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마들주민회, 민주노동당 등 시민사회단체는 16일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흥국생명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방사능에 오염된 폐 아스팔트 방지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들주민회, 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회, 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환경을 사랑하는 중랑천사람들 등의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참여했다.

지난 1일 환경운동연합 등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 주택가에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방사능 아스팔트’가 존재한다며 이에 대한 전면조사 및 처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에 따라 노원구는 지난 4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로 확인된 300여 톤의 아스팔트를 이틀 동안 걷어낸 바 있다.

문제는 해당 폐기물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보내야 하지만, 노원구의 한 근린공원 내에 보관되면서 발생했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16일 기자회견 성명서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 유출과 차폐를 위해 관련 규정에 맞는 용기와 장소에 보관돼야 하지만, 현재 폐 아스팔트는 일반부대에 담겨 천막을 덮었을 뿐 어떤 안전 사항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주민들과 지자체는 방사성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지만, 정작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할 정부와 원자력 안전 당국은 상황을 수수방관하며 심각한 직무유기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사능 방호에 대한 책임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8일 월계동 아스팔트에서 기준치의 2-3배 이상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지만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아스콘 재료에 혼입된 사실에 대해 관리 당국으로서 대국민 사과는 물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는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원자력안전위는 오히려 폐기물 처리를 위한 계획 수립과 재원 마련을 비롯한 전적인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려고만 했다”며 “위험한 방사성폐기물이 주택가에 이어 공원에 방치됐다는 사실에 놀란 인근 주민들은 반발하며 폐기물의 조속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당연한 비난을 받아야 할 기관은 바로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라며 “원자력안전위가 방사성폐기물 아스팔트 처리를 위해 한 일은 노원구 관계자에게 구두로 ‘자문’을 해준 것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자치구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재원마저도 정부는 자신의 책무가 아닌 양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직무유기를 강력히 규탄하고,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리에 대해 책임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현재 노원구의 한 공원에 보관된 방사성폐기물을 주먹구구식으로 다른 장소로 다시 이송시키지 말고, 정부와 원자력안전위가 궁극적인 대책을 마련한 뒤에 폐기물을 관리해야 하며, 그에 따르는 계획 수립과 재원 마련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