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배전설로에 대한 검사제도의 도입과 관련돼 전기안전공사와 한전의 밥그릇 싸움이 도를 지나쳐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전과 전기안전공사 두 공기관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표출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들 모두 분명한 명분이 있다. 한전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관으로 설비나 인력을 모두 갖춘 입장으로 배전설비에 대한 수시 점검과 유지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또 다른 제도의 도입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전기안전공사의 경우 감사원과 국정감사에서 오래된 배전설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상태에서 검사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두 기관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자원부는 운영에 대한 용역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어떠한 결과가 도출될 것인지에 대해 두 기관의 입장이 상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다르게 일각에서는 두 기관 사장들의 파워싸움으로도 비춰지고 있다. 현재 전기안전공사의 송인회 사장은 직원들에게 업역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한전의 배전설비에 대한 검사 제도를 안전공사에서 유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공포하기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내부 사정이야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정황적으로 볼 때 송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이 허무맹랑한 주장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송 사장이 현재 산자부 장관으로 있는 정세균 장관과의 친분을 내세워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현 장관이 하나의 제도를 결정함에 있어 친분을 앞세운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판단이 될 수 있으며 향후 정치생활의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대해 여론과 연구결과 등 많은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한전의 경우 지금까지 공기관의 밥그릇 다툼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 대응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함에 따라 국회와 관계 등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전이라는 말은 여러 번에 걸쳐 강조하고 강조해도 잘못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에서부터 현장에서 유지관리에 힘쓰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민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향후 어떠한 결과가 도출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이지만 전기안전공사의 업역 확대로 시발된 이번 다툼에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한 밥그릇 다툼을 하루 빨리 끝내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