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품 수출 전문 무역회사 지탑스 (G-TOPS:Global Trade of Power System)주식회사가 세계 무대를 향해 닻을 올렸다.
지탑스(주)는 남동발전과 남동발전 협력사인 ‘이업종 중소기업협의회’회원사 16개사가 연합해 설립한 (주)명품그로벌홀딩스가 각각 공동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중소기업과 뜻을 모아 수출대행 전문회사를 세운 예는 전력그룹사 가운데 남동발전이 처음이다.
지탑스호를 이끄는 초대 선장(船將)에는 남동발전에서 파견된 해외 수출 전문가 김 초사장이 맡아 현재 해외 판로와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남동발전의 브랜드파워와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력이 하나로 뭉쳐 해외 판로와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제품 수출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지탑스(주)는 동반성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롤 모델로 여겨진다.
남동발전은 향후 발전소 신규 건설사업과 해외사업 분야 등에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수출전문 무역회사 설립은 남동발전 이업종협의회의 숙원사업이었다.
2년 전부터 협의회 내부에서 수출은 하고 싶은데 엄두를 못내 던 몇몇 중소기업 사장이 수출 전문 무역상사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중소기업 여건 상 개별 기업이 별도로 해외 전담 영업 조직을 꾸려 운영하기도 어렵고 제품 공급과 자금 회수 등 해외 수출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초 중소기업들은 뜻을 같이하는 16개 회사끼리 모여 수출 전문 무역회사를 설립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중소기업이 세운 수출 전문 무역회사 자체도 중소기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제 역할을 충분히 못해낼 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남동발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남동발전이 참여하면 수출 전문회사가 힘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이업종협의회는 남동발전에 지분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동발전은 중소기업이 수출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돼야 한다는 판단아래 업체의 요구를 수용하고 지난 해 10월 지탑스(주)설립계획안을 이사회에 올려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업종 중소기업협의회 소속 16개사도 각각 지분율 4.4%씩 투자해 명품글로벌홀딩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성일SIM, BNF테크놀로지, KLES, 효림산업, 포미트, 하나에버텍, 터보링크, 아이스기술, 에너토크, 동서산업, 제이텍,에네스지,지오네트, 두온시스템, 티텍, 한양종합검사 등 16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지난 해 11월 남동발전은 명품글로벌홀딩스와 ‘중소기업 제품 수출 전문회사 공동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진 후 법인 설립에 가속도가 붙었다.
협약에 따라 ‘명품글로벌홀딩스’는 지분의 71%를 남동발전은 지분의 29%를 각각 출자해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제품 수출 전문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이날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은 “중소기업의 수출을 촉진하고 공기업으로서 공생발전을 실천하기 위해 함께 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협력 중소기업 제품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남동발전과 주주간 협약을 마친 중소기업들은 지탑스(주)를 이끌 초대 사장을 뽑는 것도 남제로 부각됐다.
16개사 대표 모두가 운영하는 회사를 가지고 있어 지탑스(주)를 맡을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명품 글로벌 홀딩스는 이번에도 남동발전에 사장을 맡을 사람을 요청했다.
대표이사 선임절차는 명품 글로벌 홀딩스가 주관해 남동발전에서 응모한 4명의 후보를 평가했다.
남동발전 팀장 1명, 에너지기술평가원 PD 1명, 컨설팅 회사 수석 컨설턴트 2명, 전 두산중공업 상무가 평가위원으로 나서 후보자를 심사하고 김 초사장을 적임자로 뽑았다.
김 초 초대사장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에 사옥을 마련하고 1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신고(SPC) 승인을 마치고 마침내 2월 20일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지탑스(주)는 29일 한전 본사 한빛관에서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을 비롯 임직원과 주주사, 협력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식을 갖고 회사 출범을 대내외에 알릴 예정이다.


김 초 지탑스(주) 초대사장 인터뷰

“남동발전과 중소기업이 뜻을 모아 설립한 지탑스(주)의 중책을 맡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런 한편으로 새로운 희망으로 가슴이 설레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지탑스(주)를 기획· 창업하는 전 과정에 참여하고 초대 사장에 취임한 김 초사장은 2월 회사 설립이후 쉴새없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한 달 가운데 10일은 해외에서 보내고 10일은 국내기업을 찾아가다보니 회사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10일 남짓이다.
김 사장에게 응모에 나선 배경을 묻자 “지탑스(주)가 하는 사업은 결국 중소기업을 돕는 일”이라며 “국내 중소기업을 위해 세계를 무대로 뛰고 그들 기업이 매출을 올려 성장하면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주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도 설령 다시 남동발전으로 돌아가더라도 3년간 회사를 운영한 경험과 전 세계 사람을 만나 쌓은 네트워크가 남동발전에도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동반성장추진팀에서 일하면서 중소기업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발전소 설비 담당자로 근무할 당시에는 업자(을)와 발주자(갑)의 관계로 중소기업 사장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고객인 동반성장추진팀에 몸담아 지원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되었습니다. 특히 첨단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도 그 때 비로소 알게됐습니다.”
그런 그도 막상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마음 고생을 겪었다.
“모회사가 출자했다고는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난다는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의사 결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요. 아마 한 달 보름 가량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한 때의 갈등을 접고 가치있는 일을 선택했고 사장직에 응모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낙점받았다.
한 번 마음의 결정을 내리면 불도저처럼 물불을 안 가리는 남편의 성격을 잘 아는 부인도 결정이 내려지자 응원군으로 나섰다.
현재 지탑스(주)는 법인 설립이후 국내 25개 기업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60여개 제품에 대해 해외 영업기반을 마련하고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전시회를 시작으로 제품 홍보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기술력있는 국내 중소기업과 계속해서 대리점 계약을 맺어 공급 제품군을 다양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탑스(주)는 사업 첫 해인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 수출에 주력키로 방침을 정했다.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O&M, R&M, 신규 발전소 건설 등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남동발전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첫 해외 로컬 파트너로 중동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카누 그룹(Kanoo Group)과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중이다.
카누 그룹은 120년 전통의 기자재공급 무역상사로 연간 매출 규모가 3조원에 이르며 본사를 바레인에 두고 있지만 주 활동 무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지난 2월 김 사장은 카누 그룹 P&IP사업본부 총괄책임자와 사업개발팀장을 만나 카누 그룹에 제품을 공급하는 길을 텄다.
양사는 업무 협의를 통해 앞으로 국내 제품에 대해서는 지탑스(주)가 총괄해 P&IP에 공급하고 현지 영업맨으로 활동할 P&IP 엔지니어 4명에 대해 3~4개월간 교육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지탑스(주)는 7월 내에 카누 그룹과 판매대행 계약(Agency Agreement)을 맺고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한 중동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탑스(주)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동시장의 50%를 점유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의 메이저 회사인 SEC, SWCC, 아람코에 납품하는 실적을 쌓으면 나머지 중동 국가의 공략이 한결 쉬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의 확보만큼이나 로컬 파트너의 확보도 중요하다”는 김 사장은 “전 세계를 상대로 대륙별, 국가별 파트너를 계속 발굴해 수출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설정한 지탑스(주)의 비전은 ‘비전을 현실로(From vision to realty)'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탑스(주)가 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 단지 꿈으로 여길지도 모릅니다. 주변에 염려하는 분들도 실제로 계십니다. 그렇지만 지탑스(주)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반드시 꿈을 현실화시켜내겠습니다.”
언제 성과가 가시화되는냐는 기자의 성급한 질문에 “이제 출범한 지 3개월 된 신생기업이 목표치를 내놓는 게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조직을 거느린 큰 기업도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 최소 3년이 걸리는 비즈니스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는 것은 장담하기 어렵다”며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기반을 충실히 닦고 다져나가면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 지탐스(주)가 가야하는 길 위에는 많은 장애물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당당히 맞서 이겨내고 개척해 희망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동발전이라는 큰 태산과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등에 업고 세계로 세계로 뻗어 나아갈 것입니다. 지켜 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