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히데유키(班英幸) 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

일본 후쿠시마 원전 1~4호기를 폐로시키는 데만 1조엔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츠마타 츠네이사 도쿄전력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국 내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를 폐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 가운데 반 히데유키(伴英幸)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는 방한 직후인 5일 ‘일본 반핵운동가로부터 듣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진실’이란 토론회에서 “이 같은 폐로에도 실제 1조원이 훨씬 넘는 비용이 예상된다”며 “최대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는 원전 폐로 뒤처리와 피폭자, 농어민, 지역주민 보상 및 계속 누출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처리 등 여러 후속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 히데유키 대표에 따르면 이번 원전 사고로 발생된 일본 내 피해 정도는 심각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원전 20~30km 반경 내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자체피난을 촉구 받는 등, 부실한 일본 정부의 리더십 속에서 옥내피난이라는 이름하에 방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 대표는 “일본 정부가 평소 방사능 방재대책을 원전 반경 10km 이내로 제한해 세우고, 그를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광역으로 퍼지고 있는 방사능 물질로 인해 향후 5~10년 내 주민들의 갑상선암과 백혈병 등도 급증할 것으로 봤다. 그 밖에도 광역 농민들의 수확기 출하 정지와 경작 포기 보상 문제 및 유제품 오염 문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원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경시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무책임함 등을 들었다.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가 일어 날 확률을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 맞을 확률로 보고, 그간 무대책으로 일관해왔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국민들은 그간 굳게 지켜왔던 원자로 안전사상 및 지진ㆍ쓰나미에 대한 생각들이 뒤집혀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 대표는 일본 원자력 전문가들의 아집과 각 전력사들의 추가적인 투자 기피 등 사고의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산재해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 된 방사성 물질 양은 이미 드리마일 사고를 넘어섰다”며 “후쿠시마 현민들은 주변 원전 10기를 모두 폐로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도쿄전력은 4기 폐로만을 내세우고 있어, 제2의 후쿠시마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을 봉쇄시키기 위해서라도 일본 내 원전증설은 전력을 기울여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반 히데유키 대표는 6일 오전 핵 없는 아시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원전과 관련한 한국정부의 미온적 대응 및 원전확대 정책 추진을 규탄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반 대표를 비롯해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와 연대한 국제적인 공동행동으로 탈핵을 위한 적극적인 운동에 동참할 것이라 전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이번 일본 원전 사고에 대한 교훈을 더욱 발전시켜, 정부는 원전 안전성을 전면 검토하고, 노후 원전 수명연장을 중단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하는 원자력 문화재단을 철폐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