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일본에서 지진여파로 원전이 폭발하고, 결국 원전 안전의 최후의 보루인 방사선이 유출되면서 유해 여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는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방사선 전문의가 1명도 없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20여명에 달하는 일본과 미국처럼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순 인제의대 내과 핵의학과 교수는 6일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주최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국내 방사선 영향’이라는 주제의 긴급토론회에서 ‘방사선의 인체영향에 대한 의학적 고찰’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를 진행하면서 “미국과 일본은 정책적으로 전문의를 의무적으로 양성하지만, 우리나라는 풀타임전문의가 1명도 없다”면서 “전문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이날 발언이 더욱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이가 한수원의 방사선보건연구원장으로 10을, 원자력의학원장으로 3년을 복무하면서, 15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방사선에 의한 영향을 조사해 왔기 때문이다. 그이는 방사선과 관련된 분야에서만 22년의 경험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일본의 경우 체르노빌 사고 이후 긴급피폭의료 네트워크 회의 등을 만들고 사고시 의료조치를 결정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왔다”며 “이것이 우리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소는 특히 일본은 여러 다양한 기관에서 방사선 영향을 연구하고 있고, 응급의료기관 체계도 잘 갖춰진 반면, 우리나라는 방사선보건연구원과 원자력의학원 정도라며 “(만약의 사고 발생시)초기 대응밖에 못한다”며 “국가적으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순 교수는 또 2부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김중경 한양대 교수로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 준비가 잘 안됐다고 했는데, 왜 그런가? (풀타임 전문가가 없다는 말에)봉급이 적어서 그런가?”라는 질문을 받고, “의사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국가에서 최소 2~3명 정도는 (방사선분야의)전문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은 20~30명 정도가 있는데, 우리도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순 교수는 이날 기조발제를 통해 “현재는 (방사선이)극미량이므로 안전하며 앞으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국민들의 과도한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100% 확실한 것은 없다”면서 “(일본의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기보다)정부와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하고, 그리고 보다 큰 위험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주최한 이날 긴급토론회에는 김중경 한양대 교수는 “최근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선에 대해 전문가는 안전하다고 하고, 국민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그같은 이유가 어디에 있고, 그런 괴리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무조건 안전하다는 주장보다 학문적으로 진솔하게 다가가면 증폭되고 있는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밑거름이 마련될 것이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