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규정을 바꿔서라도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
지난 달 초 이길구 한국동서발전(주)사장이 업계에 천명한 약속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동서발전은 7일 한전 무궁화홀에서 중소기업 대표 16명과 동서발전 처장 및 담당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반성장 문화정착을 위한 신규 정책 발굴 및 제도개선 T/F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T/F발대식은 이길구 사장이 “중소기업 지원을 가로막는 장벽을 극복하려면 중소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동서발전 주요간부와 중소기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을 구성·운영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번째 이뤄진 후속 조치다.
발대식에 앞서 동서발전은 직원과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설문을 통해 138건을 발굴하고 이중 52건을 가려 이날 최종 안건으로 설정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비적격, 건설참여, 제도개선, 국내 판로, 해외판로 등 6개 분야로 나눠 안건을 토론하고 추진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행사를 주재한 방병천 동서발전 기획관리본부장은 “동반성장은 단순히 정부의 방침을 따라가는 수단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차발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중소기업 기술발전이 동서발전의 미래 성장동력의 밑바탕이 되고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 본부장은 “발대식이 열리는 이 시간은 마침 전력수급예비력이 400만kW이하로 떨어진 관심단계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수급을 총괄하는 처장들이 모두 함께 자리한 것은 오늘 이 자리가 그만큼 의미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 창의력은 기존의 주어진 틀에서 결코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 사람이 교류하고 부딪치는 가운데서 나온다”고 전제하고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실제 사업을 운영하고 지원하는 임직원들의 생각도 나눠 동반성장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제도로 만들어나가자”고 독려했다.
‘내실있고 창의적이며 엉뚱한 얘기가 나오길 바란다’는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녹인 방 본부장은 오랜 시간이 걸린 분임 토론에 이은 발표회 대 자리를 뜨지 않고 의견을 경청하고 입장을 밝히는 등 열의와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협력업체 대표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토론회 이후 방 본부장은 “모처럼 생각지도 않은 좋은 방안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평가하고 “동서발전은 국내에서 협력사들이 닦은 실력과 실적 노하우들이 해외에서 몇 배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면서 “마치 달에 첫걸음을 내딛는 심정으로 사명감을 갖고 한 발 한 발 나아갈 것이며 업계도 지켜보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철 동서발전 동반성장센터장은 “중복된 내용도 있고 이미 시행중인 내용도 다시 거론된 부분은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도출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동서발전은 10여개국에 걸쳐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이들 사업에 중소기업 제품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말하고 “오늘 해외판로 분과에서 중소기업끼리 풀(POOL)을 꾸려 해외 바이어와 에이전트를 발굴하고 그들이 영업활동을 펼쳐 판로를 개척하자는 안이 나왔고 이에 대해 해외사업실이 자재 구매나 설비 유지보수 주기 등 정보를 주기적으로 주겠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이같은 안이 실제적으로 실행되도록 좀 더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워 지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NEP제품이나 R&D제품은 수의계약 제품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실무부서 담당자들이 감사나 공정거래법 등의 제약에 걸려 업무 추진이 위축되는 부분을 제도 개선해 과감하게 업무를 추진하도록 바꿔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봉구 하이트롤 회장은 “오늘 회의를 참석하면서 역시 1등하는 동서발전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고 도전과 열정이 꽉차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호준 BNF테크놀로지 대표는 “ 경쟁을 통해 기술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 실제적인 힘을 바탕으로 국내 보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중소기업의 몫이다”라고 규정하면서 “동서발전에서도 어느정도 자격이 된다면 중소기업 제품을 현장에 과감하게 적용하고 개선시켜 10년후 20년 뒤 경쟁력있는 회사가 나오는 기반을 마련하는 철학이 경영진뿐만 아니라 본사, 현장에서 같이 공유될 때 동서발전의 동반성장 의지가 중소기업들과 맥을 같이해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용주 동서발전 차장은 “오늘 심층토론을 거쳐 도출된 개선방안은 이달 29일 이길구 사장에게 보고 한 뒤 7월 9일부터 이를 제도화해 실무 적용하고 12월에 평가회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시행한 제도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방안을 더 검증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