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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자력발전에 대한 인식 전환을 기대하며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초대 노동조합 위원장
2011년 04월 25일 (월) 13:00:32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초대 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1970년대 우리나라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적인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자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가 주도하에 원자력 발전을 도입, 육성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빈국에서 에너지 강국으로 급부상했고 원전개발 기술의 상징인 한국표준형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 운영함으로서 세계 시장을 상대로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는 등 그 동안 원자력발전이 국가경제 발전의 숨은 주역으로 그 책임을 다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도 원자력발전이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 핵심 산업임을 인식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기치아래 2030년까지 12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3월11일 일본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내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지상파 방송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보도로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 원자력 전문기관에 의한 안전점검과 지역주민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계속운전중인 고리1호기에 대해 시, 구의회 및 환경단체들은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신규원전 건설후보지에서는 유치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30여 년간 원전 종사자들이 피땀 흘려 이뤄낸 세계 최고의 원자력발전소 운영기술은 하루아침에 평가절하 되었고 우려와 질타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경제논리와 효율성 강화라는 미명아래 단행된 인력감축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해온 원자력발전소 종사자의 자존심과 긍지는 땅에 떨어졌고 마음속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운영은 모두의 바람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운영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바로 원전 종사자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전 지척에 함께 거주중인 그들의 가족을 위해서라도 본인의 목숨을 담보로 그 곳을 끝까지 지켜낼 사람들은 바로 그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없이 다른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원자력발전소는 굳이 운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의 대안으로 풍력, 태양력, 조력 등의 자연에너지를 그대로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술적, 지형적, 기후적 요건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서는 인류에게 필요한 만큼의 대용량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자체, 국회, 정부 및 유관기관들의 잦은 원자력발전소 방문으로 원전시설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할 원전 종사자가 각종 설명회 개최를 위해 밤늦도록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오히려 원전의 안전 운영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생색내기용 일회성 방문은 지양되어야 한다.

국가 에너지 소비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여론의 향배에 따라 현실적 대안 없이 원자력 발전을 무조건 중지하는 것은 국제경쟁력 상실은 물론 국가의 존망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자력에너지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정부기관과 지자체는 법적절차와 기준에 따라 철저한 점검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원전 사업자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인적자원관리, 철저한 설비 운영으로 경미한 고장이나 인적 실수가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각종 언론 매체는 과학적 이론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명확한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소리 없는 에너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와 환경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 모두 국가의 미래와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해 각자의 위치에서 냉철하게 고민해 볼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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