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철 영월천연가스발전 소장은 건설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가스터빈 중량물 운송과 혹한기 공사”를 꼽았다.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제작된 가스터빈, 발전기 등 약 250톤 무게의 중량물을 창원항에서 강릉항으로 해상 운송 후, 다시 강릉에서 대관령을 넘어 영월까지 이어지는 꼬부랑 길 140km를 심야에만 운송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에서 38국도 따라 10여분. ‘고씨동굴’ 팻말이 붙은 2차선 도로 끝에 모습을 드러낸 ‘영월천연가스발전소’. 발전소의 개념을 바꾸어 영월의 10경(境)에 이은 11경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진정한 명품발전소를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발전소로 들어서는 출입구 왼쪽에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에너지園’ 과 함께 야간경관조명 조성 작업이 한창이었다. 특히, 영월군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발전소 굴뚝을 고대망루를 형상화하는 모습으로 바꿀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명품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본관 1층에는 전력사료 전시관을 비롯한 동물원과 조각공원을 조성해 영월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머물다 갈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남호기 남부발전 사장의 신개념의 발전소를 짓자는 상상력과 자랑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 영화 ‘라디오스타’ 김양도 희망을 걸어

영월천연가스발전소에 거는 지역사회의 기대는 어떨까? 2006년 가장 사랑받은 영화 1위로 꼽힌 ‘라디오 스타’의 주요 촬영지였던 ‘청록다방(영월읍 소재)’을 찾았다. 국민배우 안성기, 박중훈과 열연한 청록다방 ‘김양’과 ‘마담’ 모두 내달 준공예정인 영월천연가스발전소에 거는 기대가 컸다.

“(천연)가스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우리 동네에도 도시가스가 들어올 거라는 데 그러면 보일러 세는(난방비) 많이 빠지죠. 한겨울 LPG세가 많으면 40만원도 나왔는데…. 세금도 많이 낼 거고…. 영월 인구가 4만이 안되는 데 가족들 다 데리고 오고 하면 사람들도 많아질 거고….”

더운 커피를 두고 오간 김양의 말을 가로챈 청록다방 마담은 “난 장사 잘돼서 좋고”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월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칠순의 택시기사는 “영월천연가스발전소가 잘 되려니 경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자가 방문한 다음날인 15일에 “김상갑 전임 남부발전 사장이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인구증가에 따른 소비증대와 고용창출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택시기사의 목소리에서도 영월천연가스발전소가 희망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짙게 녹아 있었다.

◆ 무공해 청정발전소로 환생

영월천연가스발전소는 1960년대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50%를 담당했던 국내 최초의 무연탄 발전소로 36년의 최장기간 운전기록을 보유한 ‘영월복합화력발전소’를 일컫는다.

무공해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발전소로 거듭나면서 ‘영월천연가스발전소’로 개명(改名)한 것이다.

1965년 발전을 개시한 영월복합화력발전소는 2001년 12월 31일 운전을 중단할 때까지 영월화력 1,2호기는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2010년 10월 현재, 영월복합화력이 철거된 자리에는 2001년 이후 중부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청정 원료를 사용하는 천연가스발전소로 태어나기 위한 건설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영월천연가스발전소는 시설용량 900MW급으로 2008년 착공해 내달 준공될 예정이다.

영월천연가스발전소는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며 최고효율과 최적의 환경 설비가 하나로 갖춰진 환경친화형 발전소로 천혜의 자연과 잘 어울리는 발전소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김경철 영월천연가스발전소장은 “외국의 기술표준이 아닌 국내 기술표준인 KEPIC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대용량 가스터빈 국산화 성공을 견인함으로써, 전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두산중공업이 발전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을 국산화하면서 수출 가능성도 열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 혹한기에 혹서기까지…열악한 건설인프라 딛고 준공

김경철 소장은 건설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가스터빈 중량물 운송과 혹한기 공사”를 꼽았다.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제작된 가스터빈, 발전기 등 약 250톤 무게의 중량물을 창원항에서 강릉항으로 해상 운송 후, 다시 강릉에서 대관령을 넘어 영월까지 이어지는 꼬부랑 길 140km를 심야에만 운송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눈과 추위, 빙판길의 난관 속에서도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무사히 운송했던 기억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량물 운송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설명했다.

 또, “혹한기와 건설인프라 부족 등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면서도 표준공기 32개월을 무려 6개월 단축하기 까지 협력사와 상생협력하며 동고동락한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남부발전은 가스터빈과 발전기 등 중량물을 운송하기 위해 각 시군의 도로 관리사무소와 협의는 물론, 제한차량 운행허가, 운송구간도로 구조물 안전진단, 교량 우회도로 4개소, 교량 19개 보강공사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