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홍 한전 경영연구소 에너지경제팀 선임연구원

미국의 전력산업은 권역별로 광역송전기구인 RTO와 독립계통 운영자인 ISO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RTO는 송전망 개방에 의한 경쟁촉진과 송전계통의 광역 운영에 의해서 보다 효율적인 전력 공급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송전망을 소유·운영하는 모든 전기사업자에게 RTO의 자발적인 설립과 참가를 권고한 Order 2000과 함께 FERC의 주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왔다. ’10년 까지 승인된 RTO/ISO는 권역별로 캘리포니아 CASIO, 펜실베니아 PJM, 뉴욕 NYISO, 미시간 MISO를 포함하여 총 7개가 존재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체계를 살펴보면, 주(州)간의 거래는 연방규제위원회 FERC, 주(州)내는 공익위원회 PUC가 담당하는 구조로 이원화되어 있다. FERC는 전력, 가스, 석유 등 에너지원 규제를 담당하며 송전과 주간의 전력 도매거래를 규제한다.

반면 PUC는 주정부 산하 유틸리티 부문의 규제기관으로 전력, 가스 등의 주내 소매거래 및 가격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은 ’08년 기준으로 약 3,270개의 일반 전기사업자가 존재하며 이는 한국의 약 8배 규모이다. 이 중 투자자소유 전력회사는 약 200개로 미국 내 총 고객의 68%의 전력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공영전력회사는 약 2,000개의 사업자가 존재하며 총 고객의 15%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 협동조합 전력회사는 13%, 전력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하거나 소매시장에서 소매 공급하는 Power Marketer가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10년 신규 설비용량은 19,850MW로 ’09년 총 설비용량 대비 1.7%가 증가하였으며 이에 총 설비용량은 1,141,540MW에 달한다. 이는 국내 총 설비용량의 약 15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신규 설비용량을 에너지원별로 보면 천연가스가 7,230MW 증가하였으며 신규설비용량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탄은 신규설비용량의 34%, 풍력은 2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전기사업자의 ‘10년 총 매출액은 3,700억불로 전년 대비 약 4.9% 성장하였다. 총매출액 상승은 전년 대비 판매단가와 전력생산량 증가에 기인하며,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약 0.6% 상승하였고, 전력생산량은 약 4.3% 증가하였다. 

한국과 미국의 전력산업을 비교해 보면 ’10년 한국의 총 전력생산량은 474TWh로 미국의 4,120TWh 대비 약 11% 수준으로 규모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발전원별로 살펴보면 양국 모두 석탄이 주 전원으로 한국은 총 전력생산량의 42%, 미국은 45%를 석탄 발전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비중은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한국은 원자력이 총 전력생산량의 31%, 미국은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NG는 한국이 22%, 미국이 24%로 점유율 측면에서는 미국이 다소 높다. 다만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생산량은 한국이 총 전력생산량의 약 1%를 차지하는데 비해 미국은 약 4.5% 정도로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판매단가 측면에서는 미국은 국내 대비 주택용은 130%, 산업용은 103% 수준으로 높은 판매단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 발전용 연료비는 국내 대비 석탄은 61%, LNG는 4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미국 대비 높은 발전용 연료비에도 불구하고 판매단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석탄 위주 전원구성에서 자국산 소비가 가능한 가스전원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州별 RPS규제 및 탄소거래 정책을 반영하여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CCS, IGCC 등 기술개발 확대를 통해 기후·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 여건상 당분간은 원자력, 석탄 등 저원가 발전에 지속적으로 의존 할 수밖에 없으나, 향후 환경규제 목표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의무사업자를 제외한 민간부문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는 전력가격의 현실화 없이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국내는 발전 연료의 전량수입에 따른 연료가격 변동에 취약한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연료비연동제 등 요금제도 시행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합리적인 전력소비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