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가가 오르고, 유류세의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전기난방의 비중이 높아졌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전기의 수요가 지나치게 많아져 현재 공급으로는 문제가 있으므로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기저시설을 확충해 공급을 늘려 수요를 확충해야 한다. 누진세, 산업용전력 등 세세한 부분에 제도나 정책변화가 있어야한다. 전기요금을 단순히 인상하는 것이 아닌 현재 국민들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있어 국민복지, 공공 서비스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신중한 대안을 세워야한다.”

10일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전력정책과 요금제도’를 위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외친 내용이다.

계속되는 한파는 지나갔지만, 한파가 지나간 자리에는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었다. 바로 겨울철 전력소비 급증에 따른 원인 규명과 해결방안, 그리고 지속가능한 전력정책과 요금제도 등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 최대전력수요가 4번이나 경신되면서 이러한 이슈들은 더욱더 관심이 가고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해 조영탁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 경영원 전략조정실장 등 각 분야에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겨울철 전력소비 급증, 원인과 해결방안=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전기절약과 관련해 전기요금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한경 위원은 “왜곡된 전기가격이 전력수급의 근본 원인이라는 오래된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적 색이 가미돼 풀기 어려운 문제로 변질돼 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전기요금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 위해 현실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둔 국민적 노력이 요구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겨울의 전력난의 원인을 수요에 따른 공급 능력의 부족으로 보고, 수요예측의 오차가 큰 원인을 수요구조의 변화로 꼽았다.

정 위원은 “이번 겨울 전력난은 근본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공급설비의 규모와 구성은 몇 년 전의 의사결정의 결과로서 적어도 4,5년 전에 예측한 수요를 기준으로 결정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불거진 전력난은 몇 년 전에 예측한 수요에 비해 실적수요가 크게 높아서 나타난 문제”라며 “잘못된 예측의 문제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수요예측에서의 오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은 과거의 추세와는 다른 수요구조에서의 큰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력사용량이 급증한 주된 원인을 전기난방으로 꼽았다. 다른 에너지원 보다 값싸고 사용하기 편리해 전기온풍기, 바닥전기 장판 등의 판매가 확대되고, 학교 냉난방설비로 EHP 교체가 급증하면서 난방수요는 매년 증가한데 이어 기록적인 한파가 겹치면서 최대전력수요가 계속 최대치를 경신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최고급에너지에 속하는 전력의 가격이 과도한 정부규제로 인해 발전용 연료보다 열량 당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전력의 과소비 현상은 당연한 결과”라며,

“가정은 물론 공장, 화훼시설, 축사까지 유류나 천연가스보다 효율이 현격이 떨어지는 전력으로 난방을 하는 전력과소비가 나타나고, 이를 위해 값비싼 가스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국가적 낭비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한경 위원은 이와 같은 상황의 해결 방안으로 “전기요금 동결을 통해 얻는 정도의 물가안정을 다른 에너지부문을 통해 달성하면서 전기요금은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조합을 달리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에너지가격을 통해 물가를 잡기 위한다면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 억제보다는 이미 시장에 맡겨진 휘발유, 경유 등의 연료유와 LPG의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한 잠정적인 세금 인하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김현우 진보신당 녹색위원장은 전기요금 현실화로 당장의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그런 어려움은 다른 대책으로 대응하더라도 요금은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의 다양한 견해나와=김현우 진보신당 녹색위원장은 전기요금 현실화로 당장의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그런 어려움은 다른 대책으로 대응하더라도 요금은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시점에서 요금의 현실화와 같은 방법이 아니고는 수요를 줄일 대안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고, 유류세의 인하의 경우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피크오일사태에 대비해 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기획처장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요금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가장 비싼 주택용 요금의 경우 누진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누진세를 적용 안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거형태에 따른 전기요금 차등에 관한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류세의 경우 탄력세라는 장점을 활용해 정말로 물가안정이 필요할 시에 낮추는 방안을 주장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필요하며 피크시간에 산업용 전력이 많이 사용되는 점을 지적하며 산업용 전기사용에 관한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불어 누진세에 있어 에너지 빈곤층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하지만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 경영원 전략조정실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와 수준이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나라에 비해 구매율이 높은 점을 설명하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공공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요금을 모두 올렸을 때 국민들의 행복적인 측면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거용, 산업용, 교육용, 농업용 순의 요금 체제의 경우 단편적인 측면만을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탁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013년 까지는 전력난문제로 인해 고비가 될 것이라며, 전기요금의 인상을 주장했다. 그는 단순한 요금의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넘어 요금을 올리면 국민들이 이에 대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동절기 피크와 관련해 수요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수도건 심야 거리에 조명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건축할 때 전력사용에 효율적인 제품을 사용하게끔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등유 난방을 쓰는 사람은 대부분이 소득이 낮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LNG보다 50%가 높은 점을 지적하며, 유류세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원가에 맞춰 올릴 것은 올리고, 낮춰야 할 것은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요를 무조건 적으로 줄이는 것보다는 수요가 있다면 기저설비 확충을 통해 맞춰줄 필요가 있다며, 기저설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손해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 경영원 전략조정실장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와 수준이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나라에 비해 구매율이 높은 점을 설명하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공공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점에서 요금을 모두 올렸을 때 국민들의 행복적인 측면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