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에서는 전력공급의 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독점체제와 경쟁시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하여 기술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발전기의 건설은 수직독점체제의 경우, 전력회사가 규제기관의 인가를 받아 발전기를 건설하고 경쟁시장의 경우에는 발전사업자가 미래의 상황을 판단하여 투자결정을 한다. 먼저 공급의 적정성에 대하여 정의하고 이것의 주요 항목인 발전기 투자의 의사결정에 대하여 독점체제와 경쟁시장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전력공급의 적정성(adequacy)
- 적정성의 정의
‘전력공급의 적정성’은 소비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지점에서의 지정된 표준(standards)과 계약상의 합의를 유지하고, 계획된 수준의 연속성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형태로서 전력을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발전계통의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장기 전력공급의 적정성은 첫째로, 일차 연료원의 접근가능성(access to primary fuels)이며 연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둘째로, 전력계통의 적정성(System adequacy)으로서 발전계통이 전력생산 및 수송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셋째로, 발전설비용량의 적정성(generation adequacy)은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발전설비용량 및 적정 발전기구성을 갖는 것을 뜻한다. 넷째로, 송전설비의 적정성(network adequacy)은 송전설비를 비차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송변전 투자비 회수를 보장하는 것이다. 다섯째로, 시장의 적정성(market adequacy)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장의 기능이 충분한가를 뜻하는 것이다. 단기 전력공급의 적정성은 전력의 실시간 공급(real-time demand/supply balance)과 관련되며 주로 전력 설비가 단기적 고장정지(forced outage)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하여 실시간에서의 시스템 전체로 본 계통운용의 신뢰도와 개별 설비의 신뢰도를 의미한다. 단기 전력공급의 적정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으로는 적정 운전예비력의 유지와 여러 종류의 품질유지서어비스 기능의 확보, 그리고 계통운용자의 수급균형 유지를 위한 적절한 시장운영체제의 확보 등이다.

- 적정성의 확보대책
전력공급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은 첫째, 시장참여자의 역할 및 의무사항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하는 것이다. 둘째, 경쟁시장에서는 발전기의 건설계획이 공급의 적정성에 의하여 영향을 받기 보다는 시장의 가격신호에 의하여 영향을 받으므로 시장가격에 대한 정치적 왜곡, 규제기관의 간섭 등을 최소화하고 도매가격의 상한규제를 적절히 하여 발전사업자의 위험(risk)을 축소하여야 한다. 셋째, 발전설비와 송배전설비는 투자비가 대단히 크고, 투자회수 기간이 길어서 자금조달에 관하여 은행(investment bank) 등 재무기관의 역할이 크므로 이들을 위하여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규제정책을 유지하여야 한다.

- 적정성의 책임
경쟁시장에서는 가격과 위험관리 측면의 개념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공급의 적정성은 가격의 수용성, 전원의 분산성, 자원의 적정성, 계통운용의 신뢰성 등과 관련된다. 수직독점체제에서의 공급의 적정성에 대한 책임은 집중화되어 있고 규제기관 및 전력회사가 책임을 맡는다. 경쟁시장의 공급의 적정성에 대한 책임은 규제기관, 계통운용자, 판매사업자, 최종소비자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시장참여자의 역할 및 책임의 명확한 인식이 중요하다. 최종소비자(end-user)의 공급의 적정성에 대한 수용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자원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친화적 제도의 운영도 중요한 부분이다. 경쟁전력시장은 이론적으로 자원의 최적 배분을 도출하지만 전제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외부성(externality), 시장실패, 규제실패 등으로 인하여 수급의 불안정을 유발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한다. 경쟁시장의 분산적 의사결정은 공급 적정성의 확보에 효율적이지만 전력시장에 대한 시장참여자의 학습과 적응에 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투자패턴, 수요응답(demand response), 무임승차문제, 과도한 위험기피 등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자원적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체계적 위험관리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독점시장에서의 공급의 적정성 확보
- 전력수급계획의 개요
독점시장에서는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공급의 적정성이 유지된다. 미래의 매 년도에 발생하는 전력수요를 만족시키는데 있어서 주어진 신뢰도기준(예: LOLP)을 유지하면서, 계획기간 동안에 있어서 매 년도의 발전기 건설비 및 운전비의 현가의 합(목적함수)을 최소로 하는 연도 별, 발전형식 별 건설용량을 결정하는 문제이며 주로 전산모형을 이용하여 해답을 구한다. 설비예비력은 공급신뢰도기준(LOLP: 0.5일/년)을 만족하는 설비용량을 확보하기 위하여 결정되며, 부하지속곡선의 형태 및 할인율의 선택에 따라 기저부하, 중간 부하, 첨두부하용 발전기의 구성이 변화한다. 이미 존재하는 발전기에 추가하여 발전기가 건설되는 것은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신뢰도를 만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건설대상이 되는 발전기는 중앙급전의 지시가 가능한 발전기(dispatchable unit)이며 운전 특성, 건설비(construction cost), 변동비(variable cost), 고장정지율(forced outage rate) 등의 자료를 이용한다. 이때에 발전기는 하나의 지점에 존재하고 전력수요도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발전설비확장계획이 도출된 이후에 송전망확장계획을 수립할 때에 발전기의 용수 공급 및 주변 환경의 영향을 고려하여 입지를 선정한다. 계획입안을 담당한 기관이 계획안을 작성한 다음에 환경문제, 에너지정책,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하고 정부는 이것을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서 공고한다. 규제기관은 발전기 건설계획을 인가하고 발전사업자가 적정 투자보수율(allowed rate of return)로서 건설된 발전기의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을 결정한다.
만약 전력수급계획에 의한 발전기 건설의 추진에 차질이 생기거나 수요가 급등할 경우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 유지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차질이 발생할 것이 예상되면 건설공기가 짧은 발전기의 건설을 앞당겨서 건설하여 대응하며 단기적으로는 부하관리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 송전망은 발전기의 전력이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설비이며 송전계획은 전력수요가 증가할 때 현재 가동 중인 발전기와 미래에 추가될 발전기의 전력이 부하지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추가적인 송전망의 건설을 계획하는 것이다. 송전망사업은 자연독점사업이므로 규제기관이 송전망사업자의 투자를을 인가하고 이에 따른 투자비를 적정 투자보수율(adequate rate of return)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송전요금으로써 회수할 수 있도록 한다. 송전선의 용량이 부족하여 전력수송에 제약이 있으면 값싼 발전기의 전력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며 총 발전비용이 상승한다. 지역 별 전력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되도록 수요지 근처에 발전기를 건설하여 송전선 투자를 최소화하고 발전기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역점을 둔다.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발전설비확장계획과 송전망확장계획의 특성이 달라서 동시에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발전설비확장계획이 수립된 다음, 발전기 입지선정과 관련하여 송전계획을 수립한다. 이 과정에서 송전계획의 확장계획에 따라 발전기의 입지가 결정된다. 발전기에 대한 투자비는 전기요금을 통하여 회수되므로 발전기를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따르는 투자비의 회수의 위험(risk)은 경쟁시장에서보다는 작고 소비자가 위험을 부담한다.

경쟁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
수직독점체제의 전력수급계획과 달리 경쟁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의 주요 관심사는 발전사업자의 판단에 의한 적절한 발전기 용량 및 투자시기의 결정, 발전기의 건설, 경쟁시장의 정확한 가격신호의 전달, 경쟁시장의 구조, 최적의 시장설계 등이다.

- 가격과 수익성
독점시장에서는 전력회사가 발전설비확장계획 수립에 필요한 경제성평가 자료를 계량화(internalize)하여 최소비용의 계획을 수립한다. 그러나 경쟁시장에서는 개별 발전사업자가 전력가격을 놓고 시장진입, 수익성 등을 판단하므로 수급 유지의 중요한 요소는 시간대 별 전력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참여자는 발전기의 투자를 결정할 때, 미래의 전력가격에 근거하여 투자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전력가격은 품질유지서비스(ancillary service) 가격, 용량시장 등이 존재하는 경우의 용량가격 등을 포함할 수 있다. 시장참여자는 가격변동에 대한 민감도 분석 또는 확률론적 분석을 할 것이며 특히 미래의 수급상황의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 적정 발전기 구성
발전사업자는 공급지장비용과 공급지장의 지속시간 등을 고려한 시간대 별 전력가격을 통하여 수입을 얻어 고정비와 변동비를 회수한다. 여기에서 시간대 별 가격은 kWh 당 단일 가격을 입찰하는 전력시장(energy only market)의 가격을 뜻하며 이 가격에는 고정비와 변동비의 회수비용이 포함된다. 가스터빈, 양수발전기, 수력발전기 등의 첨두부하용 발전기는 공급지장 비용의 크기 및 공급지장의 지속시간 등에 의하여 고정비 및 변동비의 회수가 크게 영향을 받으며 설비예비력 확보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중간 부하용 발전기는 첨두부하용 발전기의 운전시간 동안에 시장 가격과 자신의 변동비와의 차이를 이용하여 고정비와 변동비를 회수한다. 아래의 <그림 1>에서 X 시간 동안에 회수한다. 기저부하용 발전기는 첨두부하용 발전기의 운전기간 및 중간부하용 발전기의 운전기간 동안에 시장가격과 자신의 변동비의 차이를 이용하여 고정비와 변동비를 회수한다. <그림 1>에서 보면 Y 시간동안 회수한다. 공급지장비용(VOLL: Value of Lost Load), 공급지장의 지속시간(duration of loss of load) 등은 첨두부하용 발전기의 시장진입 및 용량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독점시장의 설비예비력 결정 및 신뢰도 유지와 동일한 작용을 하고, 발전기 구성은 부하지속곡선의 형태, 시간대 별 전력가격과 발전기의 고정비와 변동비의 비용회수 가능성과 관련하여 결정된다. 이러한 매년도의 발전사업자의 운영실적에 의한 판단이 발전기 구성의 기본이 되며 적정구성에서 벗어나는 발전기는 퇴출하여 자기수정(self correction) 작용에 의하여 적정 발전기 구성이 변화해 간다. 따라서 수직독점체제에서의 발전설비확장계획에서는 여러 해의 수요성장을 대상으로 하여 년도 별 최적 발전기 구성이 규제기관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경쟁시장에서는 매 년도의 수급상황과 발전회사 별 수익성 판단에 의하여 발전기 구성이 이루어진다.

<그림 4-8> 부하지속곡선과 적정 발전기구성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