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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자는 크게 보고, 받는 사람은 작게 본다
2010년 06월 04일 (금) 10:10:14 서창석 기자 storycap@epetimes.com

■ 내 도움을 잊은 거야?

숫자는 정확하다. 그러나 계산이 안 맞는 경우가 있다. 바로 노름판이다. 돈을 잃었다는 사람이 주장하는 금액과 딴 사람이 말하는 금액은 차이가 있다.

잃은 사람은 있는데 딴 사람은 없는 경우도 있고, 잃은 액수보다 딴 액수가 훨씬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딴 액수보다 잃은 액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의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노름을 하고도 서로의 입장에 따라 계산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딴 사람은 이것저것 금액을 제하고 ‘순수한 이익금’만을 놓고 땄다고 말하고, 잃은 사람은 이것저것 모든 금액을 ‘합산하여’ 잃었다고 한다. 일종의 기회비용을 잃은 돈에 더하거나, 딴 돈에서 뺐기 때문에 양쪽에서 말하는 액수가 결코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요상한 현상은 비단 노름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기도 한다.

A라는 사람이 사업을 하면서 상황이 어려워지자 B를 찾아가 통사정을 했다. 한번만 밀어주면 그 은혜를 꼭 보답할 것이라고. B는 고심 끝에 A를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거래를 하기로 했다. 둘 사이의 거래는 순탄하게 흘러갔다. 그 덕분에 A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B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B가 A에게 사정을 했다. 대금지급을 늦춰달라고. B는 A가 어려울 때 사정을 봐줬고, 그 덕에 A가 안정을 찾았으니 은혜를 보답하리라고 내심 기대를 했다. 그런데 A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A는 처음에 거래를 할 때 B가 도와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업체보다 단가를 싸게 불렀기 때문에 거래를 하게 된 것이고, 이제는 그런 악조건을 바꿔야 할 때인데 거래대금 지급을 늦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을 했다. B는 A가 이익이 없었으면 거래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런 자기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미 길거리에 나앉았을 것이라며 A를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 나만을 위한 분배의 공식

지방도시에서 운수업을 하는 C씨는 주변에서 말려도 꼭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 C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보증을 서주고 여러모로 도움을 준 D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챙겨주고 끌어주고 도와주면서 함께 잘 살도록 하고 있다. 나라 전체가 어려웠던 과거에 자신을 위해 선뜻 도움을 준 그 은혜를 수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기억하고 갚고 있는 것이다. C는 누군가가 “그 정도 갚았으면 수십 수백 배를 갚았는데 왜 아직도 D에게 도움을 주느냐”고 하면, “그때 D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의 나는 있을 수 없고, 지금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이 다 D의 덕분이니 그가 어려울 때는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고 한다. 어쩌면 C가 우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요즘 세상에 보기 힘든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일이든 혼자만의 힘으로는 성공을 이루기가 어렵다. 성공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게 되는데 그때 주로 하는 말이 ‘성공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는 조연들은 그 말을 믿는다. 그래서 주인공의 성공을 위해 때로는 어려움을 감내하고, 때로는 희생과 헌신을 한다. 성공을 한 순간에는 모두가 환호한다. 주인공과 조연 모두가 성공을 자축한다. 하지만 축제가 지나간 뒤에는 각자 ‘분배를 위한 공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자기의 역할이 가장 컸기 때문에 큰 몫을 챙기려고 한다. 조연 역시 그동안의 과정에서 자기가 아니었으면 있을 수 없는 성공이기에 공로에 걸 맞는 몫을 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계산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양일지라도 주는 자의 입장에서는 ‘엄청 큰’ 것이고, 받는 자의 입장에서는 ‘터무니없이 작은’ 것이다. 서로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흔히 ‘속았다’ ‘이용당했다’ ‘사기당했다’는 말을 한다. 현실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은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오래 기억한다. 반면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동안 그 도움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치렀다고 생각하고 쉽게 잊는다. 상대방을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할 각오가 아니라면 나중을 위해서 훗날 적용될 ‘공식’을 정하고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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