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민간발전협회 주최의 ‘CBP 제도 선진화 방안 연구’ 최종 발표에서 박수훈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왼쪽)이 김범조 삼일회계법인 팀장의 용역안 발표를 유심히 듣고 있다.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전력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민간발전협회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수행한 ‘CBP(변동비 반영)시장 제도 선진화 방안을 위한 연구 용역결과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연구 용역을 수행한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KDI가 내놓은 대안이 '시장 내 유효경쟁 촉진 및 강화를 통한 제도선진화'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전력시장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력거래소의 용역을 맡은 KDI측이 CBP와 PBP(가격입찰)의 일부 특성만 취사선택 해 조합함으로써 선진시장인 PBP로의 진행을 막을 뿐만 아니라 강제적인 Vesting Contract의 도입을 주장해 시장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 CBP 시장에 PBP의 개념인 무부하비용 제거, 변동비를 0원으로 하는 제약입찰 허용, 연료비 기준 제한적 가격입찰 허용 등을 일부 도입함으로써 공개된 연료비에 의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현재 시장의 붕괴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정한 수익률만을 보장해주는 Vesting Contract의 도입으로 경쟁보다는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한다.

발제에 나선 김범조 삼일회계법인 매니저는  “정부 및 전력거래소(KPX)가 무리하게 CBP시장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전력산업경쟁 발전방향에 입각해 선진시장(판매분할 및 PBP시장)으로의 발전방향을 주도적으로 수립ㆍ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 기존 민간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시장퇴출을 유도하고 신규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높여, 오히려 독점구조를 강화하는 불공정성을 내포하고 있는 KDI 방안은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CBP시장제도 더욱 왜곡…시장 내 혼란 가중

김범조 매니저는 “CBP시장은 변동비를 공개하고 판매사업자와 발전사업자간 규칙을 통해 정산하는 예측 가능한 시장이며, 입찰과정에서 어떠한 Gaming이나 전략을 필요로 하지 않는 투명한 시장”이라며 “시장규칙 개정은 곧바로 판매사업자와 발전사업자간의 수익 배분 변경을 의미하며, 거의 예측 가능한 제로 섬 시장에서 판매사업자에게만 유리한 개정조항 선택은 시장의 균형을 깨트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력시장은 규제적인 요소를 탈피하고, 전력시장제도 선진화 요소인 경쟁촉진과 효율화를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DI는 왜곡된 적정전원구성 문제의 원인을 현재 CBP제도 내에서 찾고 있지만 실상은 전력시장 이외의 원인이 더욱 크다. 현재의 전원구성은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 및 정부정책 요인(기저발전소 부지제한, 발전소주변 민원, 온실가스 이슈, 원전확대 정부정책 등)의 결과”라며 “단순히 현재 전력시장제도의 문제가 아닌데도 KDI는 전력산업 환경 및 정부정책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CBP제도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CBP제도는 2001년 구조개편 정책도입을 위해 다수의 산학연 전문가를 중심으로 시장참여자간 많은 논의 끝에 수립됐지만, KDI 발표는 시장참여자 및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기적 시장가격 결정과 관련, “변동비 평가시 변동 O&M 및 부대 연료비를 반영하고, 장기적으로 제한적 가격입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가격과 운영 계획의 일원화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이중정산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Vesting Contract의 도입을 주장하는 KDI 용역 결과에 대해서는 “보정계수를 폐지하고, 구조 개편 이전 발전기에 대해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더해  “발전시장 참여 관련 규제를 완화, 전력산업의 경쟁 활성화”를 도모해야 하며, “전력산업 구조 발전방안에 기초한 장기적 경쟁활성화 관련 세부 정책을 시행할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30일 KDI에 의뢰한 ‘CBP 전력시장 경쟁강화를 위한 시장제도 선진화’ 용역 최종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연료비 기준의 제한적 가격입찰 허용, Vesting Contract 도입 등으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