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연구원 국내외협력팀장/국제협력전문가

‘짧은 인생은 시간의 낭비에 의해 더욱 더 짧아진다’. 가슴 섬뜩한 경구다.

컴퓨터 한글타자 짧은 글 연습에서 자주 대하는 문장이다.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각자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독수리타법을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평균 수준에 이르지 못한 까닭에 컴퓨터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시간 날 때마다 활용한다. 컴퓨터 타자 연습 프로그램에는 구구절절 감동을 주는 한영(韓英) 명문이 많다. 한결같이 나를 감동시키는 문장들이다.

우리들 인생은 죽을 때까지, 3분의 1은 잠으로, 3분의 1은 일하는데, 나머지 3분의 1은 노는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간 관리에 철저한 사람들은 잠꾸러기들에게 “죽으면 평생 잠을 잘 텐데 뭐 하러 그렇게 잠을 많이 자느냐”고 핀잔을 준다.

팔불출같지만, 나는 비교적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잠자는 시간이야 고교 3학년 시절을 제외하곤 예나 지금이나 그 다지 줄지 않았지만, 깨어있는 시간만큼은 철저히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잠자는 시간이 준다고 하던데 아직까지 그렇지 않다. 지인들에게 그런 말을 하노라면 “건강하니까 그렇다”는 대답으로 돌아온다. 지속적으로 운동하면서 공부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다 보니 매일 매일 일정량의 피로로 인해 잠을 잘 자는 듯하다.

나는 집에서도 테니스장에서도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라는 말을 아내로부터 자주 듣는다. 아침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신문과 잡지, 여타 자료를 본다.

식사보다 자료 읽는데 정신을 쏟다보면, 아내가 하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면 아내의 잔소리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아내의 말을 한 쪽 귀로 듣고, 한 쪽 귀로 흘려버린다는 핀잔인 셈이다. 심각하게 중요한 말을 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면, 자기에게 관심도 없다며 기분나빠하기도 한다. 내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는데, 아내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소설을 쓰면서 말이다.

최근 어느 시간관리 전문가가 쓴 글을 읽어 보니, 우리나라 직장인들 대부분이 하루에 3시간 정도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데 철저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짧은 3시간을 TV보는데 할애하고 있다며 그는 안타까워 한다.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해소시켜주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기에 TV보기를 단순히 시간의 낭비라 할 수는 없겠으되, 그는 일반적으로 TV보기를 시간 관리의 장해요소로 생각하는 듯하다.

나의 경우 주 5일제가 시행된 이후 정말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주중에는 직장 일로 인해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하는데 지극히 한계가 있어서다. 직장 일 하랴, 남편 노릇 하랴, 아내의 산책친구노릇 하랴, 테니스 파트너 노릇하랴, 하루하루 너무 바쁘다. 월요일인가 했더니 어느 듯 금요일이다. 그러니 주말 시간을 헛되게 쓸 수 있겠는가.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데에도 소홀히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내가 시간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는 소이는 지난 세월이 너무나 후회되어서다. 나도 사람인지라 잘 나가는 사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겠는가. 성공은 성적순도 아니고, 재산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도 아니라고 강변해본들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앞으로 살아 갈 인생이 지금까지 살아 온 인생보다는 짧지만, 그래도 인생을 결별하는 그 순간까지 하루하루 보람있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가능한 한 촌음을 아껴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