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중인 21개 원전 가운데 20개 원전에서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한수원 계측제어설비 정비용역 입찰 ‘전쟁’이 18일 마무리된 영광원자력본부를 기점으로 반환점을 넘어섰다.

예정가격이 약 2,000억원에 이르는 총 10개 발전소 20개 원전의 정비용역 주인을 가리는 이번 입찰 전쟁은 포스코ICT가 삼창기업의 원자력사업 부문 인수 등으로 ‘변수’가 작용했지만, 6개 발전소 입찰 결과는 큰 이변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18일 영광원자력본부 입찰 결과, 삼창기업이 계약기간 2년의 영광1발전소(약 134억원), 세종기업이 영광2발전소(계약기간 3년/약 215억원), 한전KPS가 영광 3발전소(계약기간 3년/약 208억원)의 낙찰(예정)업체로 선정됐다.

영광원전 입찰은 기존 4개사가 서로 경쟁하는 구도로 진행됐다. 삼창기업은 1발 입찰에서 이성엔지니어링을 따돌렸고, 세종기업은 2발 입찰에서 한전KPS를 따돌렸다. 3발 입찰에서는 한전KPS가 삼창기업을 따돌리면서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이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0월 20일 울진 3발전소 계측제어설비 정비용역 입찰에서 낙찰된 후 약 188억원에 한수원과 3년간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1일 공사착공에 들어간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월성원전 1,2발전소 입찰에서는 기존 수행업체인 삼창기업과 한전KPS가 각각 수주했다.

반환점을 돈 이번 입찰의 최대 이변은 울진원자력본부 제3발전소의 입찰결과다. 기존에는 삼창기업과 이성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으로 계측제어 설비 정비 용역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입찰 결과 이성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이라는 인큐베이터를 벗어나 단독 수주한 것이 가장 큰 이변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입찰 결과는 별다른 이변없이 기존 업체가 수행중이던 발전소에서 낙찰자로 결정되고 있다”며 “그나마 변화는 울진3발 정도”라고 설명했다.

2011년 계측제어설비 정비 용역 입찰은 2,000억원(예정가격) 시장의 향배를 가른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모아 왔다. 이런 가운데 계측제어 정비용역의 대표주자로서 군림해 왔던 삼창기업이 포스코ICT에 원자력사업 부문 등을 매각키로 하면서 큰 변수가 생겼다.

일부에서는 이번 입찰 결과 기존 계측제어설비 시장에 지각변동일 일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 뚜껑을 열고 보니 삼창기업과 한전KPS가 2개 발전소를, 세종기업과 이성엔지니어링 등 2개 업체가 각각 1개 발전소에서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 이성엔지니어링의 울진3발에서의 단독 수주를 제외하고는 기존 수행 업체가 해당 발전소 입찰을 수주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고리원전 1,2발전소 입찰과 울진원전 1,2발전소 입찰은 기존 수행 업체가 다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서 여러 평가기준을 내 놓았지만, (물론 변수는 있다)관련 업계는 발전소(원자력 또는 화력) 시운전정비 공사 또는 경상정비공사에서의 유경험 인력(최근 5년동안 당해공사에서 2년 이상을 작업한 경력)의 확보 여부가 이번 입찰에서의 낙찰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하나 기존 발전소에서의 수행여부도 관건이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입찰이 완료된 6개 발전소(12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발전소 입찰에서는 기존 수행 업체인 삼창기업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남은 4개 발전소 물량을 삼창기업이 수주할 경우, 기존 수행 물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이럴 경우, 포스코ICT가 인수를 결정한 삼창기업의 원자력사업 부문의 매각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수원 계측제어설비 정비용역 시장은 삼창기업, 한전KPS, 세종기업, 이성엔지니어링, 맥스파워, 하나에버텍 등 기존 6개 유자격업체가 비핵심분야인 52%의 물량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입찰이 시작되기 전 삼창기업은 67%인 13기의 원전에서 용역을 수행한 바 있으며, 한전KPS는 4기를, 세종기업이 2기를, 이성엔지니어링이 1기의 원전에서 용역을 수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