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경영연구소 글로벌재무팀 권용오 연구원

에너지트레이딩은 원유, 유연탄, 천연가스 등과 같은 에너지 상품을 주식, 채권과 같은 금융상품과 같이 실물 또는 금융상품 거래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활동을 말한다.

에너지트레이딩은 1980년대 레이건(美), 대처(英) 행정부에서 추진한 원유시장 규제완화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천연가스, 전력, 유연탄 등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전력산업에서 에너지트레이딩은 자원개발 산업에서 확보된 유연탄 등의 물량을 발전회사 또는 다른 에너지트레이딩 기업에 최적의 가치에 판매하거나 광산주 또는 다른 에너지트레이딩 기업의 물량을 저가에 조달하여 발전회사에 공급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력기업이 에너지트레이딩 부문에 진출시 자원개발과 발전회사의 연료조달 부문을 연결하여 가치사슬을 완성함으로써 리스크를 축소하고 안정적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파악한 글로벌 전력회사들은 자원개발, 수송, 판매망 확보 등 에너지산업 가치사슬상에 있는 다양한 사업을 에너지트레이딩 회사를 설립하여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력사가 관련된 소매시장과의 가교 역할로 중요성이 부각된 에너지트레이딩 사업에 유럽 주요 전력社들은 90년대 후반부터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EDF와 RWE('99년 설립)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일본의 동경전력(‘06년), 중부전력(’07년)까지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기 전후 대규모 글로벌 투자은행이 도산되는 등 역량이 줄어드는 사이 글로벌 전력사가 에너지 상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전력사가 에너지트레이딩 부문에서 보이는 있는 최근 동향은 다음과 같이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투자은행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합병 등의 방법을 통하여 인원 및 자본을 보강하며 대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5월 GDF Suez는 전력(Electrabel)과 가스(Gaselys) 분야에 각각 독립하여 운영되고 있던 트레이딩 회사를 합병하여 ‘GDF Suez Trading’을 설립하였다. 합병과정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Societe General이 가지고 있던 지분(49%)을 모두 매입하여 투자를 확대하였다.

두 번째 특징은 발전회사들이 위치한 주요 시장에서 벗어나 영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회복속도가 빠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진출이 눈에 띄고 있다. EDF는 일본 중부전력과 합작사를 설립한 후 연료 구매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2년 동안 시범운영을 해왔고 향후에는 중부전력 유연탄 물량 전체를 에너지트레이딩 회사를 통해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E.ON은 최근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커져감에 따라 중국 등 지역에 진출할 것을 2011년 중요 경영계획으로 밝혔다.

향후 글로벌 주요 전력사의 에너지트레이딩 부문 활동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의 시카고 및 뉴욕의 상업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는 CME그룹은 2011년 에너지 가격 급등락이 예상됨에 따라 에너지 분야 상품거래량이 전체 상품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발전연료, 전력, 탄소배출권 등의 거래를 통해 리스크관리 및 차익거래를 위한 활동을 위해 전략적 제휴, 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빠른 경기회복으로 에너지 수요와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러한 수요를 활용하기 위한 글로벌 전력社의 한국, 중국, 일본 등 상품시장 참여 기회 모색이 예상된다.

에너지트레이딩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에너지 기업들이 진출을 고려한다면 먼저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주요 전력社의 경험 및 지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합작사 설립, 전략적 제휴 등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