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통하는 표준화 작업 KEPIC이 중심축돼야
KEPIC 전력산업의 가이드…국제기준 공조 기반 구축

지난달 29일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전기협회가 주관한 4회째 KEPIC-Week 행사장인 라마다 프라자 제주호텔. 객실로 향하는 로비가 있는 3층부터 9층까지 KEPIC-Week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세로로 길게 걸려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되는 서편 2층 컨벤션센터 내부는 물론 동쪽편 호텔 외벽에도 KEPIC-Week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30일 오전. 행사장 입구로 향하는 2층 컨벤션센터에 들어서자 광명전기, 새한검증, 포스콘 등 중소기업과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 등 관련업체가 10여개의 홍보 부스를 마련해 놓고 KEPIC-Week 행사에 참여한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느라 분주하다.

2층 행사장을 분주히 오가던 대한전기협회 한 관계자는 참석규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전 등 전력산업계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회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한전 사장을 비롯해 전력산업계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당초 참석키로 예정됐던 화력발전 5사 사장들과 관계자들은 참석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4일부터 예정된 발전파업으로 인해 짬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는 지난달 29일 행사등록과 참가자를 환영하는 리셉션을 시작으로 31일 오후까지 품질, 전기와 계측, 화재예방과 환경, 화력발전기계, 원자력, 원자력발전기계, 국가표준워크샵, 구조 등의 대주제로 분류된 100여편의 논문들이 각각 준비된 행사장에서 발표됐다.
30일 오후 기념식 행사에 앞서 진행된 합동행사에서는 이창건 KEPIC 정책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케빈 에니스 ISO TC11 의장과 최갑홍 기술표준원장 등 세계의 표준 현황과 전망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또 류웨이 중국북경 핵공정설계연구원 부사장이 중국의 원자력발전소 현황과 추진방향을 강연하는 등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 참여한 각국 관계자들로부터 자국 전력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설명하는 합동행사가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합동행사에서 케빈 에니스 ISO TC11 의장은 보일러 및 압력용기 국제표준에 대해 류웨이 BINE 부원장은 중국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추진방향을, 이삼철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이 KEPIC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각각 발표했다. 또 사토시 오노다 일본전기사업연합회 총괄부장이 일본 전기사업에서의 환경문제 대처를, 따 반 후옹 베트남 산업부 에너지석유국장이 베트남 전력산업의 현재와 미래, 최갑홍 기술표준원 원장의 국가표준정책 및 추진방향 등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

메인 행사인 기념식 행사는 30일 오후 5시에 진행됐다. 기념식행사에 앞서 한준호 회장과 김태환 제주도지사 등 주요 내빈들이 휴게실에 들러 잠시 담소를 나눴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최근 정부와 한전이 LNG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는데 도민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며 “도지사로서 정부와 한전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준호 한전 사장은 “지난번 정전으로 고생하셨다”며 “LNG발전소 건설은 물론 나중에 (해저)케이블을 2개 노선 정도를 추가하면 제주도의 전력수급은 완벽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제주 도민은 늘 한전에 감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번 정전으로 양식장 등이 단 한건도 피해를 보지 않았는데 그게 다 한전의 빠른 복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한준호 대한전기협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세계는 자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국제표준화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KEPIC은 비록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외국 표준을 참조해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작은 기술 하나라도 KEPIC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표준화 작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또 “KEPIC은 당장의 효과보다는 기술기반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전력설비 기자재의 품질을 확보하고 비용을 줄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전력산업 종사자 모두가 숙련된 낚시꾼이 되는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31일 오전 11시. 전날 진행된 세미나에 지쳤을 법도 한데 각 세션마다 진행된 발표장에는 오히려 전날보다 더 많은 참가자들로 붐볐다. 일부 강의장은 자리가 부족해 서서 강연을 듣는 사람들도 쉽게 발견됐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는 “유익한 강의들이 많아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며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