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자력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최근 서울 삼정호텔에서 개최된 ‘원자력 클러스터 포럼’에서 “해외의 에너지 및 자원 여건변화에 취약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경제 구조로는 세계 에너지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진우 원장은 포럼의 출발 배경에 대해 원자력 산업이 우리의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근간 확립에 중요한 위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수급 전략이 국가 미래전략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서 “원전정책 수립에 있어 에너지 수급 전망, 기후변화대응, 원전 건설의 효용과 비용, 원자력 산업 육성 근간 확립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자력산업화에 대해 관심이 지대한 경상북도 출현으로 (포럼을)운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원자력 클러스터 포럼을 원자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반의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전략 모색에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첫 원자력 클러스터 포럼에 참석해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성 문제는 더 이상 주변지역과 해당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 전 세계적 문제가 되었고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에너지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산업 중심인 우리나라가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계속 성장하려면 현재로선 원자력 말고 대안이 없으며, 원자력의 지속적 이용을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안정성 확보를 통한 주민수용성 제고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원전과 방폐장이 있는 현장에 관련 연구, 산업, 교육, 안전문화 시설이 위치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동해안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조성 기본계획을 가시화해 국가 원자력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1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원자력 전문가, 기업인, 언론인 등 120여 명을 초청해 ‘원자력 클러스터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원자력산업 전망과 세계 원자력 시장 선점을 위한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정책 자문과 과제 연구를 위함이다.

이 포럼은 대학, 연구소, 기업, 언론사 등의 원자력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됐으며 원자력 정책, 산업, R&D, 인력양성 등 4개 분과를 두고 올해 12월까지 총 7차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국내 원전의 50% 상당을 보유하고 있고, 한수원 본사, 양성자가속기, 방폐장, 포스텍 등 원자력 관련 우수 인프라와 연계한 발전, 연구, 실증, 산업생산, 인력양성, 문화가 복합된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상북도 출연에 의해 운영된다.

이날 열린 첫 포럼은 1차 총회 성격으로 분과별 연구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에 이어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개회사,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의 환영사, 이병석 국회의원의 축사, 그리고 전문가 특별강연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별 강연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 부원장인 박군철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세계 원자력산업 동향 및 전망을, 장문희 前 한국원자력연구원 전략사업부 부원장이 원자력산업의 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한편, 경북도가 추진중인 원자력 클러스터 계획에 대해 경주핵안전연대, 영덕핵발전소 유치 백지화 투쟁위원회,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사람들, 핵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등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 시민단체는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경북도청과 김관용 지사는 핵산업의 유치를 과학 비즈니스 벨트 무산에 대응하는 정치적 돌파구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며 “경상북도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핵재앙으로 몰아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경북도민의 안전을 볼모로한 정치도박인 원자력 클러스터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