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신 한수원 사장이 협력 중소기업을 방문, 관련 회사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회적 약자가 기회를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 전체 공동체의 발전을 추구하는 새로운 발전모델인 ‘공생발전’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새로운 시장개척, 기업생태계의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의 한 축으로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공공기관들은 장애인을 비롯한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이어 청년 구직자의 취업상담과 채용정보 제공 사회적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 김종신)이 사회적 약자 및 취업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로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사회형평적 채용’을 실시하면서 일찌감치 앞장서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170명이 넘는 인원을 사회형평적 채용을 통해 선발했다.

한수원은 장애인 및 국가보훈대상자를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는 이른바 ‘사회형평적 채용’을 시행, 올 상반기에 이미 71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사회적 약자 및 취업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공정사회 실현에 앞장서기 위해 2차로 101명을 선발했다. 올해 한수원이 ‘사회형평적 채용’으로 선발한 인원만 172명인 셈이다.

한수원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용확대를 위해 2012년까지 국가보훈 대상자 고용을 약 900명(10%이상), 장애인 고용을 약 300명(3.2%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김종신 한수원 사장

■ 신규채용 절반이상 지방대…고졸 채용도 정례화
지방대 졸업생에 대한 문호도 활짝 열었다. 한수원은 ‘지방대 채용할당제’를 도입,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지방대 졸업자가 70% 비중을 차지할 때까지 추가 합격시키기로 했다. 2009~2010년 한수원의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지방대 졸업자는 이미 61% 수준이다.

하반기부터는 지방대 비중을 65%로 확대하고 내년엔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정부가 권고하는 지방대 졸업자 채용비율 30%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한수원은 고졸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올 한해에만 총 330명의 고졸 정규직 사원을 선발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선발예정인원의 30%이상을 고졸사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수원은 현재 전국 마이스터고 2012년 2월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고졸 정규직 신입사원 30명 선발을 위한 전형을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10월엔 공기업 최초로 전국 마이스터고 2학년생을 대상으로 200명을 선발, 졸업시까지 인턴과정을 밟게 하고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시 채용예정인원 250명 중 100명을 고졸자에게 할당, 채용키로 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지방대 졸업자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공기업이 앞장선다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이라며 “고졸 신입사원도 대졸 출신과 비교해 급여나 처우 뿐 아니라 승진 등에서도 차별 받지 않고 실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내부규정도 고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경영? 왜?
한수원은 단순 원가절감을 위한 공급자 관리 일환이나 정부 권장정책에 따른 일시적ㆍ일방적이 아닌 협력중소기업과의 진정한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생협력은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외자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품제작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우수 중소기업을 육성코자 하는 것이다.

원자력산업은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매우 커 일자리 창출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한 ‘성장산업’이다. 중소 협력기업은 원전건설이나 유지보수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협력사들의 성장해야 한수원도 함께 성장한다는 비전 아래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21세기는 개별기업 간 경쟁이 아닌 기업 네트워크간 극심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따라서 한수원은 협력사와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구성, 서로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 기술개발 역량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Open Innovation’으로 동반성장해 세계 원전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 내부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나?
한수원은 동반성장 업무를 적극 추진키 위해 인프라와 프로세스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 지난해 ‘동반성장 전담부서’를 보강했다. 인원을 5명에서 10명으로 확대했고, 공급자 관리 업무와 일반자재 계약업무를 흡수해 고객 창구역할에서 역량강화 지원ㆍ연구개발지원ㆍ판로확대 지원, 계약 등 전 프로세스를 포괄할 수 있는 조직으로 환골탈태시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CEO의 상생경영 의지가 전 직원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도록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동반성장 슬로건을 모집, ‘중소기업의 큰 꿈, 한수원이 함께 하겠습니다’를 선정해 동반성장 추진의 틀을 다졌다. 여기에 CEO가 주관하는 ‘동반성장 비전 선포식’을 개최해 전 직원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의지를 고양시키는 등 동반성장 문화가 전사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했다.

동반성장과 관련된 주요사업으로는 크게 ‘인력 및 자금지원’, ‘중소기업과 한수원의 산학연 R&D 개발’, ‘국내외 판로 확대’ 등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인력지원 분야는 테크노 닥터 및 테크노 멘토를 중소기업에 파견해 경영을 지원하거나 한수원의 원자력교육원에서 전문기술인력양성 지원사업 등을 시행했다. 또한 자금지원분야는 기업은행에 한수원 자금 300억원을 예치, 한수원 협력사에 일반 신용대출 대비 최대 1.4%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한수원뉴파워대출’과 선금의 조기집행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또한 한수원은 지난달 15일 공공기관 최초로 2차 협력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2.4% 저리로 12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위해 기업은행과 ‘한수원 동반성장협력대출’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2차 협력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시행한 바 있지만 전력그룹사를 비롯한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수원이 최초다.

■ 공공기관 동반성장의 견인차
한수원은 2차 협력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무이자로 기업은행에 50억원을 예치하면 기업은행은 예치금의 2.5배의 특별기금을 조성, 한수원의 협력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해준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수원 뉴파워대출’ 및 ‘파워에너지론’ 등 금융지원 제도를 시행해 왔으며, 40개 ‘동반성장촉진 Action Item’의 ‘동반성장 확대추진계획’을 수립해 8월부터 본격 시행에 나서는 등 원자력산업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넘어 전체 공공기관 동반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올 초 중소기업 현장방문과 ‘찾아가는 간담회’ 등을 시행, 자금조달과 판로확대가 협력중소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임을 인식해 이번 지원제도인 ‘한수원 동반성장협력대출’을 시행토록 지시한바 있다.

■ 한수원과 협력사 기술역량, 세계적으로 증명
둘째, 중소기업과 한수원의 산학연 R&D개발 분야에서는 원전 안전성을 제고해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과 외국산 기자재의 국산화를 위해 2001년 이후 210억원을 투자, 70개 품목을 개발해 554억원 어치 구매와 375억원의 외화를 절감했다.

실제 한국원자력기술(주)과 공동으로 개발한 ‘피동형 수소 재결합기(PAR)’는 유사시 격납용기 내의 수소압력을 낮춰 폭발을 예방하는 제품으로 현재 한창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에 적용했으며, 국내 원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은 약 376억원의 매출을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WEC 등 세계적 원전사업자도 구매 문의가 있어  한수원과 협력사의 기술역량이 전 세계적으로 증명됐다.

마지막으로 국내 판로분야에서는 원전의 기전설비 정비공사 분리발주를 시행, 정비업체 저변확대 및 중소 민간업체의 수주 기회를 넓혀 참여 협력사의 매출이 약 117억원 증가했다. 해외판로 분야는 협력사와 해외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키 위해 캄보디아 푸샷 1호기 수력발전 사업개발권을 공동으로 확보, 약 1억 5,5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달성한 바 있다.

한수원은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서 협력사의 역량강화 및 원전 안전성 확보와 국산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키 위해 연구개발 분야의 개선방안을 마련, 해외 판로 개척분야에 새로운 사업을 적극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 역량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업무제휴로 협력사 대상 기술컨설팅 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원자력산업에 적합한 상생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등 상생협력 수준을 한 단계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한수원은 중소기업들과 ‘중견사원 교류제’를 시행, 한수원 직원을 협력사에 파견하는 등 한수원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는 등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