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수 (사)전자ㆍ정보인협회 부회장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학 용어로서가 아니고도 섭리(攝理:providence)를 존중한다. 우주를 다스리는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청조적인 하느님이 자유로운 의지로 인간의 역사를 지배하고 유도해 나가는 것이다.내용적으로는 ‘하느님의 예정’이라고 하는 예견(豫見)과 배려(配慮)를 의미하여 운명과는 엄연히 구별된다.

운명(運命:destiny)은 사람에게 닥쳐오는 모든 화복과 길흉으로,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고 하는 그 어떤 큰 힘을 지칭한다.

태양이나 지구와 같이 두 천체만을 생각하는 경우, 상호간의 운동은 독일의 천문학자이며 물리학자인 케플러(J. Kepler: 1571~1630)가 만들어낸 법칙에 의해 완전히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행성(行星:planet)이 있기 때문에 지구의 운동은 케플러의 법칙( Kepler’s Law)에서 작으나마 복잡한 어긋남이 생긴다.

지구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행성, 소행성, 혜성, 위성, 그리고 인공위성도 모두 케플러의 법칙에 섭동을 가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섭동에는 시간과 더불어 궤도의 모양을 일방적으로 바꾸어가는 연년섭동과 주기섭동이 있다. 해왕성(海王星:Neptune)은 그것이 1781년에 발견된 천왕성(天王星:Uranus)의 운동에 미치는 섭동에서 역산하여 이론적으로 위치가 예보되며, 1846년에 발견되었다.

섭대승론(攝大乘論)은 인도의 불교학자 무착(無着)의 저서이다. 유식설(唯識說)에 입각하여 대승불교의 뛰어난 점을 통일적으로 논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것에 의하여 섭론종(攝論宗)이 성립되었다.

유식(唯識)이란 불교에서 모든 제법은 오직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일체의 제법은 심식(心識)의 표현으로, 실제하는 것은 오직 식(識)뿐이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유식파(唯識派)는 인도 대승불교(大乘佛敎)의 대표적 학파이다. 유가행파(瑜伽行派)라고도 한다.

유가(瑜伽:yoga)란 불교 수행방법의 하나인데 마음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방법으로 상응(相應)과 통한다. 일체의 사상(事象)은 마음의 본체인 ‘식(識)’이 밖으로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범부(凡夫)의 식은 인식주관(認識主觀)과 대상(對象)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대상을 외계의 실재(實在)로 잘못 생각하여 집착을 일으키고 있다.

일체(一切)는 다만 식(識)뿐이라고 하는 유식의 이(理)를 체득함으로써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인간의 마음을 입체적, 중층적으로 고찰하는 점에서 근대의 심층심리학과 일맥 상통하며 여러면에서 비슷하다.

3~4세기경의 미륵(彌勒)을 시조로 하고 제자 무착(無着)의 섭대승론(攝大承論)과 금강반야경론을 저술했으며 그의 동생 세친(世親)이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과 불성론(佛性論)등을 저술하여 유식설을 체계화하고 학파를 확립했다.

유식(唯識:spiritualism)이란 불교에서 모든 제법은 오직 마음 속에 있다는 것으로, 법상종(法相宗)의 중요 경전으로 세친(世親)의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을 논사(論師)가 풀어서 설(說)을 세운 것이 유식론이다.

6세기경의 호법(護法)이 저술한 성유식론(成唯識論)은 현장에 의해 한역(漢譯)되어 제자인 규기(窺基)가 법상종(法相宗)을 여는 기초가 되었다.섭론종(攝論宗)은 중국 불교 13종(宗)의 하나이다.

563년 진제(眞諦)와 한역(漢譯)한 섭대승론에 의해 유식연기(唯識緣起)를 주장하여 수대(隋代)까지 번성했는데, 중국에는 당(唐)의 현장(玄裝)이 일으킨 법상종(法相宗)에 밀려 쇠퇴하였다.

연기(緣起)는 만물이 인연에 의하여 생긴다는 불교의 교리인데, 간단히 인연이라고도 한다.

사물의 무엇인가를 조건으로 하여 생기는 것이다. 이 인과관계를 밝게 보는 것이 부처의 올바른 가르침을 아는 일이라고 한다.

원시불교에서는 고(苦)에 가득 찬 우리의 삶을, 진실에 대한 무명 곧 무지를 근본조건으로 하는 인간관계의 계열인 12연기에 의해 밝혔다.

소승불교에서는 연기를 시간적인 인과관계로 보고 12연기에 의해 삶의 과정, 윤회 방법을 설명한다. 여기서 무명(無明:obscurity)은 헛된 것에 사로잡혀 진리(眞理)에 어둠을 가르킨다.

대승불교에서는 공(空)의 사상에 근거하여 사물의 일반적 관계에 대해 연기가 설명된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가 독립되어 있는 실체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조건으로 하여 비로소 성립된다.

따라서 세계는 무한으로 펼쳐지는 상호의존의 관계로 된다.

공(空)은 공허한 것,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에 실체성(實體性)이 없음을 의미한다.

공(空)의 사상은 원시불교에도 있었지만, 특히 반야경(般若經)에서 강조된 이후 대승불교의 근간이 되었고, 일반인들에게는 색즉시공(色卽是空)등의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존재는 갖가지 조건에 의해 생기(生起)하는 것이지, 영원불변한 실체성은 없다고 불교는 본다.

인간 조재에 대해서도 이른바 오온(五蘊)의 어느 하나에도 실체적인 자아(自我)는 없다고 하는 인공(人空)과, 외적인 모든 존재 영역에 고정적인 실체가 없다고 하는 법공(法空)으로 대별하여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