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승 케이제이다이나텍 사장

자칭 전기설비들의 의사라고 말하는 회사가 있다. 1990년 금정물산사로 출발해 1995년부터 활선상태의 고전압 설비인 차단기, 변압기, 전동기, 송전선로 등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진단설비를 공급하기 시작한 (주)케이제이다이나텍(사장 김형승)이다.

“전기설비의 문제 발생 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교체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예산 증가 문제와 사용 중단으로 인한 기회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설비도 우리 몸과 똑 같습니다. 미리미리 예방하고 점검해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해 내면 오래 쓰는 데 문제없습니다. 해외는 이런 설비 예방진단 분야가 우리나라보다 20년 정도 앞서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진단 설비의 필요성을 점차 인식해 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도 참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케이제이다이나텍은 3000V~765kV의 고전압 설비의 이상유무를 진단해주는 장비(휴대용 장비 포함)를 제작 공급하고, 진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 케이제이다이나텍의 '진단설비' 제품군

현재 케이제이다이나텍은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LS산전 등과 거래 중이다. 김 사장에 따르면 이 같은 전체 고전압설비에 대한 진단설비 공급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국내에서 최초라 한다.

김형승 사장은 전기설비진단 분야가 ‘틈새시장’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대기업들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도 설비 진단 및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연구만을 진행할 뿐 실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든 국내든 그리 수요가 많지 않은 분야가 진단 설비 분야입니다. 또 중소기업 수준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장벽이 낮은 분야도 아닙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케이제이다이나텍이 내세우는 설비 진단기술의 핵심은 ‘부분방전(Partial Discharge)의 감지’다.

고압케이블 등을 포함한 고전압 설비는 절연유, XLPE, SF6 가스 등의 절연물로 감싸져 있다. 이런 고전압기의 절연이 파괴되면 크랙이 생기면서 공극을 만든다. 이 공극을 통해 전하가 방전됨으로써 지락이 발생하고, 대규모 정전을 야기할 수 있다.

▲ 케이제이다이나텍의 변압기용 진단설비 'TDM'

케이제이다이나텍의 진단설비는 이 공극을 감지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데, 감지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라디오 주파수(Radio Frequency)를 이용해 이상 전자기 펄스를 측정하거나, 초음파 센서로 미세한 소음을 잡아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 등이 있다.

김형승 사장은 “절연파괴가 일어나 공극이 발생하면 공극에 부분 방전전류가 생겨나는 데, 그 때 순간전압강하가 일어난다”며 “이 전압강하를 측정하는 것이 우리 진단 설비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형승 사장은 절연물 도포 공정 시, 미세한 먼지 및 제작 불량 등의 이유로 절연 파괴가 발생한다며 일단 파괴가 시작되면 그 원인을 규명하기보다는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마치 병을 진단하는 것처럼, 우리는 전기설비의 절연파괴 정도를 파악해 초기, 중기, 파괴직전, 말기로 나눠 진단을 해주고, 각각 그에 맞는 처방 및 솔루션을 제시해줍니다. 이를테면 초기 시에는 3년에 한번 씩 설비 재진단을 할 것을 권고한다던지, 말기 시에는 전기를 차단하고, 절연보강을 제시하는 것 등 입니다.”

▲ 케이제이다이나텍의 케이블 모니터 장비 'KCM-30'

케이제이다이나텍의 주고객은 한전, 발전자회사, 화학ㆍ철강ㆍ전자회사 등이다. 해외 진출의 경우, 국내 건설사, 엔지니어링 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동남아 등에도 서비스 공급을 위한 판로를 개척 중이다.

김형승 사장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은 발ㆍ변전소 건설이 많이 되고 노후 설비가 많아 변압기 실시간 감시 기술에 대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케이제이다이나텍은 인도네시아 500kV 변전소에 자사 감시시스템을 설치해 실증 중으로, 원격감시 시스템을 제공해 본격 수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김형승 사장에 따르면 해외설치시범사업은 유저들에게 자사 제품 및 서비스의 효용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케이제이다이나텍은 또한 한전, 한수원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네임으로 신뢰도를 갖고, 공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해외 사업에 적극 진출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필요는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진단설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고객사들을 찾아다니며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그 진가를 이제 고객사 분들이 조금씩 알아주고 계십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설비를 보편화시켜 일반 사용자들도 전기설비의 이상유무를 쉽고 빠르게 점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