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판로지원, 해외시장 개척, 자금지원, 1사 1원천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 왔던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발전사로는 최초로 ‘성과공유’ 제도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6개 발전사가 공동으로 권선세척제 등 2개 제품에 대해 성과공유를 시행해 왔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원전시장 경쟁력 확보를 우한 ’08년 성과공유사업 확대추진계획(안)을 마련하고 성과공유 품목 지정을 추진했다. 원자력분야 기술협력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과 정부가 권장하는 정책의 적극 시행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원자력의 특수성을 반영한 성과공유 모델의 세분화 및 고도화를 추진했다. 세분화된 성과공유모델은 ▲품질과 공정개선을 통한 원가절감형 성과공유제 ▲NEP 등 우수제품 판로지원 성과공유제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을 통한 성과공유제 ▲보유기술 이전을 통한 성과공유제가 그것이다. 

같은 해 11월 19일 성과공유 기업과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 한수원은 올 5월 27일 성과공유 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3개 품목의 성과공유에 대해 적격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한수원은 품목별로 가격을 조사하고, 연간단가계약 의뢰 및 구매실적을 파악해 최근 단가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성과공유 단가계약을 체결한 품목은 (주)플레넷아이엔티의 변류기 2차측 개방 감지장치(원가절감형)와 (주)벧엘엔지니어링의 매직그레이팅, (주)이텍의 무전극 형광램프(판로지원형) 등 3개 품목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앞으로 1년간 이텍의 무전극형광램프 987개, 플레넷아이엔티의 변류기 2차측 개방 감지장치 191개, 벧엘엔지니어링의 매직그레이팅 3,467개를 각각 구매할 계획이다. 3개 품목의 계약 추정가격은 23억 2,300여만원이다. 

김상돈 벧엘엔지니어링 사장은 “앞으로 기대가 큰 해외시장은 물론, 조선 등 신규시장은 물론 친환경 도금을 사용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수원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 가능했던 것”이라며 “원전 작업자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서도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정영일 이텍 사장은 “이번에 성과공유 제도를 통해 기대가 더욱 배가됐다”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무전극 램프를 개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한 만큼 보다 많은 구매가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김승기 플레넷아이엔티 부사장은 “성과공유 제도가 마련돼 상당히 반갑다”며 “이번에 계약된 품목들이 실질적으로 구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정태 한수원 중소기업지원팀장은 “이번 성과공유를 시작으로 성과공유별 품목을 늘려 갈 것”이라며 “보유기술 이전 등에 대해 조만간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또 “현재 2개 품목인 6개 발전사 공동의 성과공유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한수원 중소기업지원팀장  인·터·뷰

“성과공유 대·중기상생 결정판”

▲한수원의 성과공유제도는 어떤 의미가 있나?

그동안 한수원 등 발전6사는 권선세척제 등 2개 품목에 대해 성과공유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번에 한수원이 발전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성과공유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 성과공유란, 이익을 나누자는 개념이다. 수급자인 한수원으로서는 구매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공급자인 중소기업으로서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2개 품목인 발전6사 성과공유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조만간 관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며, 한수원으로서는 보유기술이전 등 나머지 성과공유별 제품을 선정하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간 한수원 등 대기업은 일방적으로 협력 중소기업을 지원해 왔다. 중소기업도 수동적인 수혜자 입장만을 고수해 왔다. 동반자적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성과공유제도 최초 시행을 고민해 왔다.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나?

-지난해 의무적으로 NEP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197개 공공기관 중 한수원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결과를 얻고 보니, 더욱 성과공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중소기업에게는 선순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개발 의욕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고, 한수원은 구매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한수원은 48개 협력 연구개발 과제 중에 22개 사업을 사업화 해 외자를 썼을 때와 비교해 177억원의 구매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개 품목을 개발선정품으로 지정, 이런 효과를 거뒀다.

이번에 시행하게 된 원가절감형 2개 품목과 판로지원형 1개 품목의 성과공유 제도를 통해서는 구매예산의 절감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산 절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당 중소기업은 구매단계의 대폭 축소를 통해 관련 마케팅 비용은 물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가계약에 따른 가격 하락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공유제도를 확대할 계획은?

-현재 2개 품목에 그친 발전6사 공동의 성과공유제 확대를 위해 조만간 관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수원 자체적으로도 성과공유 확산을 위해 보유기술 이전 품목 등을 선별하기 위해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수원 자체 성과공유 확대의 결과물은 내년 상반기 쯤 시행될 전망이다.

▲오랫동안 중소기업지원팀을 맡아 왔는데?

-전력그룹사에서 아마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는 중기특위 위원장 출신의 한준호 전 한전 사장 시절부터다. 한 전 사장은 발전사 개별 평가에 중소기업 지원 항목을 지표에 포함시키는 등 중기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능동적이기보다는 수동적 관점에서 중소기업 지원이 시작됐지만, 이제는 중소기업 지원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관점이 전 직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수원으로서는 품질 좋은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 할 수 있고, 기술축적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수원의 경우, 특히 김종신 사장의 각별한 애정도 한 몫을 담당해 왔다. 김 사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올해는 특히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경영방침의 하나로 삼고, 노력해 왔다. CEO의 이런 의지와 실무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DNA’가 비로서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나?

‘99-88’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중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다. 중소기업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 일 때 그것이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한수원 중소기업지원팀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앞으로 후배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 해결책을 찾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원자력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원자력 르네상스의 재 도래라고 하는데, 중소기업과의 동반진출 없이는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웨스팅하우스의 공급자 등록 설명회를 준비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데, 좋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지난해부터 ‘1사 1원천기술 확보’라는 목표를 갖고 협력중소기업을 지원해 왔는데, 이런 결과물을 세계 원전시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소기업은 상생협력 파트너인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요구만 해서는 안 된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기술적인 성과물을 바탕으로 동반성장 해야 한다. 해외시장에서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이 선진국과 동등하게,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소기업이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