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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창의 전력사업의 이해<32>

전력공급의 적정성(2)

2012년 06월 18일 (월) 09:05:41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경쟁시장에서의 수급균형의 유지
- 발전기 투자 유인의 부족
이론적으로 1 kWh에 대하여 하나의 가격을 입찰하는 에너지단일가격시장(Energy-only Market)에서 발전사업자는 경매에 의한 시간대 별 가격에 의하여 고정비와 변동비를 회수하며 이것이 발전기 투자의 유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하여 발전설비용량의 부족(under-capacity)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력수요는 가격탄력성이 낮고 공급곡선의 길이(capacity)가 한정되기 때문에 전력가격은 대단히 변동성이 크다(volatile). 단기적으로 수요가 비탄력적으로 되는 이유는 전력수요가 가격변동에 직접 노출되도록 시장을 설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첨두부하 발생시간에 첨두부하용 발전기는 고정비를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수요의 가격에 대한 탄력성이 낮고, 가격지속곡선(price duration curve)이 첨두부하용 발전기 부근에서 급상승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하여 첨두부하 발생 시의 가격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또한 가격규제의 불확실성 등이 존재하므로 전체적으로 보아, 투자비용회수의 불확실성이 증가한다.

또한, 높은 전력가격이 고정비를 회수하고 최대수요를 낮추는데 기여하지만 이 가격이 희소성 지대(scarcity rent)인지 또는 시장지배력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규제기관은 높은 전력가격의 형성을 꺼려한다. 전력가격의 상승이 시장지배력 행사 때문이라는 의심이 발전기의 투자를 주저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전력시장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발전기 투자를 위하여 가격스파이크(price spike)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첨두부하 시의 용량철회에 의한 시장지배력행사가 유인된다는 것이며 규제기관은 이에 대하여 항상 감시를 한다.

단기 전력시장(short term electricity market)은 발전설비용량이 부족할 경우에 가격변동성에 대단히 취약하다. 장기계약이 충분히 개발되지 못하고 개별 소비자와 발전사업자 사이의 장기계약을 맺어주는 제도가 발달되지 않으면 특히 그러하다. 그러므로 장기계약에 관한 정보의 부족은 투자 사이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시장의 수요에 대하여 적절한 시기에 응답할 수 없도록 한다. 이와 같이 장기계약이 부족할 경우에, 투자자는 위험기피형(risk-averse)이며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 경쟁시장에서는 투자의 위험(risk)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므로 위험기피형 투자자는 새로운 발전기를 필요로 하는 전력수요의 성장이 확실해질 때까지 투자를 회피한다.

발전기는 건설기간(lead time)이 길므로 공급에 즉시 대응하기 어렵고 가격스파이크가 발생하여도 발전기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수가 있으며 가격스파이크가 지속되면 발전용량의 과다(over-capacity)가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경쟁시장에서 발전설비용량의 과잉과 과소(boom and burst)가 반복되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민간기업은 높은 할인율을 사용하므로 이러한 선택은 미래의 수익보다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장기를 고려한 발전기 투자를 꺼린다. 이것도 투자 기피의 원인 중의 하나이다.

- 경쟁시장의 비용회수
경쟁시장에서 발전기의 고정비를 보상하는 항목은 첫째, 현물시장가격과 발전기의 변동비 사이의 차액, 둘째, 품질유지서비스 가격의 지불, 셋째, 운전예비력 확보를 위하여 대기하는 발전기에 대한 보상 등이다. 투자비를 별도로 회수하여 주는 방안으로서 발전기에 대한 고정비를 보상(capacity payment)해주는 방안과 용량시장(capacity market)을 설계하여 운영하는 방안 등이 있다.

- 적정 설비용량의 유지
적정 발전설비용량을 유지하기 위한 3 가지 유형은 첫째, 가능한 한, 규제를 줄이고 시장기능에 맡기며, 둘째, 수요입찰(demand-side bidding)이 제한되거나 단기적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을 때, 규제기관이나 시장운영자가 공급지장비용(VOLL)과 공급지장시간(LOLP)을 지정하여 용량가격을 보상하는 형태로 계통한계가격(system marginal price)에 추가하여 지급하는 것이며, 셋째, 규제당국이 판매사업자(Load Serving Entity, LSE)로 하여금 필요한 용량을 계약에 의하여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Capacity Credit Market, Capacity Obligation Market 등의 제도).

- 발전기 투자 촉진대안
공급의 적정성 및 신뢰도는 공공재(public good)의 성격을 지닌다. 전력을 어느 특정한 소비자에게만 보낼 수는 없으며 공급지장 발생 시에 특정한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전력공급을 차단하여 수급균형을 회복하기는 어려우므로 수급의 균형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공급차단(load shedding)을 하게 된다. 공급부족은 모든 소비자에게 공통적으로 할당되므로 규제기관은 적정 발전설비용량이 경쟁시장에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경쟁시장에서 시장지배력 행사의 가능성 등으로 인해 경쟁시장 가격이 형성되기 어려울 때, 가격변동성을 완화하고 발전기 투자에 대한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발전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가격스파이크 모형(Price Spike Model)과 용량보상제도(Capacity Payment Model), 그리고 용량시장제도(Capacity Credit Model) 등을 들 수 있다. 전력수요가 기동중인 발전기의 총 용량을 초과할 때 시장가격이 한계발전기의 변동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에 가격스파이크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중부하 발생 시에 가격스파이크로부터 일어나는 초과수입으로 발전기의 건설에 소요된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유인체계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지만, 가장 큰 전제조건은 최종 소비자의 전력수요가 가격에 반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스파이크 모형의 장애요인은 발전기가 시장에 진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며 이 기간 동안에 시장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될 것이고 사회적 비용이 너무 커지는 것이 단점이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에너지단일가격시장의 경우와 같으며 발전기 투자의 유인이 부족하다. 용량보상제도(Capacity Payment Model)는 에너지 가격과는 별도로 발전기 투자에 따른 고정비를 충당하기 위한 보상을 하여줌으로써 발전사업자로 하여금 발전설비용량의 확보를 위한 충분한 유인을 갖도록 하는 제도이다. 전력수요가 가동할 수 있는 발전설비용량을 크게 초과하여 공급 부족이 예상될 때 수요가 비탄력적이면 시장가격이 무한대로 상승할 수 있으며 이 때 규제기관이 소비자의 지불용의(willingness to pay)가 있는 금액을 산정하여 가격상한을 설정한다. 이 금액은 공급지장을 피하기 위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최대금액으로 측정하는데 이것을 VOLL(공급지장비용, Value of Lost Load)이라고 한다. 이것의 정확한 측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각국의 규제기관은 규제가격을 설정하고 물가상승분 만큼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때의 시장가격은 다음 식과 같이 주어진다.

P = SMP + LOLP × (VOLL―SMP)
SMP : 계통한계비용(System Marginal Price)
LOLP : 공급지장시간(Loss of Load Probability)

실제로 VOLL을 추정하는데 오차가 크더라도 운영 상의 효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VOLL의 계산오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VOLL에 기초한 용량보상제도의 주 목적은 장기적으로 적정한 발전설비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용량보상제도의 문제점은 발전사업자의 시장지배력 행사를 쉽게 한다는 것이며 가격의 변동폭이 크고 발전회사들의 단기 이윤의 변동폭이 크다는 것이다.
용량시장제도(Capacity Credit Model)는 미국 동부지역의 전력회사가 경쟁시장 도입 이전의 Power Pool(tight pool)에서 지역 별 예비력을 확보하면서 얻은 경험을 살려 경쟁시장에 응용한 것이다. 이 제도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판매사업체(LSE, load serving entity)에게 일정한 발전용량을 확보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판매사업자는 스스로 발전기를 건설하든가 다른 발전사업자와 계약 등을 통하여 발전용량을 확보하여야 하므로 이를 통하여 추가적인 발전기 건설이 유인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발전설비용량을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에너지가격과는 별도로 수입을 얻어 투자비의 회수를 도와주는 것이다. 발전기를 건설하는 주체는 발전사업자이지만 발전기의 고정비 회수를 위한 비용을 LSE가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투자의 위험의 일부분을 LSE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용량시장 설계를 위한 주요 검토 사항은 지역 별, 및 전체계통의 전력수요예측, 발전설비용량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기간, 예비력의 기준, 발전설비용량의 계산 기준, 필요 시 발전설비용량을 계통운용자가 확보할 수 있는 방안, LSE가 예비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의 벌금 등이다.

- 수요와 공급의 균형 유지 대책
독점체제에서와는 다르게, 경쟁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 유지는 위험(risk)과 비용의 관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시장참여자(market participant)는 경쟁시장의 환경에서의 역할 및 책임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경쟁체제에 대한 시장참여자의 신뢰 확보, 경쟁시장의 구조, 시장운영제도 확립, 규제체계에 대한 정책방향을 제시하여야 한다. 최종소비자는 시장체제에서의 강화된 권리와 공급의 적정성에 대한 책임의 인식이 필요하다. 즉, 발전투자, 송전투자 등에 대한 수용성을 통해서 공급의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계통운용자는 전력시장과 공급의 적정성에 대한 역할을 확립하고 투명성을 제고하여야 한다. 그리고 시장참여자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상품, 거래기법을 통하여 효율적인 공급의 적정성 확보방안을 창출하여야 한다. 투자위험을 감소하기 위하여 규제기관은 전력수요에 대한 장기전망을 제시하여야 하며 이때에 판매사업자의 사업정보를 이용하여 수요예측에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판매사업자가 발전설비용량확보를 통한 공급의무를 이행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가 서로 협력하여 발전기 투자를 행하도록 하여 위험을 분담하는 유인체계를 설계하면 투자의 위험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

경쟁시장에서는 기업자체 자금조달(corporate financing)의 비중이 높아지므로 발전기 투자에 대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고 투자위험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준비되어야 하므로, 전력파생상품의 활성화 및 장기계약제도의 활용도 대단히 중요하다. 발전사업자나 판매사업자가 전력 현물시장가격의 변동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자유롭게 전력 파생상품을 거래하도록 허용하여야 한다. 특히 파생상품의 거래가 발달되면 가격변동성이 줄어들고 불확실성이 감소되므로 발전기의 투자가 용이하게 이루어 질 수 있다. 장기계약에 관한 정보의 부족은 투자 사이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시장의 수요에 대하여 적절한 시기에 응답할 수 없으므로 발전사업자는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전력가격의 변동성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 안정적인 발전기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여야 한다. 판매사업자(LSE)도 전력 선물거래를 통해 가격변동에 대응할 수 있으므로 보다 용이하게 발전사업자로부터 장기구매계약을 통해 전력을 구매할 수 있다. 수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원활한 발전기 건설이 중요하며 건설자금의 조달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시장의 도입에 따른 발전사업자의 위험은 시장위험으로서 판매위험과 연료위험이 있고, 비 시장위험으로서 공사위험, 규제 위험 등이 있다. 신규 발전기 투자와 환경규제에 관련하여 발전기 구성이 환경친화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쟁시장에서 발전기 투자가 합리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각 발전기의 환경영향이 종합적으로 대비되어서 환경영향과 영업이익 사이에 균형을 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발전기의 투자와 관련하여 지역사회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비용이 무한대로 커지지 않도록 규제기관이 지원하여야 하여야 공급의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수급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전력시장에 대한 신뢰성있는 정보가 필요하며, 경쟁시장의 정보공유를 위하여 규제기관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발전기 건설기간은 2년부터 10년 사이이므로 미래의 시장운영상황을 이용한 수익성의 판단 자료 및 송전망 투자계획이 제공되어야 하며 규제기관 및 계통운용자가 장기 전력수급전망을 제시하여 발전사업자의 투자 판단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개별 발전회사는 수익성 창출의 판단과 위험(risk) 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시장운영 시뮬레이션 모형을 활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