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전력노조위원장

“10년전 분할이전으로 돌아가는게 목표다”

“내질렀다가 반응이 나쁘니까 접는 듯하고…. 보고서대로 추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다.”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은 KDI 보고서를 ‘혼란’ 그자체로 평가했다.

15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전력연대와 발전노조,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총력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사실, 그런 부분이 우려된다.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다보면 처음 함께 지향했던 목표로 가지 않을까. 특정 노조를 언급하진 않겠지만 실제 많은 조합원들의 생각이 조합 간부의 생각과 같은 지도 잘 모르겠다. 단, 노동운동의 약화로 휘말리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남북이 분단 60년을 겪으면서 정체성이 달라진 것처럼 전력도 분할이 10년 되다보니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이유다.”

재통합과 관련해 3사 노조의 입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화’로 꼽았다.

“이런 용역을 왜 했나 싶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 정책인데 정부가 아니면 말고 식의 용역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처음 시작할 때 산자부(지경부)도 반대했었다. 하지만 퇴직 후 자리를 늘리는 계기가 된다고 하니 찬성했다는 내용의 책이 3~4년 전에 나온 적이 있다. 지금은 구조개편 제안자들이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도 때만 되면 망령이 살아난다. 정부가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보고서를 내놨다고, 그대로 간다면 그건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중요한 결정에는 충분한 의사표현이 있어야 한다.”

한전의 바람과 다르게 정부가 재통합이 아닌 효율과 경쟁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정책 오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인 듯하다”며 “독점이 좋은지, 경쟁이 좋은가 하는 일반론은 초딩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를 인터넷처럼 골라 쓰는 시대가 왔다? 거짓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요금 등 건너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판매회사가 생기면 자리가 늘어나고, 이윤 챙기는 데 그게 다 누구에게 가나? 또 마케팅 비용 늘어나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부담을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전력노조가 재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로 설명되는 내용이다.

시장형 공기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한전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지경부가 기재부로 넘겨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력투쟁을 예고한 이유를 “전기는 인권인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해 전력노조가 반발하는 것이다”며 “두 번 실패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민들에게 전기의 소중함 일깨워주면 (정부의 민영화의지를)극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파업을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번엔 워낙 위중한 사안이므로 9월 파업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발전, 송배전, 설계, 정비 등을 망라하는 종합전력회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10년 전, 분할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1차 목표다. 이것이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박종옥 발전노조위원장

“발전의 판매 겸업은 최악 발전부터 통합해야 ”

내용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뛰어 넘는 총파업을 강행할 것이다. 맞다. 불법파업이다. 파업은 최후 수단이지만 그만큼 우리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라는 것을 말한다.”

박종옥 발전노조 위원장은 KDI 보고서의 총평대신 내용이 다소 충격적 이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보고서 원안에는 통합내용이 있었는데 발표자료에는 쏙 빠졌다”며 발표된 보고서 행간 행간에서 민영화 의지가 읽히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시장형 공기업의 형태로 나타날까봐 우려를 금치 못하는 실정이다”며 박 위원장은 “24일이 노조창립 9주년인데 결국, ‘민영화 저지 전력산업통합 촉구 전력발전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발전의 판매 겸업 안은 최악이다. KT의 예를 봐도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50% 감원이 이루어 졌다. 판매가 발전에 겸업이 되면 직원들이 길거리로 나서서 ‘전기 사세요. 00발전 전기사세요’라며 영업을 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24일, 총력결의대회가 발전노조에 있어 얼마나 절박한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또 한번 총파업을 예고했다.

필수유지업무 제도에 의한 총파업이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묻자 “필수유지업무를 뛰어 넘는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불법파업을 강행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 편익 차원에서 한전 중심 수직재통합이 제일 좋지만, 정부 논리가 거대 전력사에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하니, 발전부터 통합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이는 “한전 재통합시 따르는 위험 요소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전 재통합시 발전원을 제외하고 90% 가량은 구조조정 될 것으로 보이지만, 발전사간 통합을 하면 60% 정도는 유지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최선은 발전통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사업과 신재생분야를 비롯한 R&D분야로 인력을 재배치한다면 구조조정 없이 모두 흡수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총파업을 피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민영화를 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확신을 심어주면 가능하다”면서도 “민영화 표현은 쏙 빼고 (민영화)의지를 이어간다면 3개사건 5개사 통합과 관계없이 모든 것을 불사하고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보고서 내용대로 제주는 한전에 통합시키고 양수발전을 한수원에 넘긴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없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재 한수원노조위원장

“원전건설·설계·정비 등 한수원 중심 통합”

“이번 보고서는 실망이다. 전력노조, 발전노조, 한수원 노조 모두 결과에 만족치 못하는 안이다. KDI는 10년간의 분할성과를 평가해 보고 비효율을, 미래 성장동력을 짜는데 원전수출을 위해 한전과의 통합이라는 졸속 안을 냈다. 객관적지이도 못하고 냉철한 분석도 아닌, 누더기 짜집기 결과를 냈기에 시민단체와 노조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재 한수원노조 위원장에게 KDI 보고서에 대한 총평을 부탁하자 크게 실망했다며 이처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KDI는 분할체제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원전수출을 위해 한전과 통합하고 원전설계, 정비, 연료는 계열화(자회사) 형태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수출경쟁력 향상에 접근할 수 없는 모델”로 규정했다. 즉, 한수원 중심의 수직통합이 정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한전의 집중화에 따른 독점,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추진, 한수원과 발전사를 분리시켰다”면서 “한전과의 통합은 2030년까지 발전사업의 60%를 점유하게 되는 원자력산업과 송전, 배전사업을 독점하는 한전이 되면서 또다시 비효율 논란이 재점화 될 것”으로 전망, 한전 재통합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전과의 통합으로 덩치가 커지는 효과만 있을 뿐, 한수원,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가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링 능력이 오히려 사장 될 것”이라며 ▲우수인력분산 ▲핵심역량 분산 ▲불안정한 지배구조 ▲분권화된 조지체계를 오히려 가속화하고 고착시키는 경로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통합’이 아닌 ‘국가적 에너지체계의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한수원은 특별법에 따라 본사를 경주지역으로 이전해야만 한다. 한전, 한수원 통합은 공기업 본사이전의 좌초로 연결되며 국가가 국민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것으로 사회적 혼란과 국론분열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또 한수원 본사이전 좌초는 모든 공공기관의 본사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정부의 정책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되고 혼란을 가속화 시키게 될 것이다.”

핵심 엔지니어링 기술을 가진 한수원과 한전의 통합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해 온 원자력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인력이 분산되면서 원전산업기술개발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노조는 줄곧 단독공사를 주장해 왔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수원 공사화를 검토해야 한다. 원자력연료 노조의 경우, 공통조직의 슬림화만 없다면, 행정기능직에 대해 슬림화하지 않는다면 통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선재 위원장은 “한수원을 중심으로 원전건설과 운영, 원전설계, 정비, 연료회사를 통합해야 한다”며 “그랬을 때 수력 및 원자력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주도하는 녹색기업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