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산업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자력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지대하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원자력은 너무 위험한 존재이며 자신들 가까이 두는 것보다 멀리 두는 것이 좋다는 입장으로 항상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원자력을 표방하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 등 관련 기관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자력 분야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는 것이 방사선 분야일 것이다. 방사선 오염도에 따라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현재 이런 중요한 업무를 민간 기업에서 용역을 맡아 처리하고 있다.

고리원자력을 비롯해 영광, 울진, 월성원자력 등 4곳의 원자력본부에서는 660여명의 민간 기술자들이 방사선 안전관리용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들 종사자들은 정부와 국회 등 관련부처에 진정서와 탄원서를 제출, 한수원 등 관련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우선적으로 최저가 낙찰을 방지, 방사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과 업체들의 난립으로 차기 입찰시 낙찰되는 업체로 이직해야 하는 등의 요소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는 점을 보완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가 업체들간에 과당경쟁을 함으로써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일축하고 입찰방식 및 자격요건 등의 손질은 없을 것이나 더욱 철저하게 입찰관리시스템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만 본다면 아무런 문제없고 그저 업체들만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A라는 업체가 3년 동안의 계약기간이 끝나고 차기 입찰에서 해당업체가 낙찰되지 못할 경우 A사에서 근무했던 종사자들이 낙찰된 B사로 대부분 옮겨 또 다시 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B사 관계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 종사자들은 퇴출되는 일을 당하게 된다. 그럼으로 종사자들은 3년마다 직장을 옮겨 다녀야 한다는 말이 된다.

또 A사의 경우에는 입찰에서 탈락됨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인력들을 모두 감축시키고 그저 회사 명맥만 유지했다가 또 다시 3년 후 용역입찰에 참가하는 등 웃지못할 해프닝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 종사자들의 요구가 그렇게 무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자력분야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인 만큼 이들의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련 정부부처와 국회, 관련기관에서는 이들이 왜 이 같은 요구를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