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전력계통의 각 구성요소인 발전, 송전, 배전, 그리고 소비자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전력계통이란 것은 발전, 송전, 배전 등의 요소가 결합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전력계통을 계획하고 전력설비를 건설하고, 운용하여 소비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전력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전력사업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한 다음에 전력계통의 운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전력사업과 전력계통의 운용

저수지를 운영하여 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예로 들어서 전력사업을 설명한다. 발전1, 발전2, 발전3이라고 하는 급수펌프와 저수지, 물 소비자로 구성된 시스템이 아래에 주어져 있다. 저수지를 운영하려면 매 순간 저수지에 들어가는 물의 흐름(리터/초)의 합이 수요1, 수요2, 수요3에서 매 순간 사용되는 물의 흐름의 합과 일치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수면이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따라서 저수지를 운영하여 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서는 일정한 높이의 수면이 유지되어야 한다.

 수요1이 물의 사용을 증가하면, 즉 흐름을 증가하면, 이에 맞추어 급수펌프의 물의 흐름이 증가하여야 하며 이것은 3 개의 급수펌프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담당하여야 한다. 각 급수펌프는 수요1, 수요2, 수요3의 흐름의 변화에 따라 물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물의 사용이 증가하면 급수펌프의 용량을 증가하여야 한다. 급수펌프의 설치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미래의 물의 사용량을 예측하여 급수펌프를 미리 설치하기 시작하여야 한다. 또한 급수펌프가 사용 중에 고장을 일으킨다면 건설되어 있는 예비용 급수펌프를 가동하여야 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수요1, 수요2, 수요3에 물을 공급하려면 발전1, 발전2, 발전3에서 급수하는 비용의 합이 최소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의 사용료가 상승할 것이다. 저수지와 파이프를 통하여 물을 공급하는데 손실이 없고 파이프의 용량에 제한이 없고 매 순간 급수펌프의 흐름의 합과 사용되는 물의 흐름의 합은 같아야 한다는 조건 아래에서는 발전1, 발전2, 발전3의 증분공급비용이 같아지는 수준에서 각 급수펌프의 흐름이 결정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분공급비용이란 물의 흐름을 한 단위 증가할 때에 필요한 추가적 비용을 뜻하는 것이며 각 급수펌프마다 비용은 다르다. 얼핏 보면 가장 비용이 낮은 급수펌프를 먼저 최대용량으로 가동하고 차례로 높은 비용의 급수펌프를 가동하여야 할 것 같으나 물의 수요와 공급은 매 순간 일치하여야 한다는 제약조건을 만족하여야 한다면 이것은 최소비용으로 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될 수 없다.

물 공급사업에 이어서 전력사업으로 이동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급수펌프 측을 발전계통, 저수지를 송전계통, 그리고 수요1, 수요2, 수요3에 연결된 파이프 부분을 배전계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판매사업자는 발전과 수요 사이에서 전력을 구매하여 사용하도록 알선하고 전기요금 청구서를 발송하고 전기요금을 징수한다. 전력사업의 송전망은 저수지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의 형태가 아니고 송전선이 그물처럼 전국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전기는 빛의 속도로 전달되고 저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발전하는 즉시 소비자가 사용하게 된다.

저수지의 수위와 유사한 개념으로서 주파수가 사용된다. 여기의 주파수는 교류 전력계통에서 전압의 방향이 1 초 동안에 바뀌는 횟수를 뜻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파수가 60으로 유지되고 소비자는 주파수가 60인 교류전압이 공급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모터 등의 전기기기를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주파수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공급과 수요가 매 순간 일치한다면 수면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처럼 주파수가 60으로 유지된다. 저수지의 경우에는 수위의 변동에 일정한 범위가 주어질 수 있지만 전기의 경우에는 수위(주파수)가 더 엄밀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전력계통의 주파수 유지가 저수지 수위를 유지하는 것과 다른 점은 각 발전기의 출력의 합계가 매 순간 총 수요와 일치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발전기가 같은 주파수에 맞추어 회전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동기운전(synchronous operation)이라고 한다.

물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매 순간 각 급수펌프 내의 물의 흐름을 측정하여 합하고 소비자가 사용하는 물의 흐름을 합하여 비교하여 볼 필요가 없이, 저수지의 어느 곳에서나 막대기를 설치하여 수위를 읽으면 되고, 전력계통의 경우에는 각 발전기의 출력을 매 순간 합하고 전국의 모든 지점에 나타나는 부하를 모두 합하여 비교하여 보지 않더라고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전압의 파형을 관측하여 주파수를 알아내면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주파수는 전력계통의 어느 곳에서나 같은 값을 갖기 때문이다. 이 주파수의 편차가 생기면 운전 중인 각 발전기의 조속기(governor)는 이를 감지하여 출력을 변화하여 주파수를 60으로 유지한다. 이것을 부하주파수조정(load-frequency control)이라고 한다. 이 기능은 계속 작동하며 이것으로 주파수 조정은 가능하지만 연료비를 최소화하는 각 발전기의 출력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5분에 한 번씩 경제급전을 위한 프로그램이 작동하여 각 발전기의 출력을 재배분한다.

물의 판매와 마찬가지로 전력사업도 소비자의 수요를 최소의 비용으로 만족하기 위하여 운전 중인 각 발전기의 출력을 조정하여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여야 한다는 제약조건만 존재하며, 송전선의 용량에 제약이 없고 전력의 흐름으로 인한 선로의 손실이 없다면 각 발전기의 증분연료비가 같아지는 수준에서 각 발전기가 출력을 내면 된다. 이것이 가장 간단한 형태의 경제급전(economic dispatch)이론이다. 물론 선로의 손실이 있거나 송전선 용량의 제약 등 여러 종류의제약이 존재하면 더 복잡한 최적조류계산(OPF, optimal power flow) 모형이 사용되어 최소비용을 공급을 위한 발전기의 출력을 결정하여 배분한다.

그림에서 보면 4 개의 발전기가 여러 곳에 위치하고 8 개의 지점에서 소비자가 전력을 사용한다고 할 경우에, 각 발전기의 연료비 함수, 선로의 용량, 각 지점의 수요가 파악되면, 최적조류계산 모형은 발전계통의 총 연료비를 최소화하는 4 개 발전기의 출력을 결정한다. 이때에 연료비의 최적화 가운데에는 송전망 및 배전망에 전력이 흐름으로써 발생하는 손실도 부하로서 작용하여 전체 연료비를 증가하는데 역할을 한다. 만약 두 지점 A와 B 사이의 송전선의 용량이 작다면 이것은 송전제약으로 작용하여 이곳을 흐르는 전력 조류가 선로용량을 벗어나지 않도록 각 발전기의 출력이 조정되며 이로 인하여 전체 연료비는 송전선로의 용량제약이 없을 경우보다 증가한다. 컴퓨터 시스템(EMS, energy management system)이 몇 분 간격(보통 5분 정도)으로 이 계산을 실행하여 현재 운전 중인 발전기의 조속기(governor)에 증가 또는 감소의 신호를 보내서 각 발전기의 출력이 재 배분된다.

그리고 발전기는 유형에 따라 운전특성이 다르므로 계통운용자는 수요의 변화에 응하여 출력을 변화시켜 주파수 및 전력계통 운용의 기술적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여러 유형의 발전기를 구성하여야 한다.

발전계통을 운영할 때, 즉 급전을 할 때에는 발전설비는 주어진 것으로 한다. 다시 말하면 수요가 증가하였다고 하여 현재의 설비용량을 증가할 방법은 없는 것이다. 물의 예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발전기는 건설기간의 차이에 따라 9년 전에 건설을 시작하여 준공한 발전기, 6년 전에 건설을 시작한 것, 또는 2년 전에 건설한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9년 이전에 건설되어 발전을 시작한 것도 많이 있다. 현재 발전계통을 운영하면서도 미래의 수요증가를 예측하여 미리 발전기를 건설해야 한다.

발전기를 건설할 때에는 언제 얼마만큼, 어떤 유형의 발전기를 건설할 것인가에 대하여 매년 의사결정을 하여야 하며 이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설비예비력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면 발전기 건설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미래의 어떤 년도의 예측된 년간 수요를 대상으로 하여 설비예비력을 결정한다. 이것을 결정할 때에는 총 설비용량을 가지고 1년 동안 발전설비를 운용할 때에 수력발전소의 수위저하, 발전기의 성능감소, 발전기의 예방정비를 위한 발전기의 정지 등에 따른 총 발전용량의 감소 등을 고려하여 1년 8760 시간 동안에 발전용량의 합계가 수요보다 낮게 될 시간이 얼마인가를 계산한다. 발전설비는 불시에 고장 정지(forced outage)를 일으키므로 확률적 고장정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 시간이 정해진 기준시간(신뢰도기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발전설비를 갖도록 발전기 건설계획을 수립하며, 이렇게 하여 정해진 여유설비가 설비예비력이며 이것을 년간 최대수요의 몇 %라고 표현한다.

다음 그림은 미래의 어떤 날의 일별 수요곡선 및 운전예비력을 나타낸다. 계통운용 단계에서는 해당 일에 고장정지를 일으키지 않은 발전기를 이용하여 발전계획을 수립하며 이때에 운전예비력(operating reserve)의 확보량을 결정하여 운전한다. 즉 얼마만큼 발전기를 기동하여 운전예비력(순동예비력과 대기예비력의 합)을 확보하고 시간대 별로 수요의 변동 및 발전기의 탈락 등에 대비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이다.

설비예비력을 많이 보유하면 수요의 변동에 따라서 발전계통을 운용하는 것이 쉽지만 투자비가 너무 많이 소요되어 전기요금이 상승할 것이며 너무 작게 준비하면 미래에 나타날 수요를 만족하지 못할 확률이 많아지고 소비자의 전력사용에 지장이 많이 발생하지만 전기요금 상승은 적다. 따라서 적정 설비예비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전력사업의 계획과 운용의 문제에는 비용의 최소화, 전력공급신뢰도의 유지 사이의 trade-off, 그리고 전력요금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지금부터는 전력계통의 운용을 설명하기 위하여 동기운전, 주파수 등에 관하여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