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공학(人間工學:human engineering)은 기계나 작업환경을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조건에 알맞도록 설계·제작·배치·조정하는 일을 연구하는 과학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의 입장에서 정의되어 왔는데 보통은 <인간의 작업능력과 그 한계를 알고 인간이 하는 일을 인간의 해부학적·생리학적·심리학적인 여러 특성에 맞도록 조정하는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기계를 설계할 때에 기계를 중심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기계를 사용하는 인간이 그 기계를 다루기 쉬운가, 혹은 그 다루는 사람이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가 하는 등의 조건은 부차적으로 등한히 취급하여 왔다. 그래서 불필요한 피로를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불행한 사고의 원인으로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이러한 모순을 개선하려는 생각은 기계의 성능이 진보되고 기계화와 자동화가 발달되어 다기능화되고 고속도화되게 되자 점점 더 강하게 요구되게 되었다. 이것은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기계는 기계, 인간은 인간, 이렇게 각각 분리된 형태로 생각되어 왔으나 이 둘은 실제로 하나로 연결되는, 서로 직접적으로 관련된 하나의 몸체로 된 동일한 계(系)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를 구성하는 인간과 기계라는 두 개의 요소는 전혀 이질적(異質的)인 것일 뿐 아니라 인간에게는 불확정(不確定)한 인자(因子)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인간과 기계계(機械系)를 조화시켜 각각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려면 종래의 전문적인 영역에 구애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보다 넓은 분야의 협력을 조화롭게 추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따라서 인간공학은 인간과 기계계의 합리화를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의학·심리학·공학·윤리학·사회학·철학 등의 기타 경계영역에서 생긴 새로운 총합과 혼연일치된 과학의 하나라고 흔히 일컬어진다.

인간의 기능이나 특성을 연구하여 그것에 가장 적합하도록 기계설계를 고안하려는 학문인 인간공학을 미국에서는 human engineering 또는 human factors 라고 부르는데, 유럽에서는 ergonomics라고 한다. 인간의 환경적응의 문제나 작업환경의 인간적응 따위를 연구하는 이 말은 그리스어의 직업을 의미하는 ergon과 법칙을 의미하는 nomos와를 합성한 말이다.

현재 각 국가에서 인간공학의 연구가 착실히 진전되고 있으나 그 범위나 내용은 항상 일치하거나 일정하지는 않다. 그것은 나라에 따라 연구분야의 발달의 배경과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간공학은 공학(工學)에 더 중점(重點)을 두고 있고, 유럽에서는 인간과학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인간공학은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상의 필요에 의하여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이 끝난 후 인간공학의 특징은 그 이용범위가 광범위해서 다만 우주선(宇宙船)이나 군용비행기 등에만 국한되지 않고, 널리 공장관리와 기업경영을 포함하는 민간산업에 이르기까지 보급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자동차공업인데 그 외에도 항공기나 전차(電車) 등의 수송기계를 비롯하여 전기·전자기기는 물론 공작기계·산업기계·사무용 기구 등 기계류의 설계에도 두루 응용되기에 이르렀다.

또 이와는 별도로 작업능률개선이나 교통안전 확보와 같은, 기계와 인간이 복잡하게 겹치거나 교차되는 분야에도 그 능률과 안전을 추진하기 위하여 유효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가전제품을 위시하여 기타 가정용기기류·의복·가구·신발 등에 대해서도 그 응용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넓혀져 가고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 속의 인간공학으로도 불리는 것으로 이 경우 인간공학은 <사용하기 편리한 과학> 혹은 더나아가 나라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편하게 하는 이른바 이국편민(利國便民)이라는 확대된 의미로 해석함이 오히려 그 내용과 위상에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