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수 (사)전자ㆍ정보인협회 부회장

소비자가 안심하고 안전하게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표시하는 권장 안전사용기간 표시제도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소비자와 제조자 양측에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에 밝혔다.

권장 안전사용기간 표시제도는 소비자가 전기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제조자가 자발적으로 표시하여 장기사용 제품의 경년열화에 의한 위험성을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종전보다는 훨씬 진일보되고 선진화된 제도이다. 선진국형 자율안전방식의 일종으로 소비의식이 전보다 일층 향상된 따라서 소비자 중심의,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경년열화라 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품이나 배선 등의 절연성능 등이 현저히 저하되는 현상으로 감전이나 누전 및 화재의 위험성이 자연히 높아진다. 다시 말해서 경년변화(經年變化:secular change)는 측정기나 표준기 등의 오차가 세월의 경과와 더불어 서서히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재료의 조직이나 일그러짐(distortion)의 상태 등의 변화, 마모, 노화 등에 의한다. 따라서 피로(疲勞:fatigue)·마모(磨耗:abrasion) 현상등으로 시간과 더불어 고장률이 커진다.

이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면 소비자는 권장사용기간을 제품을 구매시 가이드로 활용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아무 사고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되고, 또 기업들간에는 서로 다투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바람직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제도는 분명히 좋은 제도이나 사전에 철저한 준비없이 너무 조급하게 실시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소비자의 생명 및 재산은 물론이고 그리고 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소비자와 소비자 단체의 공청회를 통한 사전조율과 또 그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이 권장사용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하여 일방적으로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고 사고 책임을 회피하는 등의 당장 예상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고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보아 권장안전사용기간이 경과된 제품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받아 안전성을 확인한 후에 소비자가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안전점검제도를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이와 함께 검토함도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안전점검제도 역시 소비자의 재산이나 생명, 안전 등을 지키는 극히 중요한 문제이므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안전점검제도는 안전점검안내를 소비자에게 통보하고 전기제품 제조업자와 수입업자가 안전성을 자체 점검하는 제도로서 전기제품 인증업체, 시험검사 단체 및 소비자관련 단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 도입을 위해 정부에서는 장시간 사용시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전기용품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하여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전기매트, 선풍기, 모발건조기, 전기온수기, 등 7개 품목을 권장안전사용기간 표시대상품목으로 선정하고 최근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체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는 업체중 대부분이 권장 안전사용기간 표시에 찬성하고 있으며 특히 대다수의 업체들이 강제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아 이 제도 시행에 대하여 업계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3개  품목은 이미 업체간 합의가 도출되어 이 제도를 연내에 시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매트 등 나머지 4개 품목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광범위한 의견 조율을 통해 내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시행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소비자가 제도 도입을 가장 원하는 품목은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던 전기매트로서 이것 역시 제조자와 소비자단체가 충분히 협의하여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고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만족한 결과를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3년간 전기제품 및 배선(配線:wiring)의 절연열화로 인하여 발생한 화재건수는 2007년 1786건, 2008년 1946건, 2009년 1920건으로 소폭이나마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이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따라서 매년 1,800여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는 전기제품과 관련한 배선의 절연열화로 인한 화재사고는 이 제도가 도입되어 적극적으로 시행되면 상당수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