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일 ‘한국형 스마트그리드’의 서막을 알리는 제주실증단지가 마침내 착공했다.

▲ 전력IT 사업단은 국가적 과제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한국스마트그리드 사업단으로 새출발했다.

문 교수는 스마트그리드는 이종산업간의 융합을 가속화 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선도국가로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KEPCO-삼성, KEPCO-현대라는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 구조가 생길수도 있을 것이라는 한전의 비즈니스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스마트그리드를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 스마트그리드는 이미 전력산업과 통신산업의 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력 유틸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도 ‘Power Meter’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스마트그리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도 ‘Hohm’이라는 웹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 지난 5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미국은 가장 먼저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33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해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또 향후 5년간 500억 달러(70조 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EU도 분산전원과 신재생에너지의 통합과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역시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추진중이다. 이웃 일본은 스마트그리드 추진에 아직은 미온적이다. 하지만 일본 전력중앙연구소는 ‘TIPS’라는 일본형 스마트그리드 개념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전기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스마트그리드 실증 실험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의 기업들도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히타치 그룹은 올 4월 신에너지 추진본부를 설립하고,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히타치를 포함해 도시바, 후지, 파나소닉 등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들도 공동으로 미국의 스마트그리드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에 따르면 중국의 배전부문 독점기업인 State Grid 그룹도 2020년까지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해 전력망을 보다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하이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이 스마트그리드 건설을 위한 10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시대의 송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며, 에너지보존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중국 전력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스마트그리드에 연간 680억 위안(100억달러, 약 13조원)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해외 글로벌 기업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업 역시,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 당시 19개 회원사에 불과했던 스마트그리드협회 회원은 9월 현재 65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회원사로 가입해 이목을 끌었다.

건설업계도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아파트 공급을 목표하고 있는 GS건설은 기술연구소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등을 연구하고 있다. KT도 최근 1,4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는 최근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공부가 한창이다. 일진전기 등 중전기기 관련 기업들은 스마트그리드 테마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전기기 대표 기업인 LS산전은 최근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미터를 바탕으로 美 통신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과 사업협력 의향서를 교환하고, 미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누리텔레콤도 최근 미 워싱턴DC에서 개최된 ‘그리드위크 2009’에 참가, GE와 사업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제주 실증단지를 세계적인 스마트그리드의 롤모델로 키워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해외 기업들에게 문을 개방, 자연스럽게 기술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국제표준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같은 기조에 공감하고 있다. 이용필 지경부 스마트그리드 T/F팀장도 “해외기업에게도 제주 실증단지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유입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스마트그리드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UN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지난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이자 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며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고, 녹색성장 5개년계획을 수립해 경제와 산업구조 그리고 국민들의 생활양식 자체를 미래지향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따라 향후 5년간 녹색 분야에 매년 GDP의 2% 정도를 투입할 것”이라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은 환경이 경제를 살리고, 경제가 환경을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녹색기술의 개발과 국제협력은 기후변화 대응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하며 지난 7월 G8 확대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전환기술 선도국가로 지정된 스마트그리드 분야를 포함해 녹색기술 협력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며, 이를 통해 얻는 혜택을 온 인류와 함께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지금, 녹색성장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스마트그리드가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