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돈 벧엘엔지니어링 대표

4전5기, 실패는 없다. 딱 벧엘엔지니어링에 걸맞는 말이다. 김상돈 벧엘엔지니어링 사장은 실패를 겪어본 사람이다. 4번의 도전 그리고 밀항…. 희망을 안고 돌아온 어느 날, 문득 길을 걷다 휠체어 바퀴가 빠지는 걸 본 순간, 그의 눈도 번쩍 트였다. 바퀴가 걸리거나 빠질 수 없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게 세상에 나온 물건이 바로 매직 그레이팅. 도로 옆, 배수를 위해 설치된 쇳조각이 바로 그레이팅이다. 김상돈 사장은 남들이 보고 무심히 지나쳤던, 바로 이 물건에서 영감을 얻었다. 도로 옆 배수구에 설치된 그레이팅은, 발전소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바닥'으로만 존재했다.

때로는 신발에 걸리고, 물건을 옮기다 바퀴가 빠지고, 바닥이 훤히 보이는 탓으로, 고소 공포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런 불편은 벧엘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매직그레이팅으로 인해 말끔히 가시게 됐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그레이팅 산업을 획기적으로 전환 할 수 있는 트라이앵글 구조의 매직그레이팅을 개발, 세계특허를 출원하면서 이목을 모으기 시작했다. 틈새를 보는 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물기나, 기름 등으로 인해 발전소 작업자가 미끄러지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다 ‘논슬립 매직그레이팅’을 내 놓았다.

기존 매직그레이팅의 트라이앵글구조에 엠보스를 가공, 미끄럼방지를 보다 강화해 미끄럼을 방지한 제품이다. 이 제품으로 벧엘엔지니어링은 정부로부터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NEP 인증도 받았다.

벧엘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끄러운 곳에서는 발끝에 힘을 주고 통행하게 되어 피로가 쉽게 올 수 있으며, 위험도가 높아지고 작업능률이 떨어질 수 있는데 논슬립 매직그레이팅은 미끄러짐을 방지함으로써 보다 안전하면서도 발에 무리가 가지 않게 통행할 수 있다”며 “그로 인해 피로감도 줄어들고, 작업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경희대학교 인간공학과와 협동으로 미끄럼 방지에 대한 시험을 통해 국내 최초로 독일안전기준 R13 최고등급을 인정받아, 근육피로도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매직그레이팅이 피로도가 절감 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런 연유로 한수원 성과공유 우수협력 기업으로 선정돼 단가계약을 통해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까다로운 원자력발전소의 규격을 인정받아 정식규격으로 등록했다.

신울진 원전을 비롯해 앞으로 신규로 건설되는 원자력발전소에 논슬립 매직그레이팅이 설치되는 것이다.
벧엘엔지니어링은 지난주 조선기자재 전시전에 참가했다. 발전소에서 인정받은 논슬립 매직그레이팅의 탁월한 성능 덕분에 산업플랜트와 조선, 선박, 항만 등 해양플랜트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돈 사장은 “원자력은 물론, 화력 발전소 등에서 인정을 받아 조선 등 해양플랜트 분야로 진출했다”며 “미국, 일본, 중국, 호주, 캐나다에 특허를 출원, 향후 기술수출 및 제품수출을 통해 세계최고의 그레이팅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