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호 남부발전 녹색발전전략처 동반성장팀장

‘지혜를 키우는 사람’을 시작합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을 추천받아 인터뷰 하는 코너입니다. 첫 인터뷰어로 이충호 한국남부발전 녹색발전전략처 동반성장팀장을 만나 사회적 가치를 나누기 위한 고민과 그의 지혜를 들어 봤습니다.

정부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기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의 육성을 위해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을 상대로 사회적기업의 생산품 구매율을 3%이상(연간)으로 지정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하나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함께 나누자는 데 있음이 읽혀진다.

하지만 7월 현재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는 물론, 정부의 경영평가 대상인 공공기관들의 사회적기업 생산품 구매율은 0% 수준.

공공기관 대다수 실무자들은 이에 대해 “사회적기업이 생산하는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고 한정적인데다가 중증장애인 단체와 국가유공자 단체의 생산품목과 겹치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한국남부발전(주)(사장 남호기)의 올 상반기 사회적기업 물품의 구매 규모 역시 “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남화력이 면장갑을 두 차례 구매한 게 전부다.

이충호 동반성장팀장에게 구매 확대 방법을 물었다. 답변은 “아직….”이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아직”이라는 말 한마디로 방안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속내를 기자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아직”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고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다짜고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을 육성, 발전시킨다는 것은 전적으로 찬성이다”면서도 “취지에 걸 맞는 제도적 뒷받침”을 아쉬워했다.

이충호 팀장은 “중증장애인 단체나 국가유공자 단체 생산품은 수의 계약이 가능하지만 사회적기업 제품은 우선구매 품목도 아니고 수의계약 근거도 없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좋은 취지에 맞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늦었다는 감은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제품이나 사회적기업 생산품을 합리적으로 많이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고 있다. 남들 따라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일하는 보람도 없다. 또 그러한 사고로 업무를 추진해서는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공공기관 대다수가 제도적 보완점을 해결하기 전에는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데다가 참고할 만한 우수 사례도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에서 너무 나서서 힘 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충호 팀장은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방안을 찾는 이유를 “간접적이지만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가치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제품 구매 방안이나 지원방법 등의 고민이 정부의 경영평가에만 매달리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창구로 진화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이충호 팀장의 말이 빨라졌다. 이유는 “회의가 있어서…”였다.

회의 성격과 목적은 “전국 사업소 구매담당자와 상반기 중기제품 구매 실적과 하반기 계획,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확대 방안”이었다. 이날은 특별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를 초빙, 특강도 마련할 만큼 속도감 있게 상당부문 진행되고 있었다.

다짜고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방안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건 어디서 듣고 왔냐”란다. 본인만 모르고 지른 첫 질문이었다.

다시 구매 확대 방안을 물었다. 이번에는 “단가계약”이라는 답을 냈다. 다음 주가 기대된다.

이충호 동반성장팀장은 “중소기업 지원이나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확대는 단순히 몇 개 사주거나 기업과 구매담당자를 소개하는 수준의 ‘단순한 가교’ 역할이어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CEO의 의지”라며 사회적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해 남부발전을 도구로 활용한다는 데 주저함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