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외톨이로 여겨지는 것’이다. 당신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다.”

- 마리엘라 자르토리우스의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중에서 -

돌아보면 젊은 날들은 참 외로웠습니다.

외로워서 누군가를 찾게 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함께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있고 싶어졌고, 혼자 있으면 다시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반복재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혼자 있어서 외로웠던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게 서툴렀지만 사실은 자신과 마주하고 관계하는 게 더 서툴렀던 때였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혼자 있는 것과 외로움을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스스로 혼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지 못하다보니 외로움이 무서워 고독까지 멀리했습니다.

고독과 외로움은 판이하게 다른 것인데도 말이지요. 영어에는 고독과 관련된 두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고독solitude'과 ‘외로움loneliness'입니다. 물론 둘 다 ‘홀로 있는 alone’ 상태는 같습니다.

하지만 ‘고독solitude'은 관계에서 스스로 물러나 자신을 벗 삼고 있는 능동적인 홀로 있음입니다. 그에 비해 ‘외로움loneliness'은 사람과 단절되어 누군가를 갈구하는 공허의 시간입니다. 고독이 ‘내적 충만’이라면 외로움은 ‘내적 공허’인 셈이지요.

고독은 외로움도 아니고 도피도 아닙니다. 고독은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며 스스로 삶을 채우는 시간입니다. 어쩔 수 없이 홀로 되면 외로워지지만 스스로 홀로 있음을 선택하면 충만해집니다.

마치 나비가 되기 위해 스스로 실을 감아 고치가 되는 번데기처럼 자기실현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고독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낯설고 깜깜하고 두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독은 이내 당신을 위로해주고 당신을 채워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삶이 외롭고 시들어가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당신에게는 고독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홀로 있음을 선택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