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면산 서쪽 기슭 남태령 고개에 자리한 전원마을.

지난달 28일 오후. 폭우가 소강상태에 이르자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에서는 침수지역의 배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민관군 합동으로 펼쳐졌다. 전기안전공사와 한전은 배수가 완료된 지역의 전기안전점검을 시작으로 신속한 송전을 위해 타사업소 인력을 배치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과 서초구를 비롯한 경기 일대 고객수전설비 피해현황은 전주 219기 변압기 230대 전선 217 경간 등으로 집계됐다.

■ 산사태가 할퀴고 간 마을…토사와 나무로 가득차
이번 우면산 산사태로 남태령 전원마을에서는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가옥 20채는 토사에 완전히 매몰된 모습 그대로였다.

“80년대에 마을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지. 91년에 이곳에 이사해 왔으니 벌써 20년인데…. 처음이야 처음….”

전원말 8길에 거주한다는 이 주민은 “지난해 가을 태풍으로 나무가 많이 쓰러졌는데 서초구에서 제때 치우지 않아 그 나무들 하고 토사가 죄다 배수로를 꽉꽉 덮으면서 물이 넘쳐 난거야”라며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두서없이 이런 저런 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집 지하에 두 가구가 함께 사는데 다행히 노인 한분은 자녀들이 전날(지난달 27일)밤 모시고 가서 화를 면했고, 옆집은 겨우 탈출 했어”라며 지난달 26일과 27일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할 규모의 비가 내린 악몽의 시간을 떠올렸다.

■ 안전공사, 감전사고 예방위해 가장 먼저 도착
장병들은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제 역할들을 하나 하나씩 해내고 있었다.

그 틈으로 전원마을 곳곳을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던 최철 한국전기안전공사 고객지원부장.

반갑다는 인사보다 “감전사고에 따른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나 서초구 관계자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전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며 “조속한 복구를 위해 서울지역본부 외에 다른 사업소 직원들도 수해지역에 급파했다”는 말로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박철곤)가 이번 비 피해에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최 부장은 “침수가 덜한 곳이나 방안으로 밀려든 물과 토사가 제거 된 곳부터 전기안전 점검을 끝내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감전사고 예방수칙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철곤 사장 현장점검…신속복구 지휘
지난달 28일 오후 14시경.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았다.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전원마을 곳곳에서 누전차단기와 접지선 점검이 한창인 직원들을 찾아 해당 가구 주민을 위로하고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해 갔다.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오른쪽)이 침수지역을 방문, 전기설비 복구과정을 지켜보며 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박 사장은 “6월20일부터 장마철 전기안전 강조와 함께 취약전기설비를 사전에 점검, 보수해 재난을 예방하는 데 만전을 기했지만 “이번 물 피해는 예상 범위를 벗어난 재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전기안전)공사는 한전을 비롯한 기관들과 협력해 한시라도 재난설비가 시급히 복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비 피해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전국 사업소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 큰 힘내시길…피해 가옥은 우리의 집
박철곤 사장은 또 “직원들은 모두 제 집이다 생각하고 재해설비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일이 손으로 점검하고 해야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본부는 물론 서울 인근 지사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은 비오는 날부터 잠을 자지 않으면서 대기해 현장에 투입되고 있어 피로도가 높은 점이 걱정”이라며 직원들의 안전사고를 걱정했다.

박철곤 사장은 “이번 비 피해는 우리가 보유한 메뉴얼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 전사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민을 향해서는 “감전사고를 조심하시고 큰 힘내시라”는 말과 함께 멀티탭을 전달하며 물 피해 주민을 격려했다.

■ EBS에 임시 수전설비 제공
이번 폭우로 방송국이 침수된 EBS가 지난달 27일 방송을 중단했지만 다음날인 28일부터 비상전원으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었다.

박철곤 사장은 “침수된 EBS 방송국에 수전설비를 지원해 비상전원으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완전복구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지난달 28일)부터 비상전원으로 송출이 정상화되는 것을 보니 전력공급 때문에 방송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설명했다.

EBS 방송국 송출여부는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박철곤 사장이 우선 순위에 두고 복구에 나섰던 이유다.

전기안전공사는 국가 재난관리 책임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신속한 복구 및 지원을 계획을 일찌감치 마련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6월 20일부터 두 달 동안 본사 및 60개 전 사업소에 24시간 전기안전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24시간 상황보고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 종합재해대책본부 상황실과 연계해 기상특보 발표시 사업장별로 긴급 출동조를 편성, 운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특히 이번과 같은 재해발생시에는 복구인력 및 자재를 긴급 투입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복구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