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수 (사)전자ㆍ정보인협회 부회장

악의(惡意: mala fide; in bad faith)는 사법에서 선의 혹은 악의라 할 때는 어떤 사정을 알지 못하는가 또는 알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의미하는 점유(占有: possession)에 관하여 선의와 악의의 구별은 그 선의라는 것은 단순히 어떤 사정을 알지 못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기가 점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으로 확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윤리적 가치 잣대로서 판단하는 선의와 악의의 구별은 타인에게 해를 주려는 의사를 악의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악의는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도덕적인 선악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어떤 사항을 알고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악의의 점유자는 수취한 과실을 반환해야 하며, 소비했거나 과실로 인하여 훼손 또는 수취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의 대가를 보상해야 한다」,「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두 예에 있어서 알고 있는 것의 내용이 상이하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자는 수익의 원인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를 말하지만, 전자는 점유의 권리가 없음을 알고 있는 경우 뿐만 아니라 이 권리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하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한다.

또 악의는 주로 「중대한 과실」과 더불어 사용된다.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환어음을 취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過失: negligence)로 인하여 어음을 취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수표를 취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 임무를 해태(懈怠)한 때에는 그 이사는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하는 해악의 의도가 있는 경우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와 같은 것이다.

고의(故意:intend; intention; mens rea)는 민사상 또는 형사상의 책임을 발생시키는 조건으로서 사용되는것  이외에 특별한 의미내용을 갖는 것으로써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 내용은 어떤 사항을 확정적으로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한다고 하며 기타 위법성의 의식이 포함되는가 안되는가의 논의가 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형법에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고의(범의라고 한다)의 행위만을 벌한다」. 이 밖에 해악의 의도를 포함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해악의 의도의 내용은 규정의 취지 여하에 의하게 된다.

「고의로 직계 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재산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고의는 일반적으로 자기의 행위가 불법구성요건을 실현함을 인식하고도 인용하는 행위자의 심적 태도로서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감히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개괄적 고의란 행위자가 자기가 행한 행위객체를 오인하지는 않았지만 행위의 경과를 오인한 것으로써, 예컨대 어떤 자가 사람을 살해했다고 오신하고 죄적을 숨기려고 피해자를 물에 던진 결과 익사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고의의 의지적 요소는 일정한 목적을 추구하는 의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구성요건의 실현을 스스로 용납하는 경우까지도 의미하는 것이다.

구성요소적 결과의 발생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인용하는 것을 미필적(未畢的) 고의라고 부른다.

그리고 택일적 고의란 행위자가 특정한 행위를 하고자 하나 고려 대상이 되는 둘 또는 그 이상의 객체나 구성요건 중 어느 것이 결과 실현될 것인가를 알지 못할 경우를 말한다.

또 불법고의란 주로 소극적 구성요건 표지론에 기초한 총체적 불법구성요건과 관련해 거론되는 개념으로써, 행위자가 객관적 구성요건의 적극적 표지의 실현에 대한 인식·인용뿐만 아니라 소극적 표지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인식하고 있는 경우의 고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