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찬용 (주)성산 사장

“필리핀 국영석유회사인 PNOC와 필리핀 전력청인 NPC의 발전소 관계자들이 한국 발전기자재를 찾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 전혀 생소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는 20만 달러 정도 수출했다. 올 상반기에만 50만 달러를 기록했으니 지난해 두~세배의 몫은 해낸 것이다. 하반기? 하반기 수주 물량만 50만 달러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100만 달러 수출은 어렵지 않게 넘어 설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분했다. 조용한 어조로 자근자근 말을 잇는 목소리는 일정했다. 아무리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는데 재치 있는 말로 웃음을 자아내는 그다. 하지만 필리핀 시장진출과 수출실적을 설명하는 순간, 자신감에 넘쳐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는 열교환기 전문기업인 (주)성산의 권찬용 사장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필리핀 내 발전기자재의 한류열풍의 주역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중심에 있다. 권찬용 사장은 2009년 10월 필리핀 현지법인인 (주)에쓰에쓰하이테크를 설립, 일종의 ‘위탁판매 사업’ 일환으로 2년여 만에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그가 필리핀의 PNOC와 NPC를 상대로 납품한 국산 발전기자재로는 열교환기를 비롯해 복합화력에 사용되는 필터와 온도압력용 센서 등 아이템만 20여종이다. 이는 성산과 함께 해외수출에 나서고자 하는 협력기업이 뒷받침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권찬용 사장은 PNOC와 NPC의 밴더로 등록되어 있는 (주)에쓰에쓰하이텍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필리핀 현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발전기자재 업체 가운데 에쓰에쓰하이텍을 활용해 수출하고 있는 기업이 벌써 15개사에 이른다.

“지금은 수수료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당장은 중계무역상의 모습이지만 필리핀 현지에서 에쓰에쓰하이텍이 자생력을 확보하게 되면 성산이 어떻게 수출을 하게 되는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참여 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산 발전기자재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계무역에 따른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는 이유다.

권찬용 사장은 “첫 걸음을 막 뗐을 뿐이다. 국제시장을 무대로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에게 해외 납품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체계적인 교육과 전문 시스템을 통해 해외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추가 아이템을 발굴해 중소기업의 수출 규모를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며 국내 발전기자재의 한류열풍을 필리핀 뿐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국 등 동남아 일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