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선로에 대한 검사제도 도입과 관련돼 한국전력과 전기안전공사 등 관련 공기관들의 주장이 엇갈려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력설비의 검사 종류로는 최초 설치된 전력설비의 기술기준 적합여부를 점검하는 사용전점검(검사)과 기설치돼 운영 중인 전력설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정기점검(검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배전설비 길이는 107만km로 지구둘레의 27배에 달하며 750만본의 전주가 설치돼 있는 등 방대한 시설물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2001년 한전설비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감사원 감사에서 배전설비의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제도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고 배전설비에 대한 정기검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2001년과 2003년 등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의를 받아 지난 2004년 산업자원부 연구용역을 통해 오래된 설비에 대한 문제점이 많아 정기검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어 이 제도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안전공사는 이밖에도 전체 배전설비 가운데 매년 1만1,000여건의 고장 및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에서 안전관리 전문기관을 통해 객관적인 점검이 필요하며 국민안전을 위해서라도 배전설비에 대한 검사제도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전은 배전설비에 대한 유지보수 및 점검관리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안전공사는 억지주장을 계속해 오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전은 전기안전공사의 이 같은 억지주장에 대해 공기업간의 밥그릇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어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무리한 주장이 계속됨에 따라 국민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한전은 지난 2004년 실시한 산자부의 연구용역에서 선진국에서도 실효성이 없어 시행하지 않는 제도로 신중한 결정 및 추가용역이 필요하다고 나왔으며 한전이 실시한 용역결과 또한 외부기관의 정기검사 제도도입이 불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돼 실효성 없는 제도라고 전기안전공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한전은 또 전기안전공사가 주장하고 있는 정전사고는 외부 물체 등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순간정전사고와 차량충돌과 파급고장 등 외적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일시정전 등이 대부분이며 사고로 표현할 만큼의 정전사고는 연평균 1.4건으로 극히 미미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감전사고와 전기화재사고 등은 모두 전기안전공사의 정기검사 대상설비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전의 설비관련 재해는 전체 재해의 0.3% 수준이라고 밝혀 안전공사의 정기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한전은 1년 주기의 배전설비에 대한 외부 정기검사를 할 경우 연간 5,480억원이 소요돼 연간 가구당 3만1,900원 상당의 국민 부담이 발생되며 산자부 용역결과처럼 10년 주기일 경우에도 연간 548억원이 소요되는 등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전과 전기안전공사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산자부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또다시 4개월 기간의 연구용역을 의뢰, 빠르면 10월 중으로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한전과 전기안전공사의 주장 가운데 어떤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인지 아니면 어떤 절충된 요건이 만들어질지에 대해서는 10월말이면 드러날 것으로 관련 기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