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인생은 참 행복하다. 이성(理性)과 지성(知性)이 아닌 감성(感性)에서 우러나오는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생은 행복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삶의 가치를 찾지 못하면 웃는 그 자체가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였는지, 평범 속에 참다운 인생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어서였는지, 일상화된 미소를 잊고 살았던 듯하다. 웃으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얼마든지 웃을 수 있었을 그런 일들을 지나쳐 버리고 웃지 않고 살아온 듯하다. 참으로 후회 된다.

아내가 건강하고 두 딸과 두 사위가 건강하고 보람있게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게 행복이고 웃음을 짓게 하는 것인 줄 모르고, 또 다른 욕심을 추구하느라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어 가면서 고통을 받았던 그런 날들이다. 참으로 부끄럽다.

우리 한국전기연구원은 아침 저녁 웃음체조를 실시하고 있다. 웃음을 운동으로 생각하며, 체조하는 기분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십인 십색(十人 十色). 서로의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웃는 것이 좋아서 참여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이것저것 따지면서 아예 참여하지 않는 직원도 있다. 명색이 웃음체조인데, 강제할 수 없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다.

나 역시 행복여행에 가기 전까지는, 웃음 그 자체에 대해 싫어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방식이나 프로그램에 약간 거슬리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주위에 말하곤 했었다.

웃음체조를 하는 그 순간, 겉으론 웃고 있는데, 나처럼 속으론 웃지 않는 듯한 직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상당히 놀라기도 했었다. 눈을 마주 하면서 웃어야 한다는 현실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 한국인의 정서가 우리 연구원 직원들에게도 내재되어 있기 때문인 듯하다.

행복여행; 강화도에서의 2박 3일의 아주 짧은 여정.

행복여행을 통해 지금까지 웃음체조에 대해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나의 면면들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길에서나 차안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웃음습관이 바뀌었다.

거기에는 “남을 위해 웃지 말고 당신 자신을 위해 웃어요. 남한테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비록 그것이 도식화된 운동이라 할지라도 웃기 위해 노력해 봐요.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아내의 진정어린 조언도 한 몫했음은 물론이다.

웃음체조의 득과 실, 긍정과 부정, 진실과 위선을 논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부질없고 부끄러운 것이었던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감성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반추해보고 있다. 행복여행을 통해 예전보다 한층 더 여유를 갖게 된 나를 거울로 들여다보고 있다. 감성과 이성과 지성이 충돌하게 되면 감성을 통해 진정성이 베어 나온다는 것도 되새기고 있다.

나는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동안 경기도 강화도 Oneness 수련원에서 개최된 ‘행복여행’에 54기 교육생으로서 참여했었다. 주위의 권고 탓도 있었지만, 우리 연구원에서 아침 저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웃음체조 시간에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체험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다.

교육생들이 얼마만큼 진심어린 웃음을 짓고 있는가를 직접 현장에서 관찰하고자 하는 또 다른 목적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행복여행을 통해 예전의 웃음을 되찾고 진심이 담긴 웃음이 어떤 것인가 알게 되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번 주말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가까운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으려 한다. 거실에 놓여 있는 부자연스런 미소를 머금고 있는 오래 된 사진은 이제 사진첩에 보관해 두고, 새로 찍은 사진으로 바꾸어 놓으려 한다. 나를 보는 나 자신은 물론 아내와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집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진정이 담긴 환한 미소를 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