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한국동서발전이 수출지원 및 벤더등록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바이어를 초청해 중소기업 생산현장을 둘러보는 행사를 마련한 가운데, 30년간 고압용 관 이음쇠를 전문적으로 제작, 납품해 온 (주)건세고압을 방문한 인도바이어들이 제품을 살펴보며 질문을 하고 있다.

한-인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은 국내 중전기기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침체된 국내 중전기기산업의 활성화와 가격경쟁력 향상에 따른 인도시장에서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우선 환영받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저가 제품의 수입 증가에 따른 국내 중전기기산업의 공동화 현상이라는 부정적인 측면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인도 CEPA 체결에 따른 정부와 국내 중전기기업계의 만반의 대비가 요구된다. 인도의 중전기기산업 현황과 한-인도 CEPA에 따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짚어본다.

전기산업진흥회의 ‘한-인도 CEPA 체결에 따른 중전기기산업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전력산업은 1947년 독립 당시 인도의 발전설비용량은 약 1,300MW에 불과했으나 2007년 현재는 10배가 증가한 132,000MW다. 그러나 최근 인도 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전기기기 시장도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7년까지 전력 160,000MW를 추가로 새로운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는 평균적으로 매년 10,000MW 이상의 설비용량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인도의 송배전 분야는 과거 십년 동안의 극심한 침체기를 탈피해 지난 몇 년 동안 괄목할만한 부흥기를 맞았으며 그 성장률을 매년 15%를 초과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의 주요인으로는 송전라인 프로젝트, 시골지역의 전화사업, 전력산업 개발 및 개혁 촉진 프로그램 계획하의 각종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송배전 분야의 부흥에는 2003년에 시행된 전기법이 큰 역할을 했으며 또한, 새로운 기업들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전력 손실률 감소 및 전기요금 산출 및 수령에 대한 효율적인 네트워크운영을 위한 기술의 진보를 이룩하게 했다.

인도 정부는 ‘POWER FOR ALL BY 2012’(2012년까지 인도 전 국민의 전화사업)를 발표해 국가 전체에 공급하기 위한 지역 송전망의 확장 및 지역 간 송전 능력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의 지역 간 송전용량은 이 계획이 끝나는 시기에 37,150MW까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된 송배전 인프라 구축의 발전 단계는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앞서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향후 송전분야는 2011~2012년까지 거점 지역 간 송전선로인 국가전력망 구축을 완성하고, 2012년에는 지역 간 송전용량을 37,000MW로 약 60,000km 긍장의 송전망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초고압 및 대용량 전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형 송전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발표된 14개 프로젝트 및 지방의 전화 사업으로 인해 송배전분야 제조업체는 큰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도 중전기기산업 동향

인도의 중전기기 총수출 규모는 37억1,000만 달러(2008년 기준)로 2001~2006년 기간 동안 연평균 41.8%씩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입규모는 2001년 10억1,100만 달러에서 2007년 44억5,300만 달러, 2008년에 64억1,700만 달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중전기기 분야에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적자규모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8년에는 27억7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주요 품목별 수출 추이를 보면 배전 및 제어기의 경우 2001~2008년 기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85.3%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변환장치 및 안정기 68.5%, 발전기 6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도 중전기기산업의 수입시장에서 주요 품목별 수입액을 보면, 회전기기의 경우 중국이 7,810만 달러, 독일이 6,610만 달러 등으로 나타났으며, 변압기의 경우 중국이 28억2,6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입액의 40.6%를 차지했다.

세계 중전기기산업의 시장규모(송배전 분야 기준)는 2003년 기준 약 801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인도의 시장규모는 135억 달러로 세계 시장의 16.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인도 중전기기산업 교역 현황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의 세계 총수출입에서의 대인도 비중을 보면 2006년 10.4%, 2007년 12.4%, 2008년 18.6%로 나타났다.

우선, 대인도 수출추이를 보면 2001~2008년 간 연평균 29.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품목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배전 및 제어기 75.8%, 전동기 49.7% 등의 순이다. 수입추이를 보면 2001년~2008년 간 연평균 67.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품목별 연평균 증가율은 전선이 111.5%로 가장 높고, 발전기가 109.8%, 배전 및 제어기 88.4% 등의 순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2008년 대인도 중전기기 수출은 1억3,900만 달러, 수입은 5,437만 달러로 8,400만 달러의 흑자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중전기기 총 수출 중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총 수입 중 인도의 비중은 0.8%다.

한편 우리나라와 인도의 중전기기산업 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우선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의 가격경쟁력은 고도기술 제품 여부, 내수 규모, 국산화 추진시기 등에 따라 품목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 범용제품, 고도기술 제품 중 한전 납품 등으로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조기에 국산화가 이뤄진 제품은 EU·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가격경쟁력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 중전기기산업의 기술수준은 설비운영기술 및 조립·제작기술의 경우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신형 발전설비, 대용량 전력변환, 계통제어, 환경관련 기술 등 신기술은 선진국과 격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이처럼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의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EU·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부품·소재와 고도기술 제품을 수입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범용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한-인도 CEPA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

국내 중전기기업계가 대인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정보 수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중전기기업계는 한-인도 CEPA 체결을 계기로 확보된 가격경쟁력으로 인도시장 진출을 확대하고자 하지만 시장정보 수집에 매우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현지사무소 등을 통해 관련정보를 입수하고 있으나 미흡한 실정이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국내 중전기기업계의 대인도 시장 진출 확대 기반구축 차원에서 국내 중소기업에서 입수가 어려운 인도 중전기기 관련 미래기술개발동향, 기술규격 및 인증제도, 산업동향, 거래선, 유통구조 등 대인도 중전기기 관련 시장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도 중전기기 관련 월간 전문잡지를 통해 홍보 전략을 강구하고, 구매결정권자와의 이메일을 통해 시장정보를 입수해야 한다.

또한 현지 연락사무소와 지사의 활용 방안, 인도시장에 직접 진출이 어려울 경우 인도 주요 Main Contractor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Sub Contractor로서 참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전기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진출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며, 유관기관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강화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적극적인 M&A 및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 한다. 인도시장 진출시 원천·기초기술 보유기업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을 적극적으로 M&A함으로써 우수 경영자원을 조기에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도의 원천기술과 우리의 응용기술을 접목해 서로 강점을 갖는 분야에 특화하는 분업체제 구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기술 협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중전기기 기술우위 분야의 대인도 협력을 확대하고, 기술협력 정보 수집을 강화하며, 기술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 협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인도 시장의 경우 수입품에 대한 관세장벽이 높고, 보이지 않는 차별적 요소가 많이 존재해 현재와 같은 수출판매로는 대폭적인 매출 신장을 이끌어 내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지사 개설, 생산법인 설립 준비, 판매법인 및 생산법인 설립 등 어떠한 형태로든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과 함께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인도 중전기기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연구와 통상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인도 시장개척단 파견 및 유력바이어 초청 등 인도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인도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전략적 제휴 지원을 강화해야 하다. 아울러 한전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한-인도간 공동기술협력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