체의 인적오류나 작업 결함으로 인해 발전이 정지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핵심설비에 대한 한수원의 직접 정비·검사·시험 범위가 확대된다. 검사의 경우 원자로설비나 터빈 발전기 등 일부 핵심설비는 한수원이 직접 검사하는 체제로 전환된다. 올 10월까지 직접정비 방안을 수립하고 조직, 인력 확보,기술 축적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직접 검사의 경우 신울진 1,2호기 기자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한 후 내년 4~5월경 평가를 거쳐 인력 충원시 주기기 검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IAEA 통합경영시스템(GS-R-3)을 도입 구축한다. 한수원은 정책연구 결과 기존 미국 중심의 품질시스템에서 글로벌 요건인 GS-R-3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권고에 따라 시스템 도입 기반을 신속히 구축키로 했다. 이를 통해 해외 선진 품질시스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원전수출 지원체계를 확보할 계획이다.
협력회사 품질수준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온 한수원은 페널티 제도 강화와 함께 보너스 제도를 동시에 시행한다. 협력회사가 자율적으로 품질 향상에 나서는 동기부여를 위해 ‘Q-Maru상’을 제정했다. Maru는 순 우리말로 하늘,꼭대기, 첫째를 의미하며 원자력산업계 품질분야(Quality) 첫째, 즉 최고를 의미한다.Q-Maru상은 실무평가위원회와 서류/현장 심사/최종심의위원회를 거쳐 대상과 우수상으로 나눠 기업을 선정하고 수상한다.수상기업에게는 계약심사, 평가때 가점이 부여 되고 계약보증금이 한차례 면제되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한수원 주제발표에 이어 두산중공업이 협력사 경쟁력 강화 추진활동을, 한빛파워(주)가 고리1호기 전원공급상실사례 교훈을, 한국전력기술이 A/E 설계품질 제고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 마무리 발언에 나선 전병기 회장은 “한 번 무너진 명예와 신뢰는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전제하고 “ 다른 부문은 한 두 개 잘못해도 양해되고 넘어가지만 원자력 품질에 있어서는 100가지를 잘하다가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문제가 된다”라면서 “한 가지라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한수원 CEO가 품질이 굉장히 중요하고 독립적인 기능을 가져야 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이미 사업소 품질조직이 본사 품질보증실 소속으로 바뀌고 비용이나 운영면에서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용율 향상이나 공기단축에 맞춰 추진했던 일이 안전과 품질이 우선시되도록 품질인이 앞장서달라”면서 “특히 중요 회원사들이 한수원과 맥을 같이해 원자력 품질을 리드해 달라”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는 “여기에 모인 모두가 얼마 후에는 국민으로 주민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라면서 “KINS나 정부규제, 외부 지적들을 잔소리나 규제로만 받아들여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설명하고 해명하고 넘어가려하지 말고 진정으로 우리가 수행하는 용역 기자재 서비스가 원자력에 적용돼 안전하고 건전하게 잘 운영되는 지, 우리의 자녀들을 원전 곁에 놓을 수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때”라면서 “품질인이 자신하고 확신할 정도로 업무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KNQA는 이날 지난 주관 회원사인 SK건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원자력 품질인 청렴 실천 다짐 대회”를 갖고 실천서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