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공직감찰 결과 기술표준원이 호된 질책을 받았다. 감사원은 최근 2009년도 1차분 공직감찰활동 감사결과 처분 요구서를 통해 신제품 인증 관련 업무의 부당처리 및 금품수수 등으로 1명은 파면, 과장급 1명은 정직 등의 징계를 기술표준원장에게 요구했다.

아울러 신제품 인증 및 이의신청 등 처리 부적정에 대해서는 기술표준원장으로 하여금 “앞으로 신기술을 인증할 때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술 등 새로운 기술만 인증하며, 신제품을 인증할 때는 그 전제가 된 신기술 인증과 적용범위가 같고 실용화 판매된 제품만 인증하도록 신기술·신제품 인증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해당 업무를 실시한 직원을 고발하는 방안과 해당 기술에 대해 인증을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KAS 공인 V 체크마크 인증기관의 사후관리 부적정을 이유로 해당 인증서를 발급한 한국전기안전공사를 대상으로 인증기관의 인정(일부 또는 전체 인정 품목)을 취소 조치하고, 인증기관 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사결과 기술표준원을 비롯해 전기안전공사 등 12개 기관 등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해당 관계자에게 징계,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통보받았다.

감사원은 이번 공직감찰 활동은 공직자의 비위조사인데, 그중에서도 비위가 무거운 ▲공금횡령, 금품수수 등 공직자 범죄행위 ▲물품구매·용역 등 계약업무, 신기술제품·전기용품 성능 인증 관련 부조리 ▲토지 관련 위법행위 단속업무의 부적정한 처리 등을 집중 감찰했다고 밝혔다.

■KAS 공인 V체크마크 인증서 발급업무 부당 처리

감사원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인증센터가 ‘KAS 공인 V체크마크 인증서’ 발급을 위한 전기제품 심사 업무를 담당하거나 주관 또는 총괄하면서 지난 2007년 8월 17일 A사로부터 ‘정격 25.8kV 600A 25kA 1s’의 가스절연부하개폐기 3개 모델의 제품인증 신청을 받고, 같은 해 10월 5일 내부 인증평가위원회에 심의안을 올려 인증서를 발급하는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당 처리 등이 이뤄졌다며 직원 갑○○, 차장 을○○, 본부장 병○○ 등에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하여금 징계 처분 하도록 조치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갑○○은 A사가 성능입증을 위해 제출한 시험성적서, ①개폐기의 주회로와 접지회로에 대해 정격 단시간전류 12.5kA로 시험한 개발시험 성적서(2006. 7. 12. 한국전기연구원 발급)와 ②개폐기의 주회로만 정격 단시간전류 25kA로 시험한 참고시험 성적서(2007. 8. 24. 및 같은 해 9. 11. 한국전기연구원 발급)를 토대로 제품을 심사하면서, 인증신청된 제품의 주회로는 정격 단시간전류 25kA로 시험을 거쳤지만, 접지회로는 정격 단시간전류 12.5kA로만 시험하고 25kA로는 시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기준에 적합하다는 취지로 ‘시험성적서 확인표’(STC-V07-045)를 작성해 같은 해 10월 5일 제9차 인증평가위원회에서 이 건 인증신청 제품에 ‘KAS 공인 V체크마크’를 부여하는 것으로 심의·의결했고, 같은 해 10월 1일 위 제품에 ‘정격 25.8kV 600A 25kA 1s’로 기재된 ‘KAS 공인 V체크마크 인증서’(KAS-KESCO-7030)를 발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 결과 정격 단시간전류 값이 주회로는 25kA이지만 접지회로는 12.5kA에 불과한 위 제품의 정격 단시간전류 값이 25kA로 부당하게 해석돼 A사가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을 공사 현장에 납품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을○○의 경우 A사가 제출한 ①,② 시험성적서가 인증신청한 제품의 정격 단시간전류가 주회로는 25kA로 시험을 거쳤지만, 접지회로는 정격 단시간전류 12.5kA로만 시험하고 25kA로는 시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갑○○이 출장을 간 사이에 같은 센터 부하직원 무○○가 A사에 발급하기 위해 작성해 자신에게 결재를 올린 ‘KAS 공인 V체크마크 인증서’ 발급안을 검토한 후 결재하면서 “고객이 25kA로 인증받기를 희망하므로 25kA로 발급해야 한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인증서 발급안의 ‘시험품’란 중 정격 단시간전류 항목에 기재된 “12.5/25kA 1s” 중 “12.5/”를 삭제하도록 무○○에게 지시함으로써 “25kA 1s”로 기재된 인증서를 발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면서 이에 따라 ‘KAS 공인 V체크마크 인증서’가 부당하게 발급돼 A사가 설계규격에 미달되는 제품을 대한주택공사 건설현장에 납품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병○○의 경우, 인증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접지회로는 정격 단시간전류 12.5kA로만 시험하고 25kA로는 시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2007년 10월 2일 ‘인증심사 결과 보고서’에 그대로 결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같은 해 10월 5일 인증평가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접지회로의 정격 단시간전류 값이 12.5kA에 불과하여 정격 단시간전류 25kA로는 인증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은 채 회의를 진행해 설계규격에 미달되는 제품을 대한주택공사 건설현장에 납품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면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하여금 이들 3명의 직원을 징계처분 하도록 조치했다.
감사원은 2008년 5월 5일 전력경제신문에 ‘V 체크마크 인증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전기안전공사에서 규격이 12.5kA인 개폐기를 25kA인 것으로 V 체크마크 인증서를 잘못 발급했다는 기사가 실리자 보완조치를 했지만 이러한 언론보도가 사실일 경우 위 인증서 부착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적으로 물의가 빚어질 수 있으므로 기술표준원이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특별 사후관리를 실시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기술표준원이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같은 해 5월 9일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므로 인증기관(한국전기안전공사)으로 하여금 직접 정정보도를 요청하게 하고,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할 예정”이라는 취지로 내부 보고(원장 결재)한 뒤 종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 결과 A사가 같은 해 5월 13일 부당하게 발급된 인증서를 이용해 대한주택공사에서 시행하는 A지구 집단에너지시설의 가스절연부하개폐기 납품업체로 선정된 뒤 개폐기 105대(설계금액: 1,046,552,540원)를 납품하는 문제를 막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대한주택공사가 2008년 5월 13일 정격 단시간전류 값이 25kA로 설계된 A지구 집단에너지시설 건설공사 현장의 가스절연부하개폐기 납품업체로 A사를 선정했는데, 그 때 전기안전공사 안전인증센터에서 발급한 이 건의 인증서가 선정의 중요한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대한주택공사 사장으로 하여금, 가스절연부하개폐기 납품업체 선정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직원들을 징계하도록 했고, A지구 집단에너지시설에 이미 설치한 가스절연부하개폐기 105대를 재시공하도록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